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보내는 8시간

고은
2023-05-0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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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동안 매주 인터뷰를 다녀오고 있습니다. 물론 계속 인터뷰하고 있었지만, 지금 말하는 다음 출간을 위해 3시간 이상 진행하는 고강도의 인터뷰를 말합니다.

 

 

 

^ 강화의 인터뷰 장소에서. 날이 무척 좋았어요.

 

 

 

   지난 4 19일에는 강화도에서 인터뷰했습니다. 사진을 찍어주는 지원씨가 차를 가져간다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얻어 탔습니다. 수원에서 9 반에 출발해 강화에 도착해서 급하게 십분만에 점심을 먹고 1시에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 강화에서 사진찍는 지원씨. 점심을 10분만에 먹여야 해서 미안했습니다.

 

 

 

   4시에 인터뷰가 끝나고는 바로 서초로 후다닥 이동합니다. 저녁에 있을 르포문학교실이 7시에 시작하거든요. 버스와 지하철을 3 갈아타서 7 정각에 교실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시간의 르포문학 수업.. 너무 재밌어서 시도 놓칠 없지요.

 

   수업이 끝나고 서초에서 다시 수원으로 오면 11시입니다. 오는 버스에선 다음 아침에 있을 미디어 세미나 책을 읽습니다. 계산해보니 이날 위에서 8시간을 보냈더라구요.

 

   그런데요.. 이럴수가! 집에 도착했는데도 12시가 아니라는 사실에, 시간은 있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납니다. 저녁을 걸러 고픈 배도 채울 있겠지요.

 

 

 

 

 

 

   인터뷰를 한다는 위에서 엄청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함을 의미하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모든 스케줄과 조건을 인터뷰이에게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시간과 화장실 시간도 그렇습니다. 밥은 얼마나 굶고 화장실은 어찌나 참았던지, 그렇게 달이 지난 지금은 태어나 첨으로 방광염도 생겼습니다.

 

   인터뷰를 준비하고, 인터뷰 후에 글을 쓰는 정말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인터뷰할 때도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그래도 고무적인 성과가 하나 있습니다. 작년엔 인터뷰가 시간만 넘어가도 너무너무 힘들고 이명이 들렸거든요. 이야기에 집중하고 리액션하면서 동시에 현재 인터뷰 맥락을 복기하며 다음 질문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제는 시간도 끄떡 없답니다!

 

   언젠가 밥과 화장실 문제도 원활하게 해결할 줄 아는 배테랑 인터뷰어가 되기를 소망하며.. 이만 줄입니다.

 

 

댓글 6
  • 2023-05-05 08:24

    하하...그렇구나....글쓰기는 엉덩이로 하는 건데, 인터뷰는 '길 위에서' 밥 참고, 소변 참고 하는 거구나.... 홧팅!!

  • 2023-05-05 12:12

    글쓰기는 엉덩이로 인터뷰는 발바닥으로! 작년 연말의 대방황을 생각해보면 지금이 어쩐지 굉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진짜 요즘 마주치질 못하는군요 ㅋㅋㅋ)

  • 2023-05-05 18:06

    고은이 홧팅!!!
    그래도 방광염은 좀 ㅠㅠㅠ

  • 2023-05-05 20:14

    무슨 일이든 건강을 챙기면서.......화이팅!

  • 2023-05-05 23:01

    힘든 가운데서도 활발발한 에너지가 느껴져서 좋군요.^^
    아프지 않아야 할텐데...

  • 2023-05-06 14:42

    앞으로 고은의 글을 읽을때마다 방광염의 고난도 함께 느껴질듯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