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미즘과 현대세계> 3회차 후기

토토로
2024-06-29 15:50
69

이번 시간에 우리는 <에코 프로젝트 시즌 1>의 마지막 책, 마지막 챕터를 읽고 마무리 했다.

마지막 책  <애니미즘과 현대세계>에는 최근 몇년간 우리가 읽어왔던 '인간 너머의 인류학'의 학자들, 그리고 그 대표 저서들에 대한 유기쁨씨의  해석과 정리한 내용이 많았다. 덕분에 <향모를 땋으며>라든지, <숲은 생각한다>, 심지어 <증여론> 등등을 다시 환기해 볼 수 있었다. 이번 시간에 읽었던 부분은 식물과 애니미즘, 사물과 애니미즘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 및 로봇과 애니미즘) 에 관한 부분이 주를 이뤘다.

 

 

식물-사람?!

식물은 대체로 어떤 배경 혹은 동물보다도 더 아랫 단계인 것으로 취급되면서 존중받지 못한다. 한낱 자원, 식재료, 배경 쯤으로 여겨진다. 생태학자들도 식물에 대해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렇게 하찮아 보이는 식물이 알고 보니 지능이 있고, 식물들끼리 소통도 한다. 그리고 다른 생명체의 생존을 돕는 공생자이기도 하다.

숲의 활기, 비인간 식물의 활기를 민감하게 포착해온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은 나무를 대할 때 요즘의 우리들과는 다른 태도를 취한다. 어떤 이들은 식물을 '식물-사람'이라고 받아들인다.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자신의 생존을 의탁하고 있으며, 자신보다 길고 긴 시간을 품고 있는 나무를 대할 때, 그것을 마치 인간인 것인냥 여기게 되는 것이다. 때론 거기에서 신성을 발견하여 의례를 올릴 수도 있다. 이렇게 애니미스트는 식물의 활기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관계를 맺어간다. 

 

 

그럼 식물을 먹으면 안되는거 아니예요?

그런데, 식물을 사람으로 대한다면, 그것을 함부로 꺽고, 베고, 먹어도 되나? 친구이고 이웃이라면? 이라는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렇담 인간은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동물도 사람이고, 식물도 사람이면 도대체 뭘? 생존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라는 문제 말이다. 이때 <향모를 땋으며>에 나왔던 '받드는 거둠honorable harvest' 을 응용해 보면 좋을 것이라 한다. 나무를 취할때 나무에게 허락을 구하는 태도, 허락해 준 것만 최소한으로 취하는 태도, 땅에 떨어진 것만 주워가는 태도도 도움이 된다. 

 

물론 오늘날 대부분의 우리는 농사를 짓지도, 채집을 나가지도 않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우리에게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우리는 마트에 들러 깔끔하게 포장된 식재료를 사올 뿐이다. 그러니 우리는 받드는 거둠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식물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 식물의 활기를 어떻게 눈치챌 수 있을지 하는 문제를 남기며, 이야기는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이 돌들은 살아있나요?"

"어떤 것은 살아있어요!"

애니미즘적인 시각을 가진 원주민들은 동식물 뿐 아니라 사물에게서도 살아있음, 인간다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들과 관계를 맺고, 그 사이에서 다양한 겸험을 만든다고 한다. 그렇게 서로 관계를 맺는 사물은 그저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물이 된다. 매주 생산되는 자누리 비누들 중에서 어떤 비누는 살아있으며 심지어 영적인 힘(하우)을 가진 것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전해 받은 누군가는 열린 관계의 그물망으로 얽히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돌을 사람으로 대한다는 사고는 아주 낯설어 보이면서 또 한편으론 익숙하다.

일례로 최근에 '반려돌'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성수동, 부산의 핫한 편집샵 등에가면 둥글 둥글 귀여운 돌멩이들을 반려의 것으로 살 수 있다. 

 

 

그런데애니미즘에을 미신이라거나 원시문화라고 평가절하 하는 현대인들이 왜 돌멩이에게서 인격을 느끼고, 심지어 구매하는 걸까?

아마도 그 동글거리고, 매끈한 것에서 풍겨나오는 '무해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돌멩이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히 쉬고 싶다는 대리 만족도 한 몫 하는 듯 하다. 아무튼 돌멩이의 위로와 힐링이 상품으로 팔리는 것을 보며,  '야! 자본은 정말 귀신같이 틈새를 찾아 끝도 없이 파고드는 구나' 싶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보며 내가 제일 좋아했던 장면이다. 

이 돌들은 살아있는 사람이다. 

 

<기생충>에도 돌이 등장한다. 그런데 송강호가 들고 있는 수석은 동글동글 무해한 것이 아니다. 마치 자본주의 부와 권력에 대한 탐욕처럼 힘세고, 직선적이며, 위압적이다. 무기같다. 이 돌도 살아있는 것으로 취급된다.ㅎㅎ;;;;;

 

 

돌이야 그렇다 치고 하이테크놀로지 시대, 인간보다 더 우수하고 지적인 로봇, 심지어 스스로 발전해 가는 인공지능 사물들과 인간은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야 할 것인가. 그저 감탄하며 충실한 사용자가 되는 길 밖에 없을까.  하이테크놀로지 기반 사물들에게는 또 어떤 위험이 내포되어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누가 독점하는 가 등등 시의적인 문제들에 대해 고민거리를 남기며 세미나가 마무리 되었다. 

 

 

추가!

문탁에서 내 별명은 '토토로'

네이버 모 카페에선 '돌멩이'

유투브 계정 별명도 '돌멩이' 이다.

이거 꽤나 애니미스트 다운 별명들이다.

왠지 내게 애니미스트 기질이 있는 거 같다.

ㅋ.ㅋ

댓글 1
  • 2024-07-03 01:06

    반려돌? 처음 들어보는데, 흥미롭네요.
    자본이 귀신같이 파고 드는 것도 맞는 것 같고
    애니미즘이 잔존하여 자신을 드러내는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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