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16일차> 감사편지 _바람~

관리쟈
2022-12-1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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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과 파지사유에 뜸한 친구들에게 권한 편지...인 듯 싶은데... 요사이는 파지에 자주 드나들고 있어서, 이 편지를 써야하나... 무척 뜨악해지고 있어요^^ 하루라도 빨리 쓰고 어색함을 벗어야지!

 

일상을 보냈던 문탁과 파지사유를 4년간 쉬었다 다시 오니... 조금은 쭈뼛거리는 마음이 당연히 있었답니다. 지금처럼 줌이 그때도 있었다면 좀 달랐으려나...? 코로나도 한몫 거들어 저의 문탁 생활은 예전과 같을 수 없었지요. 어디서든 주류로 살려고 하면 몸과 마음이 경고를 보내오는 것을 겪은 저는, 이제 가능한 비주류(?)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자발적인 비주류의 삶! 좀 비겁해보일 수 있지만, 제 몸과 마음이 허락하는 정도만 하면서 살자고 늘 다짐하고 있어요. 그래도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닌, 같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할 수 있는 파지사유와 떨어져 살 순 없지만요!!!

 

올해 초, 코로나 대유행으로 초등학교에서 시간제 일을 시작할 기회가 생겼고, 의외의 즐거움과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기간제를 하면서 스스로, 수시로 ‘욕심내지 말자’를 주문했더랬지요. 30여년 만에 다시 직장에 나가는 생활이란... 새벽부터 저녁까지 정신없이 하루를 계획하고, 일주일을 보내면 주말에 집안일하며 쉬기 바쁘고, 다시 또 일주일이 시작되고... 수업준비와 모든 업무가 컴퓨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컴맹이 돼버린 듯 어렵고 모든 걸 배워야하고, 아이들은 너무 다양하며 예측불허이고, 공부해야 할 것은 눈에 계속 보이고, 저의 무능을 맞닥뜨리는 순간들을 수시로 만났습니다. 만 6개월이 넘는 기간 고군분투하며 보낸 것 같군요. 많은 생각과 즐거움과 고통과 실망과 깨달음과 과제를 남겨준 시간들이었습니다.

 

점심급식 후 운동장주변 산책, 이 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점심 급식 후 운동장주변 산책, 이 때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이사이 잠깐 들른 파지사유에서 샴푸랑 화장품, 생맥산 등 생필품(!)을 사고... 약사님과 상담도 하고... 그리고 반가운 친구들과 만나 짧은 인사를 나누고, 동정도 듣고... 파지의 비주류인 제가 소통하는 방법입니다. 반겨주고, 안아주고, 안부를 물어주고, 넋두리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덕분에 오랜만의 발걸음에도 쭈뼛함을 조금 견딜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월든에 대량 주문 사태(이렇게 표현해서 미안하지만)가 발생해서, 때마침 백수가 된 마당에 거들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요. 기다렸다는 듯 일감을 가져온 친구가 참 고맙습니다^^ 일감이 생기면 대동단결 뚝딱 해치우는게 함께하는 즐거움이지요!

 

겨울을 맞으며 감사할 일을 떠올리자면 참 많지만, 특히 콕콕 집어서 D와 쌍D, R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어려운 가운데 공간을 잘 유지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그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꾸벅 꾸벅, 짝짝짝~~~ 덕분에 저는 가끔 들르지만 위로를 받고 에너지를 얻으면서 행복을 누리네요^^ 그 친구들이 함께 의도한! 이런 배려에 끈끈한 유대를 절감하기도 하구요. 훈훈한 연말, 많은 복 받으세요~ 사랑하는 D, 쌍D, R, 감사감사감사~(하트)

 

 

댓글 9
  • 2022-12-16 07:32

    바람~님이 글을 보낸 후 콕집은 누구가 아니라 모든친구에게로 고치고 싶다고 하셨지요.
    좀 걸린다고요.
    제가 싫다고 했구요 ㅎㅎ
    걱정마세요. 그 모든 친구들이 좀 뻔뻔스러워서 D와 쌍D, R 중의 하나라고 생각할거예요.
    전 자누Ri, R이어요. ㅎㅎㅎ

    바람~님 힘들었을텐데 틈나는대로 작업하러 오시는거 대단하구요
    든든하고 정겨운 바람님~ 감사해요^^

    • 2022-12-16 21:26

      음ᆢ자누Ri 샘은 원고 안고쳐주시더라구요ᆢ
      바람샘~
      바람샘의 마음과 소식들으니 반가워요^^
      다음에 뵈요~~~~

  • 2022-12-16 08:15

    문탁을 영어발음으로 하면..무느..락...이에요. 무느...'R'act...^^
    바람샘, 꼭 찝어 말해주셔서 고마와유^^

  • 2022-12-16 11:04

    ㅋ 바람~님의 곤란이 읽히네요^^ 자누리샘 댓글에서~~어쨌거나~~ 고마움은 전염되는 거라잖아요~~그 마음 충분히^^ 느껴집니다~
    올 한해 애쓰셨습니다~~~

  • 2022-12-16 15:06

    2011년 일본어강독에 멀뚱멀뚱 참여하던 저에게 먼저 손 내밀어
    굳이(?) 노라찬방으로 이끌어주셨던, 내가 저어~~~엉말정말 좋아하는 바람~님!!
    일 시작하시고 얼굴 잘 못 봐서 많이 아쉬웠는데 때마침 대량생산덕을 봤네요ㅋㅋ
    우리 오래오래 봐요~^^

  • 2022-12-16 15:19

    뭐든 깔끔하고 아름답게 정성을 다해 해내는 바람~님!!
    문탁 친구들 중 가장 친절한 걸로도 모두가 인정하는 바람~님! 가까이 있어 넘 좋아용!!
    같이 늙어갑시다
    저도 좀 닮아갈께요~~~

  • 2022-12-16 15:35

    ㅋㅋ 바람님 오시는 날은 파지사유가 한 단계 고조된 분위기 입니다.
    1년간 교사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고급 기술자 바람님이 안 계셔서 수준 높은 상품이 생산 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요 ㅠ
    그래도 기술자의 힘이 필요할때
    바람같이 나타나 주시니 저는 감사할 뿐 ㅋㅋ

  • 2022-12-18 17:12

    필리핀 생활이 4년이였군요.
    다시 문탁에서 함께 공부할때 반가웠는데
    부끄러워 표현을 못했어요.
    이제 고백해요.^^

  • 2022-12-19 16:54

    바람님은 제 마음 속의 영원한 일본어 셈나 반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