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에서왕으로> 후반부 후기

봄바람
2023-03-19 21:53
276

<곰에서 왕으로> 두번째 후기

두번째 시간. 아파서 지난주에 못 오셨던 임혜진님과 시니(전재은)님께서 새로 합류해 주셨습니다. 두번째 시간은 <곰에서 왕으로>후반부를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왕이 되지 않은 수장’의 역할과 덕목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166p‘베풀기’는 ‘문화적 행동’의 최고봉에 해당합니다. 수장은 자신의 탐욕을 억제하고 부족 사람들의 욕망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수장이라는 존재는 항상 ’문화’의 원리를 체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샤먼이나 전사는 ‘자연’의 영역을 향해 적극적으로 접근해가고자 하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에 수장과 샤먼 /전사의 근본적인 차이가 나타나 있으며, 동시에 수장과 왕/권력자와의 성격의 차이도 분명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낮달님께서 수장, 샤먼/전사의 차이를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이들이 구별되는 역할이 이었다는 것, 성격도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P167,168, 수장이 사람들 앞에 서서 뭔가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모두를 즐겁게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평화나 조화, 성실 같은 것은 생활의 여러 면에서 대칭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회에서는 모두가 바라던 가치이며, 매일 같이 그것을 되새겨줄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낮달님께서 수장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마치 우리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물려받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고 할머니가 밤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셨다는 엄마의 말을 떠올리면서 옛 사람들의 정신적 능력에 대해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됨. 새봄님께서도 종교 지도자가 고리타분한 설교가 아니라 수장처럼 멋진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되새겨준다면 훨씬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수장이 없는 우리에겐 이런 세미나 시간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혹 모두가 수장이 되고 싶은 건 아닌지 ^^. 참님께서는 불협화음의 ‘어느새 힙합이 안 멋진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권력에 왜곡되지 않은 노래를 부르는 수장이 그립다고 했다.

P184,185일본의 조몬 사회는 이미 계층화가 충분히 발달된 사회였고, 아메리카 북서해안의 인디언 사회도 계층화가 이루어져 귀족도 생기고 노예도 있어서 루소가 말한 ‘불평등 사회’였는데, 나라=국가는 탄생하지 않았고, 계층화가 이루어져 있었다면 대칭성 사회라고 할 수 있을지, 노예가 있다는 건 인간 사회가 불평등이 행해지는 사회가 아닌지에 대해 새봄님이 의견을 주셨습니다.

P199,’하마차’제의에 대해 낮달님은 남성이 식인 기질을 가져야 뛰어난 남성으로 여겼을 것이라는 해석도 좀 미심쩍다. 굳이 식인 기질이 아니더라도 남성 다움을 표현할 요소는 많았을 것 같아서 그렇다. 그보다 당시 먹을 것을 구하기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식인의 역사나 사건이 실제 있었고, 그 충격과 혼란과 고통을 반복하고 싶지 않는 마음에서 이런 제의가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보는 편이 나에겐 더 쉽게 다가온다, 식인이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존재가 주변에 있다며 그 고통이나 아픔을 바로 쉽게 떠올릴 수 있을 테니깐..

P206~208 신석기의 전쟁과 현대의 전쟁, 신석기의 전쟁은 모욕의 보복으로 균형의 회복을 목적으로 하지만 현대사회에서의 전쟁은 자본축적이 목적이다. 대칭적 사고를 잃어버린 전쟁은 더 끔찍한 학살과 야만으로 이어진다, 낮달님은, 전쟁에서 사망자 군인의 숫자로 전쟁의 야만성을 카운트하는 유일한 지표가 될 수 없고, 오히려 많은 현상을 감출 수 있겠다고 생각.

P220~221”인류의 지적 능력은 이렇게 ‘야생의 사고’와 초월을 둘러싼 ‘종교적 사고’를 동시에 발생시킬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그것은 마치 자연계에서 곰이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임과 동시에, 인간을 파괴하는, 자연 깊숙이 숨겨져 있는 권력을 나타내는 ‘식인’ 동물이기도 했다는 점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칭성의 지혜는 이처럼 두 방향으로 뻗어 나가고자 하는 사고의 경향에 균형을 부여해, 뇌의 활동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폭주하지 않도록 계속 주의를 기울이는 배려를 해왔습니다,  국가의 탄생과 동시에 문화는 대칭성의 균형을 상실하고 문명으로 변하고 말았으며 문명과 야만의 차이를 인식하게 되었다고 언급한다. 대칭성을 유지하며 살아온 사회들을 살펴보는 흐름의 끝에서 어떻게 문명이 발생했으며 야만이 탄생했는지 보여준다고 뚜버기님이 메모했습니다.

