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읽고쓰기 1234' 잘 마쳤습니다!!

요요
2023-05-20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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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첫번째 '읽고쓰기 1234'를 했다는 소식을 알려드렸는데, 어느덧 5월이 되어 두번째 '읽고쓰기1234'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평창에서 1박2일동안 10사람이 읽은 10권의 책을 리뷰하면서 서로의 공부를 응원하는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1234에서 발표된 글은 곧 공유할 예정입니다. 후기에서는 1234에서 발표된 글 내용보다는 몇 가지 주요장면을 사진과 함께 스케치합니다. 

 

1. 맛있는 1234 

두번째 1234의 준비팀은 인디언, 정군, 도라지였습니다. 도라지님이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참석하지 못했지만, 인디언님과 정군님 두 분은 맛있는 식사준비에 진심이었습니다. 첫날 점심은 인디언님이 비빔밥을 차렸고, 저녁은 정군님이 직접 파스타를 만들었고, 인디언님은 즉석 피클을 준비했습니다. 두 사람이 손발이 척척 맞았지요. 치즈와 와인을 곁들인 파스타는 맛이 예술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은  도라지님 대신 스르륵님과 봄날님이 자원하여 비빔밥의 남은 재료를 활용하여 주먹밥을 뚝딱 차려냈고요. 맛과 비주얼, 양면에서 손색이 없었던 1234의 상차림, 보실까요?^^ 음.. 집에 돌아오니 냉장고는 텅텅 비어있고 먹을 게 영~ 시원찮군요. 1234에서 먹은 것들을 찍은 사진을 보니 입에 침이 고입니다.ㅎㅎㅎ

 

 

정군님의 요리솜씨를 확인한 1234 저녁상, 화려하게 등판하셨으니 문탁주방에서 정군님의 실력을 맛볼 날도 머지 않은 듯합니다.

 

 

 

파스타에는 와인이 빠질 수 없죠! 와인 1병을 10명이 나누어 마셨지만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침에 텃밭에서 방금 딴 달콤새콤한 밭딸기도 풍미를 돋구었습니다.

 

2. 설거지 가위바위보에 진심을 다하다

 

이번 1박2일의 1234에서 가장 뜨거웠던 장면은 설거지를 위한 가위바위보, 그리고 데덴찌 게임입니다. 점심먹고 가위바위보를, 저녁먹고 다시 데덴찌를 했습니다. <게임의 미학>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한 우현이는 자신이 승부에 진심을 다하는 '분투형 플레이어'라고 소개했는데요. 그 참면모를 두번의 설거지 게임에서 유감없이 발휘했었죠. 그런데 과연 두번 다 설거지는 누가했을까요?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양어깨에 지고 가위바위보에 임하는 두 사람의 각오와 열기가 느껴지시나요?

특히 우현이의 몸의 긴장감 넘치는 텐션과 표정에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녁에는 10명이 다 같이 손을 내미는 데덴찌 게임을 했는데(스르륵님 동네에서 부르는 이름으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뭐였죠? 지금 기억이 안나요. 흑흑ㅠㅠ 알려주세요~) 지금 생각해 봐도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손바닥 내는 여덟명과 손등 내는 두명으로 나뉘어져 단 한판에 두 사람이 당첨이 되었답니다. 행운의 여신은 점심과 저녁 설거지 두번 모두 단 한 사람을 피해갔지만, 그는 게임에 진심을 다해 '총체적 주의집중'으로 몰입했기  때문에 이 과정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과연 누구였을까요?

 

 

 

3. 별 하나의 사랑, 그리고 별똥별

 

저녁 설거지 하는 두 사람을 두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별을 보러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가마솥님은 우리를 위해 옆집 이웃에게 마당의 불을 꺼달라고 부탁까지 해주었습니다.  친절하고 다정한 가마솥님 덕분에 우리는 밤하늘을 오래도록 쳐다보았습니다. 밤하늘이 맑았기 때문에 북쪽 하늘의 북두칠성이 또렷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눈부시게 빛나는 금성까지!! 하늘의 별을 세어본 것이 대체 얼마만이었는지 모릅니다. 다들 별을 볼 만큼 보고 집으로 들어왔지만, 젊은 두 친구, 우현이와 동은이는 목이 아파올 때까지 하늘을 보았고,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과연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요? 우리는 아침 설거지 게임을 하지 않았습니다. 가마솥님은 별똥별에 빈 우현이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 아니겠냐고, 별똥별이 참 영험하다고 했습니다.ㅎㅎ

 

4. 읽고쓰기 1234

 

어쩌다보니 이번 1박2일 1234에는 도라지님, 진달래님, 고은님, 세 사람이 각자의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발표팀이 4개 였고, 저녁 9시에 끝나는 일정이었는데 예상보다 조금 일찍 1234발표와 토론을 마쳐서 좀 여유있는 저녁시간을 보냈습니다.

발표를 하고 난 뒤 준비팀이 발표팀을 잘 나누었다는 칭송이 자자했습니다.

첫팀은 우현, 정군, 스르륵이었는데, 이들은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듯 보였지만 글을 읽고나니 게임 감수성, 세상의 변화에 대한 감수성, 시적 감수성이라는 '감수성'과 관련된 글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로 하여금 자신에게 익숙한 것만이 아니라 낯설고 새로운 것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주는 글이었던 것이죠.

