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과 돈은 어떻게 다를까요?

두루미
2024-06-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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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루미입니다.

 

제가 뽑은? 복이야기는 "복과 돈이 어떻게 다를까?"입니다.  

지난 3월 복통신에서 저는 "복통장은 저금 통장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우연히 뽑은 주제지만 그때 못다한 얘기를 할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어제는 뭘 쓸까... 궁리를 하다가 갑자기 제가 친 복사고가 떠올랐습니다. 바야흐로 상우(띠우님 아들)가 당당한 복회원이던 시절~ 아마도 6학년? 중1? 여차저차(기억이 안나요..ㅠㅠ) 제가 상우에게 10만복(??)을 선물했습니다. 상우가 뭔가 애들을 가르쳤고 그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지요.. 이때 문탁 식구들이 난리가 났었더랬습니다. 너무 어린데 복이 과하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개인간 복거래였기 때문입니다. 감사의 표시로 복을 바로 주면 상우의 행동이(선물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 제가 어디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받은 게 아니고 개인적으로 들은 얘기들이라 각자 기억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복을 철회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복을 좀 줄였던가요??? 혹시 띠우님이 기억하시면 좀 추가해주세요^^

 

어쨌든 그때 제 주장은, 복이 뭔지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복을 벌고 쓰면서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 거래가 활발하려면 누구나 복을 벌고 써야하는 것 아니냐. 그 당시 저 때문에 "개인간 복거래"에 대한 고민과 그에 맞는 기준(댓가성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등이 이슈화 되었던 것이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사건 역시 복과 돈이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우리 내부의 끊임 없는 자성의 과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번 7월 백일장에는 "곰곰과 달팽이가 복으로 쏘는 버블티 한 잔" 이벤트가 있습니다. 이렇게 준비하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주 백일장에서 과학세미나가 뭘 좀 해보라는 곰곰님의 요청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아무 것도 안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이걸 해보면 어떠냐 저걸 해보면 어떠냐 곰곰님이 부추기니까 그래, 뭐라도 해서 내 마이너스 복탈출이라도 해보자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주말을 맞았았는데, 마침 적당한 아이템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렇게 버블티 아이템이 선정됐습니다. 자, 이제 내 아이템이 경쟁력이 있겠는가(버블티를 누구에게 팔까?) 복통장을 열어봤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크고 작게 마이너스 개인 복잔고가 수두룩했습니다. 잠깐,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버블티가 마이너스를 부추기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 차라리 두루미가 쏘는 게 낫겠다. 한 잔씩 시원하게 마시면 좋겠는데... 하지만 백일장은 복잔치의 연장선인데...  게다가 복잔고가 없다고 버블티를 못먹을 일인가? 그건 또 우리 복의 특성과 맞지 않다. 이렇게 저는 플러스 복부자들의 잔고에 눈길을 주었습니다. 나를 끌어들인 곰곰, 그리고 최대부자 달팽이. 복부자들이 쏘는 달달한 버블티라면 한 잔 마셔도 되지 않을까? 다행히 두 분다 제 제안을 받아주셔서 "곰곰과 달팽이가 쏘는 버블티"가 탄생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복통장은 어떻게 저금 통장과 다를까요? 복통장은 플러스가 됐다고 이자를 주지도 않고 마이너스가 됐다고 빚갚으라고 독촉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한 때 복부자가 되면 긴장했습니다. 내가 혹시 복을 정체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죠. 회원 중에는 플러스이지만 더 이상 복거래를 하지 않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이 분들은 이사를 가거나 해서 더 이상 파지사유와 문탁, 인문약방 등에서 복거래를 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는 이유가 분명하니까 오히려 낫습니다. 저의 경우 복벌이에 소극적일 때 복을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복벌이할 시간이 없을 때, 귀찮을 때, 복거래를 위한 적당한 아이템이 없을 때, 복거래를 최소한으로 합니다. 복이 없다고 복을 쓰지 않는 저같은 쫌생이 역시 복의 순환을 막고 있는 셈입니다!!  