참님의 생각 중에, 신이치는 대칭성 사회의 사람들 이야말로 폴 발레리가 정의한 ‘아나키즘-자신의 이성이 납득할 수 없는 명령이나 규율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는 태도-의 실천자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개체성의 상실이 아나키즘적 태도를 삭제했고 개인의 무사유가 낳은 ‘악의 평범성’을 초래한 것일까? 신석기 전쟁과 다르게 현대의 전쟁에서 학살과 야만이 이뤄지는 맥락과 이어지는 것 같다.

P238카스트 제도가 관념이나 추상성에 우위를 부여하는 사상에 근거한 사회 시스템 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레비스트로스가 현대 예술에 관한 인터뷰 중 “추상화는 일종의 도피를 열망합니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우리가 사는 세계와 추상화가가 그리는 세계와 같지 않다면서 회화의 질서에 대해 닫힌 우주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의도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거대한 벽면을 장식하는 일부 추상화에 대한 나의 불편한 감정이랑 연결되는 거 같다고 참님이 언급해 주셨다.

뚜버기님의 후반부 메모중에서

유동적인 지성이 대칭성의 사고, 곧 야생의 사고를 낳았지만 동시에 그 안에는 야생의 사고를 무너뜨리는 힘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칭성의 사회는 이를 예견하고 있었기에 넘어서는 안되는 한계를 부여하여 대칭성을 유지하기 위한 사유체계와 장치를 내부에 정교하게 구축하고 있었다. 인류학자들은 이를 선험적 예견장치라 부르는 것 같다. 이를 무시하고 문화와 자연사이의 이종교배를 통해 국가권력과 문명이 탄생한 뒤에, 대칭성을 지키기 위한 장치로서 오래동안 인류와 함께 해온 야생의 사고는 야만적인 미신으로 조롱당하게 되었다. 문명의 폭주는 쉽사리, 자연을 개발과 연구 혹은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국가 없는 사회들은 진보의 수준에서 미개한 단계이고 국가를 이룬 사회는 보다 발전된 사회가 아니었다. 국가권력의 위험을 경계하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훨씬 더 정교한 사회체계를 이루었던 사회들은 문명의 폭력을 만나 죽음을 맞이했던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이다. 하지만 이 세계가 마지막 단계라 고는 말할 수 없다. 우리는 문명이 어떻게 지구를 황폐하게 만들고 있는지 목도하고 있는 중이다. 방향의전환이 필요한 이 시점에 ‘대칭성을 유지하려는 태도’는 우리에게 중요한 영감을 주고 있다.

돌아서면 하얀 백지에 까만 단어 몇 개만 생각나는데, 현장에서 메모를 하지 못해 후기를 적는데 많이 놓쳤습니다. 모두에게 소중한 기록 일 텐데 미안합니다.

댓글 9
  • 2023-03-19 23:09

    봄바람처럼 짠 하고 나타나신 봄바람쌤^^
    익숙치 않은 문탁스타일의 세미나일텐데 선뜻 발제도 맡아주시고 후기까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메모와 나눈 이야기들을 잘 정리해주셔서 그 날의 기억을 다시 돌아보게 되네요!

    저는 후반부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국가가 없는 사회라고 모두 수평적이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부분입니다. 재분배의 통로로서 수장에게 권력이 집중될 수도 있었을 거구요.
    그러니까 국가가 있는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논의를 뭉뚱그리기 보다는 그럼에도 한계를 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 이 책의 논지였던 것 같아요.
    한계를 넘지 않기 위해 시의적절한 리더쉽을 가직고 있었던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섬세한 사회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읽으면서는 이전과 달리 그런 섬세함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시적 사고가 중요하구나, 요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셈나 끝나고 동네 한바퀴 돌면서 주변의 생명들에게 무심했던 눈길을 주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겠습니다~ 때마침 봄이니까요 ㅎㅎ

  • 2023-03-20 08:57

    좋거나 나쁘거나로 쉽게 판단해버리기 일쑤인
    이 병든 마음을 어떻게 섬세하게 만들까요?
    유동적 지성도 어떻게 쓰이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 2023-03-21 22:48

    봄바람샘~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가물가물한 지난 시간이 꼼꼼히 정리가 되네요.
    작년 문탁 처음 와서 저도 익숙하지 않은 세미나와 후기 쓰기에 당황했었는데^^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ㅎㅎ
    샘의 발제와 후기 덕분에 세미나가 풍성해지네요.

