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쏘릴19]그냥 냅두질 않는구만~

코복
2020-05-07 22:26
1025

결혼 전에는 통장에 돈을 잘 모았더랬는데 결혼 후에는 결혼생활을 누구 덕에 마이너스로 시작해서인지 돈을 모은다는 건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늘 부족한 살림에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그동안 필요한 데 못샀던 것들을 사거나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들을 하느라 바빴다. 이번에도 역시 나는 재난기본소득이 나온다길래 내심 기뻐하며 그 돈 만큼 필요한 것이든 하고싶은 것이든 이 기회에 하려고 이것저것 재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돈이 나오기도 전에 문탁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이 나오면 어떻게 사용할지 논의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별히 코로나19 때문에 가정경제에 타격이 없는 사람은 어려운 친구나 공동체를 위해 재난기본소득을 자~~알 써 보자는 것이었다. 참말이지 뭘 그냥 얼렁뚱땅 넘어가질 않는구나 싶었다. 우리 남편이 따박따박 월급이 나오는 대기업에 다니는 걸 문탁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재난을 겪는 척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니 받은 재난기본소득을 모두 내어놓지는 않는 분위기라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받은 금액 중 5만원은 파지사유기금으로 5만원은 길드다 기금으로 하고 10만원을 선결재하여 파지사유에서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는 남편 안경을 맞추고 생활비에 벌써 다 써 버렸다. 재난기본소득으로 세이브된 생활비는 아마도 대출금을 갚게 될 것 같다. 

 

공유지를 공부하면서도 나는 재난기본소득을 공유지를 위해 사용할 생각을 떠올리지 못했다. 공부 따로 마음 따로인 것이 부끄럽다. 그런데 정말 다행인 것은 그렇게 그냥 냅두질 않는 친구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조금은 얄미울 때도 있지만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내가 행동하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친구들이다. 곧 정부에서 주는 재난지원금이 나온다. 이번엔 또 뭐라고 떠들어대며 나를 흔들어댈지 ㅋ. 아니 이번에는 내가 누군가에게 조금은 얄밉지만 고마운 존재가 될 수도~~^^

댓글 5
  • 2020-05-08 07:27

    ㅋㅋ
    원래 공동체는 그냥 냅두질 않는 곳이라우.
    그래서 얼마나 다행이여? ㅋㅋ

  • 2020-05-08 08:37

    조금은 얄밉지만 고마운 존재!!
    우리들 케미가 이렇게 정리되는구나^^

  • 2020-05-08 09:47

    ^^ 공감!!

  • 2020-05-09 08:43

    흥청망청의 윤리적소비?를 체험하고 있는데,
    이거 괜찮네요~~~~

  • 2020-05-15 15:46

    ㅋㅋ 벌써 다 써버렸다... 명언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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