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의 정원> 첫 번쨰 후기

사이
2022-08-1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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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의 정원 첫 번째 강의 후기입니다.

 

에코 프로젝트 가을학기가 <가이아의 정원> 강의로 문을 열었습니다!

노라샘이 이번학기 강사님인 블랙커피 샘을 소개해주셨어요. 블랙커피 샘은 작년에 가이아의 정원을 읽었는데, 올해부터 테라스 텃밭과 공동텃밭을 가꾸시면서 다시 이 책을 읽으니 더 와닿는 내용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밥상 위로 올라오는 음식 70% 넘게 석유가 들어가 있다는 말이 있다.’문장으로 강의가 시작되었는데 충격을 받았습니다. 최근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면서, 채소를 먹으면 친환경적으로 먹거리를 꾸리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사실 이 채소에도 화학비료나 제초제를 사용하면서 석유가 사용되고, 유통과정의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포장하고, 트럭으로 운송하고,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우리는 먹기 위해 석유를 써야만 합니다. 과연 석유 없는 먹거리가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셨습니다. 작은 텃밭으로 내 먹거리를 내 손으로 키우는 것은 바로 에너지를 자급하고, 다른 생명체에게도 서식지를 제공하는 지속가능한 생태농이라고 설명합니다.

 

퍼머컬쳐란?

이 책은 퍼머컬쳐를 소개하는데요. 퍼머 컬쳐 ‘퍼머넨트(permanent)’영속해 간다라는 의미와 ‘문화(culture)’ ‘농사(agriculture)’가 합쳐져서 ‘영속적인 농업’ ‘영속적인 문화’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퍼머컬쳐의 목표는 상호연결 관계인데요. 인위적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고, 자연의 순환에 인간이 참여하는 농사라고 합니다.

 

퍼머컬쳐의 창시자

이 농사는 호주 남부의 섬 태즈매니아 출신인 빌 모리슨이라는 사람에 의해 창시되었습니다. 또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분은 바로 일본 후쿠오카 마사노부가 자연농법을 통해 던졌던 철학적 논의라고 하는데요. 1913년 마사노부는 무(無)의 철학에 기초하여 ‘땅갈이도 하지 않고, 비료도 주지 않고, 농약도 하지 않고, 제초도 하지 않는’ 4무 농법을 창시했습니다. 이분의 철학은 자연이 주체로서 자연이 농사를 짓고 인간은 거기에 봉사하는 자연농법을 창시했습니다. 노자와 도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점이 너무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한국이 퍼머컬쳐의 원조라는 설도 있다고 하는데요. 여러 공동체에서 생태정원과 퍼머컬처를 실험하고 있는 사례도 소개해주셨습니다. <이제 시골> 이라는 책도 소개해주셨어요! 그리고 책에서 옮긴이도 퍼머컬처를 할머니의 텃밭을 떠올려보라고 말합니다.

가드닝은 Gadening 정원가꾸기 보다 ‘농사’에 더 가깝다

우리가 생각하는 서양의 가든 garden은 정원으로 번역되지만, 사실 동양의 정원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농사의 개념을 담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조금 더 명확하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퍼머커처 디자인은 300평에 적용하는 방법을 속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의 후에도 질문을 통해 과연 이 책이 우리 나라의 일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많이 논의해보았는데요. 그 점은 가을 학기 동안 내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생태정원이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생태정원은 ‘자연의 원리’를 활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연의 원리란 정원이 사람이라는 생물을 함께 연결시킨다는 점인데요. 사람도 자연의 한 부분으로 보면서 가드너 (농부)가 많이 일하게 하지 않게 생산성을 높이고, 미적으로 세련되었다고 합니다.