  • 2023-03-21 23:14

    신화는 현실에 타협한다/현실은 신화에 타협한다
    p35 신화적 사고 특유의 대칭성의 사고방식을 지나치게 중시하면, 비대칭성을 원리로 해서 움직이는 현실세계의 행동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되고 맙니다. 그래서 신화는 일종의 타협안을 제시해, 이런 딜레마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p36 이 타협안에는 ‘분리할 것’과 ‘유대관계를 형성할 것’, 즉 비대칭성의 원리와 대칭성의 원리 사이에서 균형을 형성하고자 심사숙고 끝에 탄생시킨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긴 안목에서 보면 가능한 한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사려 깊은 지혜를 토대로 한 윤리를 성공적으로 탄생시켰습니다.
    신화는 적극적으로 현실에 타협했는데 우리 현실은 무지하게 신화에 타협하지 않고 완강하게 비대칭성의 원리에 의해 움직여 왔다는 사실이 새삼 다가왔다.첫 시간만 해도 왜 자꾸 황당한 신화 얘기만 하나, 다른 방식으로 설득할 수 없을 까 생각했는데 갈까마귀가 부리로 균열을 낸 것처럼 내 생각에도 틈이 벌어지고 있다.

  • 2023-03-22 00:53

    68 우리가 다루어온 ‘국가를 갖지 않는 사회’의 사람들 곁에서, 신화는 사람들을 광신으로 몰아넣는 것과는 반대로 사람들의 열광을 다스리는 지혜의 복주머니 역할을 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비대칭성의 사고가 폭주하고 오만하기 짝이 없어진 지성의 남용이 횡행하는 것에 제동을 걸어,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치명적으로 파괴되지 않도록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사람들의 마음에 신화가 계속 살아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조는, 유동적 지성의 구조는 남아 있다고 해도… 사람들의 마음에서 신화의 영역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될까? 병자로 치부되는 이들이 늘어날까?]

    74 두개골의 구조에 대한 연구에 의해,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는 못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유력해졌습니다.
    [최근 연구는 네안데르탈인도 같은 언어 능력,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 등을 가졌을 것이라고 한다.. 저 ’두개골 구조에 대한 연구‘가 골상학을 말한다면.. 골상학은 인종차별의 근거가 된 역사가 있지않은가..
    그냥 어린시절이 짧아서… 무의식이 발달하지 않았고 저자가 말하는 현생인류의 특징인 상징적인 사고 능력이 없거나 부족했다고 말하면? 현생인류와 비슷한 언어능력을 가졌다고 한다면 이 주장은 힘을 잃을까?
    언어발달관련 유전자 FOXP2.. 네안데르탈인..현생인류 조상 모두 갖고 있어..유사한 언어능력을 가졌을 것이다..가 최근 이론 ]
    상징적인 사고에는 반드시 무의식이 필요하다. 78..이라고 말하는데.. 네안데르탈인의 무덤, 무덤에 꽃을 뿌린 흔적.. 이런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조상의 결혼 등..
    오랜 미숙기간… 미숙기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부분으로만 논리 전개가 어려울까? 언어를 너무 빨리 강요로 공부한 어린이들이 어린시절 겪는 문제들이 떠오른다]

    79.. 그러나 거기에 없는 것이 딱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시적인 언어입니다. 무의식에 근거하지 않은 언어에는 시적인 것이 탄생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무덤에 꽃..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

    122 이 구아라니 사람들은 이미 수백 년 동안 정글 속에서 방랑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의 삶을 지극히 불행한 것으로 생각해, 그런 불행이 근절된 완성된 세계를 찾아 이동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분들의 하루 하루는 어떨까? 삶이 지극히 불행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1의 원리를 경계하기 때문에 하루 하루 순간 순간 더 지혜롭고 행복할까? ]

    127 신화적 사고가 살아있던 대칭성의 사회에서 ‘힘의 원천’은 인간이 만든 세계 밖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힘의 원천’은 자연 속에 깊숙이 숨어 있어, 숲의 왕인 곰과 같은 특별한 동물들 이외에는 아무도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 왕과 정부가 사회 내부에 ‘인간 내지는 신의 권력’이라는 형태로 ‘힘의 원천’을 갖고 들어오자, 예전에는 자유롭게 ‘힘의 원천’에 접촉할 수 있었던 대중과 자연은 이제 접촉은커녕 접근조차 불가능해지고 말았습니다. ..
    [인간이 힘의 원천에 접근할 수 없었다고 했다가.. 예전에는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었던 대중..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서.. ]

  • 2023-03-22 07:15

    p117 그 이유는 크리스트쿄 교리의 핵심인 삼위일체의 사고 속에 숨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크리스트교의 정통 교리에서 신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세 페르소나를 갖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성령은 본래 스피리트의 일종입니다. 즉 고차원적이고 유동적이며, 대칭성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무의식의 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마음'의 작용을 '성스러운 스피리트'로 바꾸어 신의 본질의 일부로 포함시킨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크리스트교는 대칭성의 논리와 비대칭성의 논리라는 복논리에 의해 형성된 특이한 일신교 형태를 실현한 셈임니다. 일신교의 골격안에 무의식의 본질 중 하나인 증식성을 요령껏 섞어 넣은 셈이지요.