 

복은 순환할 수록 공동체를 풍요롭게 합니다. <증여론>에서 마나와 같은 역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주민들은 물건에 마나와 같은 영적인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물건이 자기의 것이 아니라 공동체 모두의 것으로 여긴다고 합니다. 복은 돈처럼 장터에서 물건을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돈의 교환가치와 닮아있지만, 댓가성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복거래가 댓가성이 되지 않으려면 복을 차라리 우정? 선물?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면 어떨까요? 내가 친구들과 함께할 시간이 없을 때 복활동이 줄기 마련입니다. 내게 우정을 나눌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복거래를 할 때 기준은 돈의 등가가치가 아니어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상대에게 "웬지 선물받은 기분"일 때가 가장 적정한 복거래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준 것보다 더 많이 돌려받는 기분. 왠지 꽁짜로 선물받은 기분. 이런 게 우리의 복거래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복은 돈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우정입니다^^

 

 

 

 

두루미가 말아주는 버블티 마시러 오세요~~

 

 

 

댓글 8
  • 2024-06-26 21:29

    두루미샘은 복 이슈 매이커 이군요.
    진지하게 복에대해 고민하고, 살펴보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불도저같이 실행! ㅋㅎㅎ
    복부자 2인을 꼬드겨 버블티를 쏜다니 감사히 마실께요^^

  • 2024-06-27 09:44

    그때 그 일 기억에 떠오를 듯 말 듯 하네요~ 그때의 그 어린이들이 이제 다 크고.. 복의 세계에서 변화가 일어났고 그러네요~~
    처음에 복을 주고 받으면서 염려했던게 '돈'처럼 쓰이는 거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개인 복회원들끼리 복거래를 하는 것을 경계하고.. 그랬네요.
    서로 따지고 논쟁했던 것도 모두 관심이고 소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문탁 사람들 사이에 복을 주고받는 것에 대한 모종의 공통관념, 법도, 감각? 그런게 생겨난 것 같습니다.
    그것을 기반으로 지금은 좀 더 풍성하게 회원들의 감수성에 맞추어 더 역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게 된 것 같구요.
    저는, 일방향적인 것이 아니라 주고 받으려는 노력!에 방점을 찍고 싶고요^^
    여울아가 말아주는 버블티~ 기대합니다.

  • 2024-06-27 10:06

    저에게 물으시니 기억을 해보자면
    그 복은 상우에게 그대로 주어졌고
    (즉 구 여울아였던 시절 두루미님은
    나름의 주장을 펼치며ㅋㅋㅋ)
    그 시절 상우는 아무 생각없이
    파지카페에서 블루베리 요거트를 몇 차례 사먹고
    결국은 남은 복이 저에게 돌아오지 않았나 싶습니다만ㅋㅋㅋ

    이제 군인이 된 상우 입에서 나오는 말들을 보면
    구 여울아님의 가르침이 조금이나마 남아있으니
    복이 돌고 돌아 다니는 것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거겠죠~

    오랜만에 옛기억을 떠올려봤네요~
    역동적인 복의 움직임이
    우리 삶으로 좌악좌악 퍼져가기를ㅎㅎ

  • 2024-06-27 23:29
    • 2024-06-27 23:30

      당시 올라갔던 상우랑 시우 후기글을 찾았네요ㅋ
      대략 기억이 맞는듯~~

      • 2024-06-28 18:17

        ㅋㅋ 추억 돋네요^^

  • 2024-06-29 08:21

    이런 역사가 있군요. 복 벌어보면서 읽어보니 더 의미가 깊네요~
    복은 우정, 선물 주고받은 마음으로~~

  • 2024-06-29 11:29

    복도 벌고 돈도 벌기란 쉽지 않지만
    돈은 공허함과 가깝지만 복은 공허함과 멀더군여!
    집에 버블도 사서 해먹고 버블티에 쏟은 돈만 몇십만원..
    버블티 덕후로서 기대하고 있겠심미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