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칭성인류학 마지막 후기

2023-04-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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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자와 신이치의 <대칭성 인류학> 마지막 시간에는,

'행복'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대칭성 무의식'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새봄샘은 문탁에서의  활동들에서  <느닷없이 엄청난 희열, 벅찬 충만감, 주체할수 없을 정도의 풍요로운 기분>을 느꼈다고 수줍게 말씀하셨어요.

작년 에코프로젝트 에세이 발표때와 친구들과 함께 팽목항에 갔을때의 감각들이 '행복'과 비슷했던 것 같다고요.

낮달님은 문탁에서 친구들과 함께하는 식사시간을 예로 들어주셨어요. 정성스런 솜씨와 건강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밥상과 함께 만들어지는 풍요로운 기분말이죠.  함께하는 문탁의  밥상에서는  아무래도 대칭성 무의식이 흐르고 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기후정의행진에서 느꼈던  벅찬 기분도  이와 비슷할 것 같아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처음에는 행복이라는 개념이  무척 추상적이였는데,

<대칭성 무의식>과  관련된 희열이나 충만감, 풍요로운 기분등의 감각이나 감정으로 설명해보니,  슬슬 손에 만져지는 듯합니다. 

사회적으로 만들어지고 자본을 위해 작동하는 정량화된 행복개념이 우리를  행복이라는 감각과 더 멀어지게 하는건 아닐까요?

나이나 성차, 경제나 사회적 위계 때문에 우리는 행복의 바로 앞에서도 행복을 알아 보지  못한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이야기들을 만약 젊은 시절에 들었다면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었을까하는 의구심이  생기면서,

지금 문탁의 청년들이 얼마나 멋진 친구들인지 새삼 깨닫게 되기도 했어요.

그러나 압도적인 비대칭의 현실에서는 여전히, 우리 모두 대칭적 사고와 비대칭적 사고가 부딛히고 부대끼는 딜레마를 겪고 있지요.

-평범하게 흘러가는 일상세계의 시간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증여와 교환에 기초한 순환의 사이클입니다. 거기에 느닷없이 사이클을 끊고 신적인 순수한 증여가 수직으로 흘러 들어올 때,  엄청난 희열, 벅찬 충만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기분들이 샘솟는 것을 억제할 수 없습니다.-

-호모사피엔스의  행복은 유동적 지성인 대칭성 무의식 없이는 생각하는 것도 상상하는 것도 불가능하며, 현실화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합니다.-

이 압도적인 비대칭 현실을 벗어나 대칭성을 회복하기 위해 신이치는  불교와 더불어 또 하나의 재미난  개념을 들고 들어오는데요.

조르주 바타유의 <보편 경제학>개념이예요.

우리가 대칭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행복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필요하고,

그렇다면  '교환'에 의해 작동하는 <한정 경제학>에 필적할 만한  '증여'를 바탕으로 하는 다른 개념의 경제학을 만들어야 겠죠?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미 국가 이전의 삶에서 통용되던 경제가 존재했다는 거죠!!!  증여에 의해 움직이는 경제 시스템말이예요.

더 신박한 생각은  증여라는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자연수나 실수가 아닌 새로운 개념의 수가 필요한데, 

신이치는  사고개념의 수인 ' 초실수'와  '무한소'라는 수개념을 대입하자는 거예요.

증여에는 사용가치외에 사회적 가치나 위엄, 우정같은 것이 달라붙어 있잖아요. 

그러니까, 증여를 '초실수'로  증여에 달라붙어 있는 그 것들을  '무한소의 성운' 들로 생각해 보자는 거예요.

**무한소-0보다 크지만 어떤 수보다도 작은 양을 가진 수라는 수학개념. 0.1, 0.01, 0.001, 0.0001,...

이렇게 한 없이 나아가면서 나오는 작은 수들보다도 더 작다는 사고로서의 수 개념.

현실의 수라고는 할 수없지만 인간정신은 그런 수 관념을 가질 수 있고,

무한소는 현실 세계를  설명하는 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미적분학 탄생의 씨앗이 된 개념이다.

양자역학에서 원자모델이 전자 구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 처럼, 하나의 수 주변에 무한한 양들이 측정할 수도 없이

미세하게 무리지어 있는 것을 초실수 개념으로 떠올려 보면 어떨까하고  뚜버기샘께 얘기해 주셨어요.

선물을 주고 받을 때 물건 자체의 가격만으로는 환산할 수없는 것들이 증여의 행위 주변에 형성 된다고 보고 

초실수와 증여를 연결시킨 것이 무척 흥미롭다고 하셨죠.

샘의 친절한 설명으로 안개같던 초실수와 무한소도  아~ 주 초큼^^ 알듯 말듯 해졌네요~~

여기서 우리는 정령이나 천사개념을 함께 이야기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어요.

생각해 보면 누구나 때때로 정령이나 천사를 잊어버리거나,  잊고 싶거나 , 고려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죠.

