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대신 'SF' 클래식, 네 번째 시간

호면
2023-04-02 21:51
396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아이, 로봇’ 의 첫 번째 시간, 소설에 수록된 10개의 연작 단편중 5개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아이, 로봇에서는 여러 유형의 ‘문제적 로봇’들이 나오는 데요, 이 로봇들이 일으키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인간과 로봇의 관계를 어떻게 사유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로 나누었습니다.

 

  생각하는 로봇 큐티의 문제 – 우주기지 관리의 임무를 맡은 로봇 ‘큐티’는 생각하는 로봇입니다. 하지만 큐티의 문제점은 생각하는 로봇인 관계로 자꾸 로봇인 ‘나’라는 존재의 근원은 무엇인가 하는 의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큐티는 결국 자신보다 나을 것이 없는, 약하고 강도도 떨어지는 유기물로 만들어진 인간들이 인간보다 우수한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에 의심을 품죠. 하지만 큐티를 조립한 파웰과 도노반 두 사람은 큐티에게 큐티 자신이 그저 ‘로봇’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끊임 없이 이야기 하지만 큐티는 그것에 대해 좀처럼 믿지 않습니다. 명식 쌤은 엄청나게 많은 첨단기술을 쓰고 있는데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쓰는 것, 인간이 자신이 만든 기술을 온전히 통제 하지 못하는 것을 풍자하는 블랙 코메디 같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한편 인간보다 더 우수하다고 여겨지는 피조물이 나왔을 때 (예를 들어 현재이슈가 되고 있는 AI와 같은)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 대응 할까? 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아이, 로봇’의 세계에서는 로봇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일이 생기자 지구에서의 로봇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 시키고 이들에게 인간은 할 수 없는 우주 개척의 임무를 맡겼습니다. 우주의 자원과 에너지를 이들을 통해서 채취하고 지구의 인간이 이득을 얻는 형태로 말이죠. 로봇을 인간이 볼 수 없는곳에 밀어 넣고 그들을 착취 하여 이득을 얻는 것,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닐까요?

갑자기 일만 하던 로봇들이 반란을 일으켜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2편이 나오는 일도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소녀를 사랑한 로봇 로비의 문제 - 로봇은 과연 인간과 교감할 수 있을까요? 아이 로봇에서는 소녀를 사랑한 로봇 로비가 등장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유모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비는 글로리아의 좋은 친구입니다. 하지만 글로리아가 로비가 아닌 다른 인간 아이들과 놀려 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느낀 글로리아의 어머니는 로비와 글로리아를 떼어 놓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로봇의 충직함과 성실함은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영역입니다. 

  하지만 이런 로비, 아니 로봇의 충직함이 로봇과 관계를 맺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자신의 주인에게 절대 충성하는 로봇은 결코 ‘노’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관계 맺음의 능력은 실패와 좌절에서 발전 해 나갈 수 있는 것인데, 로봇은 사람에게 관계맺음의 능력을 박탈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제기 되었습니다.

  로봇을 만드는 사람들은 문제가 없는 편안한 세상을 꿈꿉니다. 그 욕망에 따라 로봇을 만들었지만, 결국 그 로봇도 결국은 문제를 일으키는 대상입니다. 그리고 로봇이 일으키는 문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해결 방식을 요구합니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로봇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세상이 결코 편안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  로봇과 인간이 만나는 세계는 결코 인간의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어떤 로봇들이 등장해 또 어떤 사고를 칠지 궁금해집니다.

 

 

 

 

댓글 2
  • 2023-04-03 12:50

    좋은 후기, 좋은 정리 감사드립니다! 로봇이라는 존재에 대한 단편들로 참 다양한 지점에서의 생각할 거리들을 주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세미나를 하면 할수록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이, 결국 로봇이 하나의 거울상이 되어 우리는 비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 2023-04-04 20:54

    의외로 첫번째 소설, 아이돌봄이 로봇 로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네요! 과연 내 자식, 내 부모를 로봇이 돌본다고 했을때 받아들일수 있을까!?

    저는 로봇에 대한 고민이 먼 미래의 고민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로봇!하면 바로 떠오르는 '인간형 안드로이드'는 나오기는 시간이 더 걸릴테지만… 저번주 세미나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로봇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겠구나, 이미 우리의 삶에 가까이있구나 싶었습니다. (로봇청소기, 말하는 미미, 인공지능 교육...등등)
    그리고 인간이 얼마나 쉽게 기계를 생명이 있다는 듯이 대하는지 보면 ‘로봇을 도구/생명/사람으로 취급해야할까?’하는 질문도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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