    이해하고 싶은데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올려봅니다 ^^;;

  • 2023-03-22 08:24

    P89
    무의식은 언어를 구성한다
    현생인류의 언어에서 구체적인 단어의 표현은 무의식 쪽에서 자율적인 운동을 통해 밀어붙이는 스스로를 구성하는 질서' 와, 완성된 언어체계로서 ‘이미 구성된 질서' 가 서로를 규정하고 알력 다툼을 벌이고 있는 장소에서 이루어진다는 거지요. 유동적인 무의식에 내재하는 운동경향이 언어구조를 밀어올리는 거라고도 할 수 있고, 언어구조가 무의식에 영향을 미처, 운동성향을 결정하는 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현생인류의 언어는 단순히 '시스템 (제제)으로서 작용하지 않으며, 시스템의 움직임에는 반드시 무의식이 강력한 영향력 을 미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현상은 네안데르탈인의 마음에는 일 어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요?
    언어 내부에서 발견되는 이 이중성 그 이후의 인류가 만들어내는 온갖 제도의 본질을 결정하게 됩니다.
    - 어쩌면 언어내부에서 발견되는 이중성은 ( 현대사회에서는 대칭성에 기반한 마음의 활동, 즉 복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우리 마음을 예술이나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의 제한된 활동이나 마음의 병리로 인정하는 것 p91) 일상생활에서 느낄수 있는 부분이다. 의식을 잠깐 놓치는 사이 끼어드는 말이나 행동들이 그렇다. 농담이나 말실수가 그에 해당. 언어의 미끄러짐도 거기서 나오는거 아닌가?
    - 해러웨이가 사이보그 선언해서 말했던 ‘이종언어’을 향한 꿈도 우리가 회복해야할 대칭성의 원리를 지나가야 하는 길일까?
    -타자와 부분적으로 연결되고 우리를 이루는 부분 모두와 소통하면서 일상의 경계를 능숙하게 재구성하는 작업을 해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
    사이보그 이미지는 우리 자신에게 우리의 몸과 도구를 설명해왔던 이원론의 미로에서 탈출하는 길을 보여줄 수 있다. 이것은 공통 언어를 향한 꿈이 아니라, 불신앙을 통한 강력한 이종언어를 향한 꿈이다.-해러웨이선언문 중-

  • 2023-03-22 08:59

    오늘쌤 이해에 참고가 될까요? 나카자와 신이치가 쓴 <녹색자본론>에서 요약 정리해 보았습니다. (첨부파일)

  • 2023-03-22 09:18

    낮달님 메모보고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의 해당부분이 떠올라서 찾아보았어요....

    ……그들은 아주 최근까지도 그들의 진정한 고향을 찾아 방랑해 왔다. …… 그리고 매번 사악한 대지의 경계이자 목적지가 거의 보이는 해변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동일한 신의 계략과 동일한 고통과 좌절, 즉 영원한 장애인 태양과의 사이에 놓인 바닷길을 만나게 되었다.
    이제 그들은 그 수도 적고, 자신들이 신의 죽음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 스스로의 죽음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닌 지를 자문한다. 우리는 최후의 인간들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는다.……그들을 포기하지 않도록하는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그들은 맹목적이고 미친 것일까? 좌절도 힘겨움도, 하늘의 침묵도, 반복되는 불행도 그들의 생각을 바꾸지 못한다. 때로는 신들도 말씀을 내려 주시지 않을까? 숲 속 깊숙한 어느 곳에서 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선택받은 자가 언제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날 밤 신의 혼이 깃든 한 인디언의 입을 통해 투판은 오래된 약속을 되풀이했다. “아들아, 우리가 불완전한 대지로 보낸 자들을 우리는 번영시킬 것이다. 그들은 반려자를 만나 결혼하여 아이들을 낳을 것이다. ㄱ들이 그곳에 도달하지 못하면 그들에게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이러한 것 모두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 - 하나에 속하는 모든 것 - 한눈을 팔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 원치 않는 불행을 없애는 데만 주의를 기울이는 과라니 인디언들은 다시 다음과 같은 신의 목소리에 즐겁게 귀기울이는 것이다. “나 투판이 너희들에게 조언하겠다. 이 가르침 중에서 한 가지라도 너희들의 귀에 남게 된다면 너희들은 내가 남긴 흔적을 알게 될 것이다. [……] 나는 먼 곳으로, 더욱 먼 곳으로 가고 있어 너희들은 다시는 나를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나의 여러 가지 이름을 잊지 말거라.”(1972)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216~219쪽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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