우리는 압도적인 비대칭 사회, 즉 대칭이 무너진 세계에 살고 있으니까요... 

레비스트로스가 비꼬듯이 말합니다.

신화를 이야기하던 시대부터 컴퓨터를 조작하는 지금까지  인류의 사고 능력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유동적 지성 즉 대칭성 무의식은 우리 '마음'의 내부에서 변함없이 활동 하고 있으며, 

변한 것은 경제 시스템과 사회 구성원리 라고.

우리의 공부는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있고 , 신이치는 대칭성인류학으로 세계의 압도적 비대칭을 회복하고 싶은 거겠죠. 

신이치가 오래전 공동체에서 발견한 보편 경제학처럼, 우리에게도  복이라는  재미난 경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데요...

과연, 복이나 무진장을  바탕으로한  문탁의 실천과 실험들이 공동체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고 , 또  어디로 향하게 할까요 ?

그리고 매 시간, 내부와 외부의 앎이 섞이고 충돌하는 우리 세미나의 공부는 또 어디로 향하고 무엇을 남기게 될까요?^^

ㅎㅎ일단, <대칭성 인류학>을 통과한 우리는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로 옮겨 갑니다!!! 고고!!

 

•<사랑의 경제의 로고스> 2장까지 읽고 메모를 올려주세요~

 

 

 

 

댓글 11
  • 2023-04-10 20:02

    세미나 못가서 너무 아쉬웠는데 후기로 그마음 달래봅니다~^^
    대칭성의 많은 현실과 비대칭성의 의식들이 합해져 마음이 어디로 가고있을까요~?! ㅎㅎㅎ
    행복이라~~ 수학적 개념이 또 나오고 …ㅎ 사랑과 경제를 읽으며 또 어떤 이야기가 오고갈지 궁금하네요
    다음시간에는 아이들 참관수업이라 또 참여못해서 너무 아쉽습니다. 애들이 꼭 오라고 ㅜㅜㅜㅜ
    그 다음에 뵙겠습니다

  • 2023-04-10 21:13

    이번 후기가 전하는 그날의 분위기는 그 전주와는 사뭇 달라졌네요^^
    책 두 권 읽고나니 조금은 안개 속의 윤곽이 보이는 것 같지요?
    엑기스만 쏙 뽑아서 멋진 후기 써주신 참 쌤 고맙습니다~~

  • 2023-04-11 22:31

    메모 올립니다.

  • 2023-04-12 02:29

    메모 올려요.

    *비밀메모가 필터링되었습니다

  • 2023-04-12 02:38

    올려요

  • 2023-04-12 07:50

    "다른 사람에게 상찬을 받고 싶어서 그런 증여 행위를 한 것은 아닌가? 혹온 "신이나 부처 앞에서 선행을 쌓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한것은 아닌가?"라는 양심의 목소리로 인해 고통올 받게 되었던 겁니다.

    A는 교환과 순수증여 사이에서 분열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공중에 붕뜬 상태가 되어 괴로워하고 있는 겁니다. 고통이나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 증여라는 것이 과연존재하는 걸까요? 존재한다면 어떤 형태를 취해야 하는 걸까요? (28~29)

  • 2023-04-12 08:47

    p28
    A는 내면의 양심으로부터는 선행에 대한 상찬을 기대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즉 전혀 순수증여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셈입니다.)소년의 사고는 자신을 신의 위치로까지 끌어올릴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신도아닌 인간이 경솔하게 감히 보답이 발생하지 않는 증여를 시도해서는 안 됩니다. 게다가 소심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섣불리 그런 행위를 해서는 안되지요.
    >이 글을 다시 읽기 전에는 작가가 교환의 경제는 안좋은 것이고 증여는 그것보다 좋은것 그리고 그 위에 순수증여가 있다고 말한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은것 같다.

  • 2023-04-12 08:56

    세미나를 함께 해서 일까요.
    참님의 후기가 쏙 들어오네요. 초실수와 증여의 연결까지. 수업시간에 놓쳤는데 감사합니다^^
    지난 시간 짝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사랑고백같은 쑥스러움을 느꼈어요. 근데 저만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반가운 마음!
    앞으로 우리 세미나가 어디로 향할지 기대됩니다~

