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토에 기대어 #9> 사랑방 월든

토용
2023-04-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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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월든에서 작업을 시작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아마 '어쩌다가'일 겁니다. 제가 하는 일이 늘 그렇듯 뭘 해야지 하고 시작하지는 않았을겁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저렇게 엮이다가 그러다가 월든에 눌러앉게 된 것 같습니다. 

월든이 목공소에 있을 때부터 띠우샘과 달팽이샘과 함께하는 공동작업이 늘 즐거웠습니다. 

사춘기 소녀도 아니면서 사소한 것에 웃음짓는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까칠한 저의 성질머리를 마음껏 드러내놓을 수 있는 곳이 월든이었죠.

 

(목요일에 함께 작업하시는 마음님이 요즘 앞치마를 만들고 계세요)

 

 

문탁이 크게 세 단위로 분화가 되면서 월든에서의 작업은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공동작업은 커녕 마니로서 최소한의 작업시간도 내기 힘들었습니다. 

특히 작년에 알바를 시작하면서는 거의 작업을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띠우샘과 달팽이샘이 월든 일로 몸과 마음이 분주한 것을 보면서 늘 부채감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어떻게든 작업을 해보려 마음을 먹고 월든에 발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띠우샘 욕하는 소리가 들리네요. 제발 올 때마다 곱게 오세요, 하는 ㅋㅋ

종종 투덜대고(눈도 안보이고 어깨도 아프고 작업하기 힘들어) 맛있는거 사달라고 떼쓰고... 띠우샘이 상전아닌 상전 대접하느라 늘 고생입니다. 

 

(월든의 홍반장 지금님이 재봉틀도 손봐주셨네요)

 

 

이런저런 일로 마음이 편치않은 봄입니다. 우울함도 자주 느끼구요.

그런데 월든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면 조금 괜찮아지기도 합니다. 

특히 오늘은 얼마나 사람들이 북적북적이던지요. 

주방에선 찬마니들이 충무김밥 만들면서 노래를 부르고, 

반가운 지금샘도 오시고, 지금샘 오셨다는 말에 노라샘 달려오시고, 

둥글레 약사님 하귤 사오시고,

오늘은 즐거운 사랑방 월든이었습니다. 

 

댓글 8
  • 2023-04-28 08:03

    사실 토용님은 까칠하지 않아요~~
    문탁 누구보다 다정한데...
    굳이 말하자면, 말로 까먹는 스따~~일? ㅋㅋㅋ
    우리 또 알죠? 관계라는 게 말이 전부가 아니잖아요.
    덕분에 북적북적하는 목요일 참 좋습니다~^^
    그리고 이건 정말 비밀인데...
    전 제가 상전이라고…ㅎㅎㅎㅎ

  • 2023-04-28 08:07

    월든이 있고, 공생자행성이 있고, 문스탁그램이 있어서 서로 소식 전하고 사는 듯 해요.
    이 존재들에게 박수를!!! ㅋㅋ

    오늘 문스탁그램에서 제후?가 죽어야 쉬는 세미나 읽었어요.ㅋㅋ재밌었어요.
    근데 댓글을 여기에 다네요. 히힛~

  • 2023-04-28 08:24

    토용 띠우와 오붓하게 작업하던 날들도 까마득하네요
    ㅋㅋㅋ
    요즘 목욜오후 토용이 월든 오는 날~~
    은근 기다리는 1인입니다
    눈도 손도 귀도 다 늙어갑니다만 그래도 사부작 사부작 손작업 합시다
    달달한 거 준비할께요~

  • 2023-04-28 13:32

    그리운 월든사랑방...ㅠㅠ
    언젠가 합류할게요^^

    • 2023-04-28 17:03

      언제든 두팔 벌려 환영~ 달달한 거 준비할게요^^

  • 2023-04-28 18:24

    마음님이 만들어주신 하나뿐인 귀한 앞치마
    제가 화욜 수욜 작업할때 너모너모 잘 입고? 있어요~

  • 2023-04-30 01:44

    시크함 뒤의 따뜻함 그게 토용 매력이죠.
    저도 목요일 오후 당번이라 이날은 올데이 토용을 봐서 좋아요^~^

  • 2023-05-01 09:59

    목요일 오후 타임 좋은데요 ㅋㅋ
    북적북적 모여서 하는 일은 언제나 재밌어요.

    제가 보기엔 토용님 약간 까칠하구요.
    띠우님 상전 아니에요. 허당?
    지금님 마음 무지 여리고요.
    마음님 책임감 짱이에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