 

생태정원에서 활용되는 자연의 원리는 상호연결성, 다목적성, 다중성 이런 특징이 있는데요. 자연, 사람, 식물이 연결되고 다양성이 제일 중요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말이 바로 ‘자연은 헐벗은 땅, 한 가지 유형의 식물만 모여 있고, 똑같은 키와 뿌리 깊이를 가진 식생을 싫어한다. 또한 자연은 쟁기질을 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정원과 비교를 해주었는데요. 자연 정원은 사람에게 제공하는 먹거리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심속에서 보는 공원들은 거의 자연을 바라보기 때문에 훼손된 환경을 복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생태 정원은 합성 식물군집이라는 길드를 만들어서 인간이 참여할 수 있는 요소를 더합니다. 그동안 자연 보호는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절대 안 되고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었어요. 그동안 도심에서 봤던 것들이 공원에서 보는 <잔디 보호> 표지판이었고, 한 번도 환경 교육, 자연의 원리에 대해 배워본적이 없었죠. 그런데 에코 프로젝트를 통해서 자연은 사람이 함께 소통하고, 사람의 손길이 함께 할 때 더 회복력이 빠르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향모를 땋으며>에서도 읽었던 바구니 장인들이 나무를 벌목해야지 아기 나무들이 햇빛을 보며 자라날 수 있고 그것이 자연의 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너무 놀라왔거든요. 그것의 연장선상에서 ‘생태 정원’ ‘퍼머컬처’를 이해가 되더라고요.

 

성숙한 경관이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건 다양성

미성숙한 경관과 성숙한 경관을 비교하셨는데요. 미성숙한 경관은 바로 헐벗은 땅이고, 성숙한 경관은 빽빽한 숲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패턴과 순환이 있는 자연이 성숙한 숲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사람도 삶도 다양성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생태정원 디자인 - 자연을 닮은 패턴

다음은 다양한 생태정원 디자인을 살펴보았습니다. 자연을 바라보며 누구나 관찰할 수 있는 패턴을 정원에 활용해보는 것인데요. 자연을 바라보면 직선은 없고, 나선형, 물결모양, 나뭇가지 모양, 원형 등의 특정한 패턴이 규모의 차이만 있습니다. 이런 패턴은 태양 에너지, 물, 영양분을 효율적으로 모으기 위해 형성된 것이지요. 열쇠구멍 모양 두둑, 허브 나선, 만다라 같이 처음 본 텃밭의 모습에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가장자리’의 개념은 생태정원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가장자리란 경계에서 어떤 공간이 끝나는 곳이고 또 시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생물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서는 가장자리의 면적을 늘려야한다고 하는데요. 퍼머컬쳐에서는 극대화라기보다는 최적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가을학기 끝날 때는 함께 정원 디자인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저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고, 할아버지 할머니 댁을 가는 것도 아파트였어요. 그래서 할머니의 텃밭이 무엇인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는데 블랙커피 샘이 준비해주신 강의를 보면서 생태정원의 아주 미세한 스케치는 할 수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자연의 지혜를 통해서 삶을 성찰하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매끄럽게 진행해주신 담임 노라샘, 좋은 강의 준비해주신 블랙샘 감사합니다 🙂 

 

 

 

 

 

댓글 9
  • 2022-08-11 22:38

    사이님.  빠르고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2주만에 모였는데 엄청 오랫만에 만난듯 반가왔네요.

    퍼머컬쳐에 대해 배우는 강의가 책을 혼자 읽는것 보다 훨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요.

    3주 지나면 저도 블랙샘처럼 막 새로운 농업을 하고 싶어질까 겁이 납니다. 

  • 2022-08-11 23:51

    저는 봄여름을 지나면서 농사가 너무 어렵게 느껴졌어요.

    퍼머컬처는 사람이 가급적 덜 손대도록 한다니 정말 맘에 들더라고요. 거기까지 가기엔 더 큰 내공이 필요하겠죠? 

    그걸로 식량 자급은 어려울까 이야기 나눴던 게 제일 인상적이었어요. 식생활도 탄수화물 위주에서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 2022-08-12 00:30

    가을시즌 시작을 앞두고 폭우 피해들이 심해서 마음이 어수선했습니다.

    지금 눈앞에 보고 있는 무시무시한 결과들을 통해

    우리가 어떤 것을 놓치고 살아가는지 실감하고 있다고 할까요.

