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내 장보기 7일차> 친정 다녀온 날

겨울
2022-06-16 22:13
132

어제 파지사유에서 받아온 빵과 채소, 커피로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고 친정으로 출발했다(사진을 찍는데 남편이 연출 사진이라며 야유?를 보냈다ㅋㅋ).

마당에서 딴 상추를 쇼핑백에 넣어 가다 시장에서 참외를 샀다. 비닐봉지에 담아주시려는 걸 괜찮다며 쇼핑백에 골라담는데, 이게 맛있는 참외라면서 친절하게 골라주신다. 나같은 손님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착각인가?ㅋ)

원래는 금요일이 친정 가는 날인데, 오늘 보건소에서 의사샘이 오셔서 아버지 건강체크를 해주신다 하여 하루 앞당겨 갔다. 재작년 아버지가 못 걷게 되셨을 때 신청한 어르신건강돌봄프로그램이 코로나로 미뤄지다 이제야 실행되는 거다. 아버지는 여러 고비를 넘기시고 지금은 여전히 걷지는 못 하셔도 심신이 안정되신 상태다. 오늘 오신 의사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집에 가려고 지하철역을 향해 가는데 여학생 둘이 한 명은 세월호배지를, 다른 한 명은 노란리본을 백팩에 달고 간다. 얼른 사진을 찍었다(오늘의 대표사진으로~). 

지하철을 타며 시간을 보니 5시반이다. 집에 가면 6시가 훌쩍 넘으니 오늘은 남편보고 나오라 하여 밖에서 먹고 들어가야겠다. 

냉면국수를 직접 뽑는 식당에서 남편은 물냉면곱배기(!)를, 나는 회냉면을 먹었다. 

집에 오면서 행복중심에 들러 달걀을, 빵집에 들러 빵을 샀다(에코백은 행복중심에 놓여 있던 거~. 빵은 담쟁이 빵봉지를 안 가져나가서 지난번처럼 쟁반 종이에 싸서 가져왔다~ㅎ).

행복중심에서는 네 번에 걸쳐 수요일마다 조합원들이 모여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겠으니 많은 참여 바란다는 문자가 왔었다. 에코 프로젝트가 있는 수요일이라 참석할 수 없어서 전화를 해서 포장재를 줄이는 걸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말을 했다.

오늘 매장에서는 요즘 용기내 장보기를 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여기서 살 게 없다고 조심스레 말을 건네보았다. 매장 활동가는 한 동네에 사는 잘 아는 분이다.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얘기가 잘 통하지만, 매장에 용기내코너를 두게 되면 힘들어지시겠지요?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신다.

위생적이고 건강한 먹거리를 플라스틱 용기 없이 우리집 부엌으로 가져오고 싶은데 쉽지 않다.

아이의 아토피, 암에 걸린 남편의 건강 때문에 한살림이나 행복중심 같은 생협의 먹거리를 이용했었는데, 이제는 안 그래도 되지 않나 싶다. 채식 위주로 먹고, 아프면 아플 나이지 하며 살아도 좋을 듯하다.

 

 

 

댓글 6
  • 2022-06-16 22:24

    핸펀에서 작성하니 사진이 제대로 업로드되네요!

    비닐을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 없어서 생협에서 파는 신속히 분해된다는 에코항균백과 슈가랩을 쓰고 있어요...

  • 2022-06-17 00:07

    사진 여러장 업로드 되신 거예요? 폰이라 글 쓰기 힘드셨겠어요~~  수고하셨습니다^^

    바쁘신 일정 중에도 용기내를 계속 신경쓰고 계신 겨울쌤  멋져요~~ 브런치 연출도 맛나보이고요 ㅋㅋ
    빵집에 들렸을 때 용기가 없다면 빵쟁반 종이로 싸면 되는군요! 또 한 수 배웁니다.

    아니다 싶은 거는 적극 건의하는 용기를 내셨네요~~겨울 쌤이 건의하신 내용이 잘 반영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2022-06-17 00:21

    아침 일찍 동네 수퍼마켓에 가니,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는 것들이 꽤 있더군요. 햇마늘도 나왔고 판 두부를 한 모씩 비닐 봉지에 담아서 팔고 있었어요. 반가워서 두부 한모 사왔는데 . ㅠㅠ 두부가 시큼했어요~ 아쉽게도 두부반찬을 못 했지만 반품하고 다음에 받기로 했답니다. 

  • 2022-06-17 07:56

    왜 이글을 읽으면서 

    저는 KBS 인생극장을 보는 기분이쥬. 

    제목은 "겨울씨의 용기내는 나들이"로 ㅎㅎ

    일지가 아주 정겹습니다^^

     

  • 2022-06-17 14:59

    겨울샘의 잔잔한 일상이 그려지네요.
    핸펀에서 긴 글 올리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 2022-06-17 22:01

    브런치 연출샷 예뻐요 ㅋㅋ

    토토로 말에 저도 동감

    “겨울씨……” 제목도 굿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