두번째 팀은 동양고전팀이었는데 진달래와 고은이 빠져서 장자에 대한 글을 써온 두 사람이 발표를 했습니다. 지난 첫번째 1234에 이어 이번에도 가장 핫한 것이 장자의 소요유편의 주제를 마음의 절대자유라고 볼 수 있는가, 만일 그렇게 말한다면 절대자유란 무엇인가, 그리고 발표자들이 읽은 텍스트의 저자들이 주장하는 바에 대한 발표자들이 입장은 무엇인가 등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장자를 올해 1234의 탐구과제로 정한 봄날과 여울아의 세번째 1234 글을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장자읽기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번째 팀은 요요, 가마솥, 인디언의 글이었는데, 이들 세사람의 글의 공통주제는 마음이었습니다. 가마솥님은 1회차에서 다룬 마뚜라나와 바렐라에 이어 이번에는 스티븐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읽고 리뷰를 썼습니다. 요요는 이번에는 버섯(균류)가 아니라 문어의 마음을 가지고 왔습니다. 인디언님은 지난 번에 이어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아마도 3회차에도 이들은 같은 주제를 이어나갈 것 같습니다.

네번째 팀은 토용과 동은이이었는데, 토용은 <니코마코스윤리학>을 읽고 행복에 대해, 동은이는 <대칭성인류학>을 읽고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글을 썼습니다.  토용은 아리스텔레스의 중용에 깊게 공감했다는 내용이었고, 동은이는 대칭성 인류학의 문제의식을 중국의 절기와 한자에 적용해볼 수 없을까 하는 시론적인 문제의식을 담은 글이었습니다. 토용님은 1234를 통해 고대그리스철학 원전을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듯합니다. 토용님은 벌써부터 내년에는 고대그리스철학과 역사, 문학을 아우르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동은이는 절기와 한자를 보는 눈이 점점 더 풍부해져가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1234의 최대 수혜자 두 사람으로 구성된 팀이었습니다.^^

 

 

쉬는 짬짬이 간식으로 에너지 보충을 했는데, 모두가  맛에 감탄한 음료수입니다. 그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5. 그리고 ...

 

둘째날 아침,  토용님의 주재 하에 당장의 현안들에 대한 회의를 했습니다.

여름강좌계획도 이야기하고, 6월달 전장연 출근투쟁 지원나갈 날도 정하고, 다음 공부방회원티타임 날짜도 정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이 문탁 홈피의 <북앤톡> 이름을 바꾸자는 제안, 그리고 북앤톡 새로운 필진에 대한 논의였습니다.

<북앤톡>을 대신할 수많은 이름들이 등장했고, 새로운 이름이 제안될 때마다 이래서 좋다, 이래서 별로다, 백가쟁명이 아니라 십가쟁명이 쏟아졌습니다. 슬쩍 소개하자면 포도밭, 딸기밭, 고추밭, 콩밭도 등장하고(과수원까지), 코스모스, 유니버스, 카오스, 블랙홀 등 정말 우주적 카오스를 방불케 하는 아이디어들이 오갔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를 좀 더 익히는 과정이 필요할 듯합니다.ㅎ

 

이번 1234에서 함께 읽은 글은 조만간 공유할 예정이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1234는 8월입니다. 그 때는 또 어떤 새로운 책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질까,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읽고 토론하고, 먹고 마시고, 말하고 웃는 가운데 서로를 더 많이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빠지는 사람도 없고, 또 1234가 궁금한 분들도 함께 참여하는 시간이 되면 더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선물 컷입니다. 아침에 평창강에서 올라오는 물안개 자욱한 풍경입니다. 바라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지고 마음이 맑아지는 듯합니다.

 

 

 

 

댓글 7
  • 2023-05-21 00:16

    스스륵님 동네는 '탄타안~비' 였습니다. ㅋㅋ
    너무 웃어서 아직까지 기운이 없습니다아~~

  • 2023-05-21 10:24

    세상에 당일 후기를 올리셨네요. 저는 초저녁부터 잠 들어버렸는데. 1234와 현실의 식탁이 너무 달라서 현타가 오네요.

  • 2023-05-21 23:33

    저 개인적으로는 파스타면(해당 파스타에는 부가티니 면이 사용되었습니다)을 30초에서 1분 가량 덜 삶았어야 했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ㅠ
    그리고 인디언샘의, 본진도 아닌 멀티 주방에 있는 조리도구들 조차도 저희집 주방의 그것을 아득히 뛰어넘었다는 점에서...게다가 인디언샘의 도움을 받아 요리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여기까지 준비팀 소감)

    두번째 1234 였는데요, 확실히 본판 전에 피드백과정을 허술하게라도 한번 하는 게 효과가 컷 던 것 같습니다. 사전에 피드백을 하셨던 분들 위주로 논의를 주도하고, 처음 읽는 사람들이 그 논의에 실려가기도 하고, 다른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고요. 요컨대 토론에 체계가 생긴 느낌이었달까요? 그게 첫 1234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공부'가 공동화되는 효과도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런 점에서 보면, 현재의 1234에는 2-3년 후 문탁의 공부들이 남기고간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결론은 1234 하길 잘 했고, 두번째가 처음보다 좋았다 입니다. 아, 그리고 우린 회장님도 추대했지요. ^^

  • 2023-05-22 06:58

    풀뽑기를 하러 오신김에 1234를 병행하셨던 마솥샘 ㅎㅎ 같이 못뽑아드려 죄송합니다~~~~

  • 2023-05-22 11:34

    1234 좋은 것 같아요
    토용샘의 행복해하는 모습이 특히나 보기 좋았어요
    내년의 고대 그리스 기대됩니다^^

  • 2023-05-23 14:54

    탄타안비~

  • 2023-05-24 00:42

    우현아! 가위바위보는 첫 판이 승패를 결정한다.
    상대방은 분명히 버릇이 있다. 분석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