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논어강독 시즌 2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다샘, 원영샘, 혜란샘, 구름샘이 모두 모이셨습니다.
원영샘의 대만 수학여행기도 듣고, 이 날 오전에 제가 밥당번을 하고 나니 시작이 좀 부산스러웠습니다.
«케임브리지 중국철학입문»은 '장자'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언제, 우리도 장자를 읽을 날이 오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장자와 자연', '논어와 자연'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풀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시즌은 논어 안연편으로 시작합니다.
안연편은 문인問仁 시리즈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안연이 인에 대해 묻고, 다음으로 중궁이 인에 대해 묻고 그리고 사마우가 인에 대해 묻습니다.
물론 공자님의 대답은 다 다릅니다.
사마우의 질문은 인을 묻는데서 끝나지 않고 다시 군자君子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사마우는 근심하며 "모두 형제가 있는데 나만 형제가 없다(人皆有兄弟 我獨亡)"고 말합니다.
논어를 읽는 즐거움 중에 하나인 듯한데, 이렇게 나열되어 있는 글들의 줄기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물론 앞부분은 같은 질문, 그러니까 인을 묻는 것으로 묶어 놓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마우의 질문에 다다르면 인을 묻다가 군자를 묻다가 다시 자기는 형제가 없다는 한탄으로 끝을 맺습니다.
여기에는 세미나 시간에 구름샘이 짚어주신 대로 사마우의 형 사마환퇴의 이야기를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산의 «논어고금주»를 살펴보면 공안국의 주에 사마우는 송宋나라 사람이고 이름이 리犁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기» 에 그는 말이 많고 성격이 조급하다고 되어 있다고 합니다.(多言而躁) 그래서 공자님이 사마우에게 인은 말하는 것을 어렵게 여기는 것(其言也認)이라고 하신 듯합니다.
그런데 사마우가 다시 군자를 묻습니다. - 물론 이건 시간 순서 상, 인을 묻고 군자를 물은 건지, 같은 날 물은 건지 등등은 알 수 없습니다.
공자님은 여기에 "군자는 근심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君子不憂不懼)"라고 말해 주십니다.
사마우는 질문을 한 번에 끝내지 않습니다. 그것만 해도 군자가 될 수 있냐고 재차 묻죠.
그러자 공자님은 "안으로 살펴서 부끄러움이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며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고 대답하십니다.
"안으로 살펴서 부끄러움이 없다(內省不疚)"
여기에는 그의 형 환퇴의 이야기가 배경에 깔려 있다고 봅니다.
송나라 대부 환퇴는 - 그러니까 사마우는 귀족입니다 - 총애를 믿고 교만해져서 급기야 송 경공이 그를 쳐낼 결심을 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를 눈치 챈 사마환퇴가 미리 선수를 치는 데, 먼저 그의 식읍인 안땅과 경공의 영지인 박땅을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경공은 그 제안을 거절하고 안 이외에 일곱 개의 읍을 더 내어 줍니다. 이에 경공에게 연회를 베풀겠다고 하고 환퇴는 경공을 치려고 합니다. 거꾸로 공격을 받은 환퇴가 결국 위나라로 도망을 갑니다. 환퇴는 이후에 제나라로 다시 오나라로 갔는데 오나라에서 쫓겨나 돌아오다가 노나라 성문 밖에서 죽었다고 합니다.
보통 이런 일이 일어나면 동생인 사마우도 같이 화를 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환퇴가 난을 일으켰을 때 사마우는 그의 식읍을 바로 송나라에게 바치고 형과 다른 방향으로 떠납니다. 이후에도 형이 위나라로 가면 사마우는 제나라로 가는 식입니다.
아마도 이런 상황에서 사마우가 군자를 물은 것을 형과 연관되어 자기에게 화가 미칠까 걱정하는 마음에서 인듯합니다.
공자님은 이러한 사마우의 상황을 이미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사마우에게 자기 스스로 부끄러움이 없다면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말해 주시는 것이겠죠?
공자님의 "눈높이 교육법"입니다.
마지막 이야기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마우에게도 형 사마환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는 형이 있다고 말할 수 없죠.
사마우의 질문이 이렇게 연달아 있는 것으로 보아 사마우의 근심이 상당히 깊었나 봅니다.
사마우의 말을 들은 자하가 그에게 말합니다.
“제가 듣기로 죽고 사는 것은 운명이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군자가 공경하여 실수가 없고 남에게 공손하여 예의가 있으면,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형제가 될 것입니다. 군자가 어찌 형제가 없다고 근심하겠습니까?(商聞之矣 死生有命 富貴在天 君子敬而無失 與人恭而有禮 四海之內 皆兄弟也 君子何患乎無兄弟也)"
재미있는 건 여기에 주를 단 이 중에 사마우와 사마환퇴는 성이 같을 뿐 형제가 아니고 사마우는 실제로 형제가 없었다고 말하시는 분도 계시네요^^
어쨌든 사마우에게 자하의 말이 좀 위로가 되었을까요?
사마우의 질문 세 개가 만들어내는 이야기^^
논어의 문장들은 서로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가 이렇게 뭔가 굴비 엮듯이 엮이는 걸 보면 또 그게 재미있네요~
아, 그리고 5월은 저희 논어강독팀이 터전 청소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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