  • 2023-04-12 09:01

    ⟪위조지폐⟫ 이야기는 ⟪어린 사환의 신⟫의 반전상이다- 각자가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교환의 세계에 살고 있는 위조지폐 이야기속 작가의 친구를 생각해보자. 국회의원 A씨와 달리 작가의 친구는 경제적 손해 없이 자비심 많은 사람이라는 칭호까지 얻으려 했다. 그 결과는 무서운 증여의 발생이다. 만일 거지가 받은 선물(위조화폐)을 선물로서 순환시키려 하지 않고 교환의 거래에 사용한다면 그는 범죄자로 전락하게 될 테니 말이다.
    국회의원A나 작가의 친구로 대표되는 근대인들에게 교환의 바깥인 증여의 세계는 혼돈과 위험이 가득한 곳인지 잘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 참고 자료 <철학의 자연>에서 발췌
    고쿠분 – 저는 이번 대담을 위해 <카이에 소바주>의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를 다시 읽었습니다만 나카자와상은 그 책에서 시가 나오야의 <어린 사환의 신>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시가나오야의 <어린 사환의 신>은 ‘언젠가 초밥을 먹어보고 싶다’고 갈망하는 점원 일을 하는 어린 사환을 가엽게 여긴 귀족원 의원이 우연을 가장하여 어린 사환에게 스시를 사준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어린 사환은 이 우연을 신이 한 일로 단정짓고 귀족원의원은 뭔가 말할 수 없는 거북한 마음이 듭니다.
    이것은 순수한 증여라는 것이 어느 정도 어려운가를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증여는 필히 채권감각과 채무감각을 낳게 됩니다. 인간이 증여라는 것을 절단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겠습니까? 즉 인간은 증여에 의해 빚을 지는 부채감으로부터 어떻게서든 도망치고 싶습니다.
    나카자와 – 역시 증여를 인간이 행한다는 것은 어려운 거군요. 시가 나오야는 인간의 평범하고 사소한 감정도 놓치지 않는 심술궂은 사람인데 (^^) ‘어린 사환의 신’은 거기에 딱 맞는 심리를 특히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증여’라는 것은 인간과 인간을 특별히 깊은 수준에서 묶는 것이어서 그것을 뭔가 절단하고 싶다는 갈망도 생겨납니다.
    인간은, 증여의 차원과 그 절단의 차원을 씨실과 날실처럼 엮으면서 살아가는 생물입니다. 지금 많은 ‘증여’라는 씨실을 뜯어내 버렸고 교환의 날실만으로 이 세계를 구성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직물이 되지 않습니다. 경제의 차원에서도 정치의 차원에서도 그런 방향으로 점점 돌진하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인터넷 등을 통하여 다시 씨실을 번성시켜서 이것을 보완하려는 움직임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 두 차원은 인간 안에서 항상 부둥켜 안고 있으며, 상호간의 끊임없는 투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시스템은 증여성을 깍아없앤 ‘교환인간’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증여적인 부분을 모두 깍아내 버린다면 확실히 합리적인 개인이 되겠지만, 그것은 인간이라는 생물을 성립시키지 않습니다.

  • 2023-04-12 09:02

    -<어린 사환의 신>과 <위조화폐>는 거울의반전상과 같이 서로 를 비추면서, 근대사회 안에서 증여가 처해 있는 극도로 불안정한 입장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환의 체계 밖으로 나가는데는 위험이 빠르며, 따라서 교환의 체계에서 벗어난 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래 신의 영역)으로 불리던 장소를 향해 접근하게 된다는 것도 잘 묘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칠성당의 칠성님도, 기독교의 하느님도 똑같은 입장에 처해 있는 듯이 보입니다.-p32
    -자본주의는 다수의 관심을 가능한 한 좁은 범위 안에 가두어 놓음으로써 그 생명을 이어나간다. -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 p178)
    근대사회 이래로 교환의 체계 밖으로 나가는 행위는 우리를 심리적으로 힘들게 만든다. 증여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힘(자본의 논리)이 우리를 억압할수록 우리는 더 우울하고 무기력해지는게 아닌가?
    국회의원A는 자신의 행위가 신의 영역에 해당한다고 괴롭게 되고, 위조화폐를 준 친구는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거지가 겪게 될 끔찍한 경우의 수를 간과했다. 밥먹는 시간까지 쪼개어 일하는 택배노동자는 일의 강도에 비해 턱없이 적은 노동의 댓가를 받는다. 노동의 댓가와 노동의 가치는 상응하지 않는다. 우리가 저멀리 브라질이나 아프리카에서 오는 커피에 지불하는 것은 정당한가? 매년 커피 한잔의 값은 오르지만, 커피노동자들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는다. 에르메스가방이나 슈퍼카들은 그에 해당하는 화폐가치와 부합하는건가? 금딱지를 받는 유튜브 영상들은 어떨까? 노동이든 가치든 뭐든 상품화되어 시장에 복속되어 화폐로 환산하고 교환된다. 들여다보면 우리는 ‘교환’ 이라는 환상의 세계에 살고 있다. 자본사회는 교환이라는 환상을 우리에게 계속해서 주입시키고, 화폐에 상징을 꾹꾹 눌러 담아 그것을 자꾸만 욕망하게 만든다.
    왜 인류학자들이 ‘증여‘를 가져오는지 이제야 조금 알거 같다.

  • 2023-04-12 09:26

    메모 취합했습니다. 참고 자료 덧붙여 넣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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