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강독5-7] 후기 : 공자님의 웃음

진달래
2026-04-0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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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편을 끝냈습니다. 아쉽게도 바다샘과 구름샘이 못 오셨습니다. 

 

선진편의 마지막 25장은 <논어> 전체에서 가장 긴 장입니다. 

게다가 구성이 마치 극의 한 장면과 같습니다. 단순히 질문과 답이 있는 다른 장과 다릅니다. 

 

공자 가까이에 자로, 증석, 염구, 공서화가 앉아 있습니다.

그중 증석(증자의 아버지)은 비파(?)를 타고 있습니다. 

공자가 이들에게 평소에 너희가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니, 만약 누군가 너희를 알아준다고 하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합니다. 

그러자 자로가(마치 짠 듯이) 먼저(率) 이야기를 합니다.  

 

“천승의 나라가 큰 나라 사이에 끼어 침략을 당하고 이로 인해 기근이 든 상황에서 제가 그 나라를 다스린다면, 삼 년 안에 백성을 용감하게 하고 의로움을 알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공자가 씩(哂) 웃으십니다.

(子路率爾而對曰 : “千乘之國, 攝乎大國之間, 加之以師旅, 因之以饑饉; 由也爲之, 比及三年, 可使有勇, 且知方也.” 夫子哂之.)

 

이 글을 다시 읽으니 예전에도 이 부분을 읽을 때 후기에 공자님의 이 웃음에 대해 뭘 썼던 기억이 납니다. - 왜 이게 궁금한 걸까요?

 

<논어고금주>를 보니 여기에 대해 그러니까 이 신(哂)에 대한 주석이 여러 개 나옵니다. - 다른 분들도 궁금하신가 봅니다.

마융은 신을 소(笑), 웃음으로

황간은 신(哂) 이 글자에 잇몸이라는 뜻이 있음을 밝혀 크게 입을 벌려 웃으면 잇몸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크게 웃으신 걸로

주자는 신(哂)을 미소(微笑)라고 보았습니다. 

뭐 이런 주들 사이에 다산은 자서(字書)에 신(哂)이 은(听)이라고도 되어 있고 신(矧)이라고도 하는데 이 신(矧)이 잇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잇몸을 보이며 웃으신 것 같은데... 소리가 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반드시 큰 웃음이 신(哂)은 아니라는 ....

그럼 도대체 공자님은 어떻게 웃으신 건지... ㅋㅋㅋ

 

지금의 한자사전을 보면 신(哂)에 비웃음이라는 의미가 나옵니다. 

그럼 공자님은 자로의 대답의 어떤 부분에서 웃으신 걸까요? 

 

첫 번째는 자로가 먼저(率), 불쑥 대답을 한 부분에 대해서 웃으셨을 수 있습니다. 

그래 내가 네가 먼저 말할 줄 알았다.... 뭐 이런 뉘앙스가 있지 않을까요? 

주자는 솔이(率爾)를 경솔하고 급한 모양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두 번째는 뒤의 증석과 공자의 대화를 볼 때, 자로의 대답이 제후국을 다스릴 만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겸손함이 없어 웃었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생기겠죠? 염구나 공서화의 대답도 비슷한데 이들이 대답했을 때는 왜 안 웃으셨을까요? 

거기에 대한 주도 있습니다. 

자로의 대답에 웃으시는 공자를 보고 나머지 제자들은 모두 조심스럽게 대답을 했기 때문이라고.... 

 

저는 자로와 공자의 나름 특별한 관계 때문에 공자가 웃으신 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지.... 다른 제자들의 대답이 자로와 같다고 해도, 아마 공자는 자로에게 보여주는 저 웃음(哂)을 보이시지 않으셨을 겁니다.

 

그런데 이탁오의 사유를 바탕으로 논어를 풀이한 이영호 선생의 <논어 천년의 만남>의 풀이가 조금 인상적입니다. 

네 제자들과 한 자리에 앉으신 공자, 당대 현실에 비추어 이들에게 자기의 소신을 말해보라고 했다. 

공자님이 이 들을 데리고 묻는 이 장면에 대한 소회가 단지 봄꽃 놀이에 목욕하고 바람 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공자님의 걱정을 읽어야 한다고. 

 

그렇다면 자로의 대답에 공자님의 웃음은 어떤 웃음이 될까? 

세상의 어려움을 기꺼이 감당하고자 하는 제자에 대한 흐뭇함인가? 

여기서는 공자님이 웃음을 "빙그레 웃으셨다"고 번역했습니다. 

 

그래서....

나도 증석처럼 물어보고 싶습니다.

 

"공자님, 왜 자로가 대답했을 때, 웃으셨어요?"

 

그러고 보니, 지금이 딱 친구들과 봄꽃놀이 가서, 목욕하고, 바람 쐬고, 노래 부르기 딱 좋은 때이군요. 

게다가 한 편에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기막힌 타이밍에 보는 논어의 한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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