<사지마라> 3일차

토토로
2022-10-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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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프로젝트 세미나 방학! 게다가 날이 참 좋은 오늘!

오래 된 동네 친구들과 고기리로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파란 하늘, 맑은 공기,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숲의 모습.

넘넘 좋았습니다.

돌아오는 길, 찬거리라도 살까 하다가 SAJIMARA~ SAJIMARA~~ 주문과 함께, 울집 냉장고엔 뭐가 들었더라? 떠올리며 아무것도 사지 않고  그냥 귀가!!  ( 밥값과 커피값만 지출^^)

 

음~~ 10월의 공생자 행성, <사지마라>, 나의 첫 번째 일지. 뭘 쓸까....

궁리 끝에 세탁기에 대해 말해 볼까 합니다.

 

세탁기

우리집에는 15년 된 통돌이 세탁기가 있습니다. 저는 한때는 거의 매일, 지금은 주 3~4회 세탁기를 돌립니다. 

세탁기가 없는 생활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빨래 지옥! 혹은 빨랫감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의 버티기?!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제 가사 노동을 덜어주는 정말 정말 소중한 가전제품들 입니다.

어릴적 엄마는 토요일 오후면 저희 삼남매의 실내화를 손으로 빨으셨습니다.  그땐 다들 천 실내화를 신었기에 꼭 빨아 신어야 했습니다. 세탁기가 없던 시절, 엄마는 실내화는 물론이고 모든 빨래를 손으로, 혹은 발로 빨으셨죠. 저는 도저히 그렇게는 못할것 같아요ㅠㅠ

탈수기가 딸린 세탁기를 처음 들이고(아마도 국민학교 4,5학년때 쯤?), 세상 좋아했을 엄마를 생각하니 더욱 더 엄마에게도, 세탁기에도, 고마운 마음이 드는군요.

 

암튼,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세탁기는 오래 되었기에 먼지 거름망도 낡았고, 돌아갈 때 소리도 요란맞으며, 아마도 안보이는 곳에는 곰팡이도 피어있겠죠. 게다가 큰 이불은 빨기도 힘듭니다.(10kg짜리 통돌이거든요.)

그래서 가끔은 지금 세탁기가 맘에 안들고, 바꾸고 싶습니다.

특히 두어달 전엔 이불 빨래도 쑥쑥 들어가는 큰 세탁기를 무척 사고 싶었습니다. 플러스, 이왕 사는 김에 건조기까지ㅋㅋㅋ

건조기에 수건을 말리면 보송보송하고 부들부들 해진다길래....무엇보다 빨래 먼지를 깔끔하게 걸러준다길래....

(남편까지 세탁기 시끄럽다고 새로 사라고 부추겼습니다.ㅋㅋ)

 

그러나.... 결국 저는 세탁기&건조기를 사고픈 마음을 접었습니다.

아직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 세탁기를 버릴 수는 없었으니까요. 건조는 햇빛이 잘 해주니까요.

 

대신 인터넷으로 먼지 거름망을 사서 깔끔하게 교체를 하였고, 과탄산 수소를 이용하여 세탁조 청소도 하였습니다.

앞으로 몇년을 더 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수고를 덜어주는 세탁기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SAJIMARA~ SAJIMARA~~  주문도 외워가며,  최~~~대한 오래 써보겠습니다.

 

 

 

 

 

 

 

 

댓글 9
  • 2022-10-05 20:15

    고장나지 마라~ 고장나지 마라~~~

  • 2022-10-05 20:34

    토토로 만만치않네!!

    내 세탁기도 근 20년됐는데~ ㅋㅋㅋ

  • 2022-10-05 20:35

    ㅋㅋㅋ 토토로네 세탁기의 역사를 들었네유.

    가전제품도 넘 비싸서 함부로 바꾸기도 겁나유. 저도 22년 된  김치냉장고가 있는디 매년 고민이여유. 좀 더 참아볼께유.

     

    아 ㅡ 저는 오늘 쌀이 똑 떨어졌어유

    내일부터 현미로만 밥을 해야겠어유 ㅠ

     

    • 2022-10-05 20:52

      쌀은 사야하지 않을까요.. ㅜㅜ

      • 2022-10-05 21:08

        훔칠수도 있어요

        ㅡ 임꺽정

  • 2022-10-05 20:51

    거름망만 따로 살 수 있군요~ 우와~

    저희 세탁기는 결혼할때 사서 이제 11년 넘었는데 20년은 함께 하고 싶어요 ㅎㅎ 부디~

    가전제품도 수리도 잘되고 부품도 쉽게 살 수 있으면 참 좋겠어요.

  • 2022-10-05 21:22

    미루고 미루다 ,

    가을 옷들을 꺼내어 오늘 두번  세탁기를 돌렸지요. 

    토토로님의 따뜻한 세탁기 역사를 들으며, 

    건조기 욕심을 내려 놓습니다. 

     

  • 2022-10-05 21:49

    사지마라 사지마라 사...지마라...

    이게 이제 저는 이렇게 들리기 시작해요

    하지마라.. 하지마라.. 하..지..마..라

    빨래도, 청소도, 밥도~~ 앗싸 ㅋㅋ

  • 2022-10-06 10:31

    와, 토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