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감성기르기 프로젝트 #7 <타자들의 소리>

토토로
2023-05-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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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 주변에서

내가 사는 아파트 뒤로는 광교산이 있고, 앞으로는 정평천이 있다.  멀리 가지 않고 아파트 주변에서도 생태감성을 기를 수 있다는 말이다.

애초에 생태감성을 길러보겠다고 다짐했을때 부터, 나는 생태감성을 길러보겠다는 이유로 멀리, 자연적인 것을 찾아 멀리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피곤한 일이고,  특별한 경험 쪽에 가깝고, 시간을 따로 내어야 하는 월말 과제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그냥 동네에 늘 있었지만 내가 관심갖지 않았기에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것들, 일상적인 것들, 계절에 따른 변화들,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이런 것들 속에서 배우고 싶었다.

 

 

생태 공원 생명체들

요즘 길만 건너면 바로 나오는 생태공원(광교산 등산로 입구 쪽, 수지 성당 옆)엘 종종 간다. 

주말이면  이곳에서 생태 선생님들이 꼬맹이들이랑 수업을 많이 한다. 멀찍이서 그 모습을 내다만 보았지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 본적은 없었던 곳이다. 

 

생태감성 기르기에 꽤 괜찮은 곳이라서 지난주엔 두 번이나 가 보았다.

여긴 아주  푸르고, 싱그럽고, 정말 무성하다. 나의 물병에도 초록을 투과시켜본다ㅋㅋ

가까이 들여다 보자.

노란 꽃은 노랑꽃창포이다. 저런 느낌으로 피는 꽃으로는 보라색의 붓꽃이 있다.

빨간 건 뱀딸기이다. 이름은 좀 거시기 해도 어엿하게 장미목, 장미과의  풀이다. 장미파!!!ㅋㅋ

물 위에 떠 있는 넓적한 식물은....연잎인가? 잘 모르겠다. 

 

 

타자들의 소리를 들으며

생태공원 웅덩이엔 올챙이가 아주아주 많았다. 수백마리 이상 보인다. 다만 개구리는 보이지 않는다.  분명 어딘가에 숨어 있겠지.....

 

숨어있는 개구리의 존재를 확인 하기 위해 밤에도 가 보았다. 

왜 인지 알 수는 없는데, 개구리는 낮엔 조용하고  밤 시간에 소리를 낸다.

어둔 밤, 집에 있으면 개구리 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낮엔? 아예 안 들린다.

밤에 직접 웅덩이 옆에 가보니 개구리 소리는 한여름 매미 소리를 능가할 정도로 요란맞고 우렁찼다. 와글와글 개굴개굴.

여름스케치의 <별이 진다네>라는 노래 도입부 때문에 개구리 소리는 왠지 낭만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가까이서 들어보니 좀 시끄럽고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멀리서 들어야지만 낭만적인가 보다.)

빨간 신호에 차들이 멈춘 순간에 소리를 녹음해 보았다.  들어보시길...

 

그런데 새벽엔 어떤 소리가 날까...궁금해서 오늘은 일찍 일어났다.

새벽이라  자동차 소리는 조용하다. 덕분에 온 산과 동네에 울려퍼지는 다양한 새 소리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새들 역시 제 각각 다른 높낮이로, 다른 성량으로, 다른 음색으로 요란 맞다.

근데, 다양한 소리들이 은근 조화롭다.

역시 녹음해 두었으니 들어보시길..^^

(집 안에서 창문만 열고 녹음했다.)

 

눈에 쉽게 보이지 않을 뿐이지 여기 저기 어딘가에 수많은 비인간 타자들이 살아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소리들이다.

 

 

 

 

댓글 7
  • 2023-05-31 10:58

    와 ㅡ초록초록한 사진!
    생태감성 되찾기에 일조하네요 ㅋㅋ
    글도 좋고
    사진도 좋고
    새소리도 좋고

    오늘 햇살도 좋고

  • 2023-05-31 11:07

    날로 성장하는 토토로의 공감각적 생태감성이군요.
    담에 수목원 함께 갑시다

  • 2023-05-31 17:55

    개구리와 토토로의 만남?
    반가워서 더 크게 소리냈을수도..
    이거 환상적인데요ㅋㅋ
    생태감성이 저에게도 밀려옵니다~

  • 2023-05-31 18:47

    여행스케치 도입부 너무 너무 좋아했는데^^
    몰래 토토로샘을 따라가고 싶어져요~
    읽기만 해도 생태 공감각이 마구 상승하는듯한
    착각이 ㅋㅋ

  • 2023-06-01 08:56

    와, 새소리, 개구리 울음소리 너무 좋아요!!(내가 들었던 가장 우렁찬 개구리소리는 수십년전 이리의 한 농촌에서 밤에 들었던 소리.ㅋㅋ)

  • 2023-06-02 14:22

    내년엔 토토로님 따라 다녀야쥐~ 😊

  • 2023-06-04 09:12

    날로 깊이를 더해가는 토토로의 생태감수성... 뱀딸기님들, 꽃창포님, 개구리님을 비롯 여러 님들 덕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