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부정이라는 글자가 있는 나팔 모양의 술잔, 0부정고(0父丁觚)
상나라 후기에 만들어진 술잔으로 안쪽에 '0부정'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0은 기물을 만든 사람의 성인데, 글자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 부정은 아버지가 丁일에 사망했다는 표시라고 합니다. 이름이 觚이기는 한데 별로 모나 보이지는 않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중국 고대 청동기 전시가 있었습니다.
상해박물관에 있는 유물들이었는데, 원래 크게 전시회를 하려다, 코로나로 규모가 축소되었다고 했습니다.
보기는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유물을 보려면 다리도 아프고 힘도 들고..... 관람료도 저렴했습니다.
큰맘 먹고 사 둔 도록이 도움이 되네요. 언제 상해 박물관에도 한 번 가 보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기물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요즘 <주역>, <춘추좌전>, <상서> 같은 책들을 보니, 기물에 의미가 상당히 중요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옹야편 23장의 짧은 모난 술잔의 이야기가 좀 다르게 보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모난 술그릇이 모나지 않으면 모난 술그릇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모난 술그릇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子曰 : “觚不觚, 觚哉! 觚哉!”)
각 기물의 생김새 등이 의미가 있는데 그 형상,혹은 제도를 잃으면 그 의미를 갖추지 못함을 말합니다.
정이천은 여기에 각각의 직분의 도리, 예를 들면 임금은 임금이 도리, 신하는 신하의 도리를 갖추지 못하면 그 자리의 의미를 잃게 됨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범조우의 주가 눈에 들어 옵니다.
"사람으로서 인하지 못하면 사람이 아니요, 나라로서 다스려지지 않으면 나라가 아닌 것이다"(人而不仁 則非人 國而不治 則不國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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