    그런데도 생태정원개념은 쉽지가 않아서 생각이 많아집니다ㅠㅠ

    머리로는 자연의 원리대로 살아야한다는 것을 백퍼 공감하면서도

    실제로는 저역시도 태어나 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이날은 고마리샘이 이른 새벽에 수확해 공동체에 선물해 주신

    고구마줄기김치 담그기를 도우면서도 제가 모르는게 많더라구요ㅋ

    그래도 실망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강화하기보다는

    또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야지 합니다.

    덕분에 여러분들이 함께 고구마줄기도 벗기고ㅋ 제철 김치를 맛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런 일들이 몸에 새겨지면 이 세상에서 조금 나은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나마 이전보다는ㅋㅋ

    사이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2022-08-12 10:37

    비주얼 자료와 조곤조곤 설명해 주신 덕분에 책보다 훨- 잼있는 강의였어요!  정원과 텃밭은 다른 것이라고, 둘 중 하나라 선택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둘이 사실은 구분되는 것이 아님을, 멋과 맛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생태정원이라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습니다. 작은 텃밭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에서 한층 더 높은 차원의 희망사항이 생겼다고 할까요? ㅋㅋ 더욱이 사람의 손은 거의 들지 않는다니.... 끌리지 않을 수 없었어요! 다만 시간이 좀 필요하죠. 성숙한 정원(숲)이 되려면 2-30년은 걸린다니... 아, 마음이 급해집니다. ㅎㅎㅎ

  • 2022-08-12 11:00

    강의를 듣고 책 내용이 정리되면서 이해되어 좋았는데, 이렇게 후기로 정리된 것을 읽으니 퍼머컬쳐의 개념이  머리에 쏙 들어오네요!

    마당에 상추, 치커리, 깻잎, 고추, 가시오이 등을 일자로 자리잡아 심어놨는데, 저희집같이 작은 마당에는 열쇠구멍 모양 두둑을 응용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내년에는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실은 거의 돌보지 않고 내버려두어 길고양이가 자유롭게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자리잡고 살던 때가 생태정원에 훨씬 가까웠던 거 같습니다^^;;;)

  • 2022-08-12 15:12

     

    마침,

    -생성은 ‘사이’에서 일어난다-는  책의 한 구절을 읽고

    ‘사이’님의 후기를 읽으니, 😁

    사이님에게 일어날 변화와

    우리에게 일어날 변화의 힘들이 느껴지는 듯 했어요.

    이번 시즌은

    블랙님의 알차고 재미난 강의를 만날수 있어서

    더욱 들뜹니다^^

    첫 시간에는 

    ‘상호의존’과  ‘그물망’ , ‘자연이 일하게 하라’는 등등,

    끌리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더 알고 싶어져요😁

     

     

     

     

     

  • 2022-08-15 08:36

    농부가 많이 일하지 않게 하게 생산성을 높이고 미적으로 세련되기까지 하다니,
    몸 움직이는 것에 서투른 내게 생태정원이 딱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가을 학기는 몇 년 후에 바로 활용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사이님 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

  • 2022-08-16 15:52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는 걸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휘어지고 덧붙여지고 겹치고 포개지는 것

    아름다움과 필요가 어우러지는 장소

    집마당을 그런 정원이자 텃밭으로 일구어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가을학기 공부 잘하면 가능할까요?

     

  • 2022-08-16 18:48

    사이님, 덕분에 복습 제대로 하네요. 감사해요.

    처음엔 참 책 읽을 힘이 나지 않더라구요. 당장 내 밭이 있는 것도 아니고 농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삼백평 이랬나요? 미국처럼 마당과 집이 있는 단독주택을 떠올리면 책을 접고 싶었어요.  그래도 책 뒤에, 저자가 도시로 이사가서 사는 이야기도 읽어보고 세미나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퍼머컬쳐 개념들을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면면이 보여서 좋았어요. 

    그래도 아직 우리 주변의 아파트들, 아스팔트나 시멘트 길들을 자꾸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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