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위한 정의> 두번째 시간 후기

뚜버기
2024-05-28 01:34
88

지난 장들에서 이름만 비치면서 뒤에서 알려주겠다는 역량접근법을 소개하는 5장, 대략적인 의미만 알고 있던 쾌고감수능력에 대해 철저히 파헤친 6장, 고통이 아닌 죽음은 어떤가에 대해 질문하는 7장 인간과 다른 동물들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에서 비롯되는 비극적 충돌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의견개진인 8장이 이번에 다룬 내용이다.

그는 정의/불의의 대상이 되는 생물은 중심역량목록에 따른 역량을 실현하여 번영하는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정의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 불의라고 말한다.

역량접근법은 “노력하는 생물에게 번영의 기회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번영의 기회란 건강을 누리고, 신체 완전성을 보호하고, 감각과 상상력을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으며, 삶을 계획할 가능성을 갖고,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놀고 쾌락을 즐기고, 다른 종 및 자연계와 관계를 맺고, 자신을 주요한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는 긍정적인 목록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노력이라는 말이 걸린다(수수 메모)는 의견과 텍스트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각 개인의 역량만을 강조하는 듯한 인상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노력하지 않는 생물은 번영의 기회를 가질 수 없는 것일까? 누스바움은 주관적 의식을 가진 존재라면 각자의 방식으로 좋은 것(선)에 이끌려 행동하고 나쁜 것은 피하고자하는 목적을 가진다고 해석한다. 게으른 자는 게으르기 위해 노력한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개체들을 따로 본다기보다 종이 아닌 개별 신체를 존재론적으로 새롭게 보려는 시각이 아닐까라는 의견도 있었다.

누스바움은 존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를 자신의 중요한 논거로 채택하고 있다. 개인의 자유만을 강조하고 공동체적 협력에 대한 언급없이 없는 정의적 자유주의에 대해 반발심이 든다는 의견이 있었다. 아마 전체주의에 빠질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강한 듯하고 법이나 정책에서 가능성을 찾는 관점에서는 각 개인의 신조들의 중첩적 합의를 인정할 때 다음 논의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있었다.

누스바움은 정의의 대상이 되는 생명체는 쾌고감수능력, 감정, 대상에 대한 인지적 인식, 선을 향하고 악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유한 경우라고 주장한다. 그런 생물만이 목적을 추구하는 삶을 살며, 그런 생물에게만 세상은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이는 칸트주의적 관점을 인간을 넘어 동물에게까지 확장한 것이다.

테일러 수나우라는 피터 싱어가 이성을 기준으로 존재의 우위를 가린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렇다면 누스바움의 기준은 싱어와 다른 점이 있을까? 아니면 그 역시 수나우라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까? (물론 다른 여러 지점에서 비판을 피하긴 힘들것 같지만) 누스바움은, 감정은 지적능력의 일부이며 모든인지능력은 뇌기능에 뿌리를 두고 있다(즉 신체적)이라는 다마시오의 논의을 받아들이고 있다. 즉 인지능력에 감정이라는 요소를 포함시킴으로써 싱어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어류는 정의의 대상이다. 그렇다면 낚시는 매우 불의한 취미라는 의미다. 최근 낚시가 인기높은 취미활동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또 낚시 예능도 많아졌다(곰곰 메모)고 한다. 이런 동물학대 프로그램은 폐지해야 할 것이다. 정의의 대상에 대한 또하나 중요한 기준은 별도의 삶을 사는 개별 생물인가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식물은 불의의 대상이 아니다. 다만 다른 측면의 윤리적 의무는 분명 요구될 것이다.

쾌고감수능력이 있는 존재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은 불의이다. 무자비하게 동물을 죽이는 것 역시 불의이다. 그렇다면 고통없는 죽음을 가하는 것은 어떠한가? 인도적 으로 키우는 식용 포유류나 어류에 대하여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저자는 ‘중단논거’라는 논지를 소개한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전개되는 장기 프로젝트를 중단시켜 그것을 헛되게 만드는 죽음은 나쁘다는 내용이다. 한창 성장하는 젊은이의 죽음은 그런 의미에서 불의라는 것이다. 그는 역량접근법과 중단논거가 상통한다고 말하며 이 기준을 지지한다.

그런데 장기적 프로젝트는 너무나 실체가 없고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는 메모(수수)도 있었다. 또한 죽음을 바라보는 이런 방식은 우리가 <분해의 철학>에서 만나고 공감했던 관점과 너무나도 판이하다. 자연스러운 방식으로는 논의를 전개하기 어려운 것일까 의문이 들었지만 저자는 각 동물들의 인지적 능력에 대한 실험관찰 결과를 근거로 하여 소, 돼지, 새의 경우 인도적 살육도 해악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어류의 경우 현재를 살기 때문에 죽음이 이들의 프로젝트를 좌절시키지 않으므로 고통없는 죽음이라면 악은 아니라고 말한다. 물론 이 모든 결론은 잠정적인 것으로 연구결과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을 것임을 그는 강조한다.

먹어야 사는 존재로서 저자는 자신의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육식과 육식중단에 대한 딜레마를 이야기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적으로 기른 어류를 먹는다 하더라도 비용이 부담이 되는 계층의 문제가 발생한다. 더 나아가 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여러 일들이 있다. 자원과 땅, 의학실험 등에서 어느쪽을 택하더라도 중요한 규범을 위반하게 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누스바움은 헤겔의 지양을 답으로 제시한다. 지금 우리 앞에는 나쁜 선택이 있지만 다음에는 막을 방법을 찾음으로써 딜레마는 지양Aufhebung된다는 것이다.단, 이런 곤경의 도덕적 심각성과 정면에서 맞서야 한다.

이어 그는 육식, 위협받는 전통문화인 사냥 관행에서 제기되는 문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간과 자원을 두고 벌어지는 더 크고 일반적인 충돌, 이렇게 도덕적 우려의 네 가지 영역에서 사회와 법의 어떤 변화가 딜레마를 ‘지양’할 수 있을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한 예로 육식에 대하여 인공육과 배양육을 지양의 결과로 이야기한다. 인공육을 먹는 비건 가족을 볼때 반발심이 들었다는 메모(자누리)도 있었다. 모든 생물의 살육에 반대하여 생선과 쌀도 인공배양한다는 드라마도 나왔다는데 과연 배양육이 답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구체적인 정보가 없어서 셈나에서 깊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다음날 <녹평읽기>에서 마침 배양육에 대해 다룬 꼭지가 있어서 읽어보니, 배양육을 생산하는 과정 자체가 투명하지 못한 블랙박스 기술라는 점, 유전자조작(?), 동물태반에서 추출하는데 그 과정에서 동물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대기업에 먹거리가 종속될 것 등의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아마 배양육이 일반화된다면 부유층들만 진짜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올 것 같다.

동의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었지만 이전에 읽고 공감하고 영감을 느꼈던 텍스트들에서 느꼈던 뭔가 빠진 듯한 의뭉스러움에 조금은 실제적인 응답을 주는 것 같다는 메모(참)도 있었다. 현실과 목표 사이에 실현가능성의 다리를 하나 놓는…아무튼 저자는 열심히 지양의 방식을 제시하는 데, 지금의 자본주의 세계에서 실현할 수 있는 것들로서 설득하기 좋은 내용이 담겨있으며 그렇기에 동물정의에 대해 설득하기에 좋은 전략적인 글이라는 데 셈나원들이 대체로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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