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낭독 읽기 시험해보기 2회차

작은물방울
2022-01-03 13:23
235

에피쿠로스의 <쾌락>

플라톤의 <향연>

혼자라면 결코 네버 읽지 않았을 것인 텍스트를 낭독 읽기 (아무튼 읽기?) 에서 시험삼아 읽어봤다.

 

나랑 인디언 쌤이랑 웃음이 터진 구절 중 하나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이 우리의 위(gaster)가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위가 무한한 용량을 가진다"라는

잘못된 의견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에피쿠로스 <쾌락> 중

 

배터지게 먹는 것과 쾌락과는 전혀 관련이 없단다. 

 

그리고 <향연>은 만찬에 초대된 당대 철학자들의 토론 또는 대화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이런 내용이 적혀있다.

어제 거나하게 술을 먹었는데 오늘도 해장술을 들이키느냐 마느냐....

확인 들어가보자

"나로서는 어제 술판 때문에 정말이지 아주 버거운 상태여서 약간 숨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자네들에게 말해야겠는데,

자네들 중 상당수도 그러리라고 생각하네. 자네들도 어제 참석했으니까 말이네.

그러니 어떤 방식으로 우리가 가능한 쉽게 술을 마실 수 있을지 숙고해 보게들." 

 

이런 글을 읽으면 타임머신을 타고 그들을 만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술친구들 같기도 하고 든든한 위를 자랑하는 가까운 동거인들 같기도 해서 말이다.

 

혹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이야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서 망설이시는 분 계시다면 

꼭 발제 없이 에세이 없이 그냥 그저 그 시간에 들어와 두 시간을 읽어보시라...

거기엔  매번 똑같은 잘못에 걸려 넘어지는 인간들의 모습들과 욕망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모습

그리고 그것에 대한 고민들,  오늘 내가 한 고민과 같은 고민을 하는 고대인들을 만나게 되니까 말이다.

만나게 되면 어렵지 않고 친근한 이들이다. ㅋㅋ

 

참고로 1월 5일 수요일 10시에는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을 읽습니다.

 

 

 

댓글 4
  • 2022-01-03 18:46

    낭독으로 만난 <쾌락>과 <향연>, 좋던데요!!

    묵독할 때와는 정말 다르게 읽히는 느낌이었어요.

    특히 <향연>을 낭독으로 읽으니 단어 하나 하나가 새롭더라고요.^^

    근데.. 제가 생각한 지난 주 후기의 (가)와는 다른 해석인 (나), 요것도 아주 참신하고 유머러스합니다!! ㅎㅎㅎ

  • 2022-01-03 22:37

    처음엔 사실 반신반의 하였습니다만, 해보니 이게 묘미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특징적인건 계속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ㅋㅋㅋ 이게 읽어가는 '형식'과 관련된 것 같은데요. 읽을 분량(가령 한 단락, 한 문장 같은 식으로)을 정해놓고 읽지 않고, '읽고 싶은 만큼'으로 하니까 텍스트에서 눈을 떼면 그대로 버스가 떠나고 마는 것이죠. 상황이 그렇다보니 읽는 동안에는 충실하게 텍스트와 한 몸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혼자 달리기를 하는 것과 여럿이 달리기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힘들어도 계속 뛰어야 해요. 그래야 운동이 되죠.

     

    이외에 약간 엉뚱한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텍스트', 그러니까 읽고 있는 글의 '내용'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형식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텍스트의 내용이 딱히 재미가 없더라도 소리를 내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형식 그 자체에서 오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물방울샘도 쓰셨지만, 그래서 엄청나게 재미없는(또는 읽기 힘든) 텍스트를 일부러 이렇게 읽어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아-중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나 [율리시즈] 같은 책들을 이렇게 읽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불어 [서간집]류의 책들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 2022-01-04 08:53

    생각이 입과 눈을 못따라가서 매순간 놓친버스 뒤따라가는 심정이지만ᆢ ㅜ

    그래도 뛰다보면 정류장에 어찌어찌 도착하게는 될는지라서 뿌듯하겠죠?

     

    물방울샘의 (나)! 저도 큰웃음^^^^

  • 2022-03-07 01:36

    으아… 낮썰고 이해안가는 이 책을 소리내어 읽는 속도로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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