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악어떼 엠티 후기 "우리, 3년 후에 또 만나요"

청량리
2023-01-08 22:52
726

2023 악어떼 엠티 후기 

"우리, 3년 후에 또 만나요"

 

 

아직까지 아이들은 엠티장소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정선 하이원 리조트를 다녀온 후 3년 만에 떠나는 엠티 장소가 ‘좋은친구센터’인 걸 알면 혹여나 아이들이 실망할까봐, 밥 먹고 볼링 칠 때까지도 이야기를 안 해 줬습니다.

그런데 이번 엠티를 다녀와 보니, 어차피 그곳이 정선이든 워싱턴 D.C든 동천동이든 크게 상관없어 보였습니다. 함께 웃고 떠들고 울고 술 마시는 데, 굳이 장소가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거두절미하고 악어떼 엠티는 3년 후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모이는 것으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거기가 어디냐고요? 그건 조금 있다가 알려드릴께요.

 

윤식당

강원도 시골밥집 같은 분위기의 ‘윤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먹는 것으로 악어떼 엠티의 공식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먹은 가정식 백반에는 맛난 ‘조기구이’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명동 한복판에 있는 식당 같아서 그런지 손님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윤식당'에서 후식으로 나온 귤, 을 까고 계신 물방울의 손(왼쪽)>

 

볼링장

이제는 본격적인 게임으로 볼링을 치러갔습니다. 조편성을 먼저 해야겠지요? 준상팀, 우현팀, 따따루팀, 청량리팀. 이렇게 4팀입니다. 볼링, 재밌었습니다. 오랜만에 모여 다소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없애주는 데 몸을 쓰는 것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스트라이크나 스페어 처리를 하고 나면 몸에서 절로 함성이 나오고,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 칩니다. 못 쳐도 괜찮습니다. ‘거터’에 공이 굴러가도 상관없습니다. 즐기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렇게 한바탕 놀고 나니 땀이 나 몸이 좀 풀렸고, 소리를 질러 목이 좀 잠겼습니다.

<볼링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우현팀(좌측)'>

 

삼겹살과 설익은 밥

장소를 '좋은친구센터'로 옮기고 짐을 풀었습니다.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저녁 먹을 시간입니다. 머스마들이 시커멓게 모여 있으니 메뉴는 자연스레 '삽겹살'로 정해졌습니다. 여기서 퀴즈!! 따따루는 과연 몇 인분을 구웠을까요?  그 와중에 물방울은 밥통의 취사버튼이 고장 난 걸 확인하지 못해 설익은 밥을 부여잡고 울상입니다. 노라가 그 밥에 전자렌지로 응급처치를 합니다. 다행히 먹을 만합니다. 밥상에 모여앉아 맛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아니, 이럴수가...좋은친구센터에서 우연히 풍경과 세빈을 만났습니다. 목사님에게 밴드 관련된 무언가를 배우러 왔다고 합니다. 근황 이야기들으며 저녁까지 같이 먹었습니다. 세빈의 등장으로 악어떼가 수근거립니다. "저....숙녀분은.....누구신지요?" 이제 고2가 된 그녀는 한때 문탁의 대표어린이였답니다.> 

 

<몸풀기 퀴즈. 계란 한 판의 가격은? 일산의 마트물가 기준입니다. 무항생재 유기농 계란을 사 드셨던 준상쌤은 9,000원을 불러 틀렸습니다.>

 

 

스피드퀴즈

짐을 풀고 거실에 앉아 있어 보니, 3년 전 엠티의 기억이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여럿이 모였을 때 ‘스피드 퀴즈’가 빠질 수 없습니다. 아까 만나서 점심 먹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보고 듣고 먹은 것들 중에서 10개를 골라 퀴즈로 내는 것입니다. 우리팀은 윤성, 윤호, 자룡, 겸서, 청량리입니다. 퀴즈 문제로 뭘 낼까, 하다가 아까 밥 먹으면서 말했던, 말레이시아의 ‘쿠칭’에 산다고 했던 윤성의 여자친구가 생각났습니다. 그렇지. 이건 절대로 못 맞추겠지? 쿠칭?? 3년 후, 엠티로 우리가 갈 장소이기도 합니다. 

우현팀 | 세준, 태현, 상현 <여기는 오랜만에 OB형들이 뭉쳤습니다. 제일 시끄러운 팀입니다.>

 

청량리팀 | 윤호, 윤성, 자룡, 겸서 <자룡은 학원 수업 끝나자마자 이대팔 가르마를 휘날리며 달려와 주었습니다. 박수!!!!>

 

준상팀 | 주형, 영진, 찬결 <웬지 닮아있는 세 사람의 앞가르마와 분위기. 기특하게도 찬결이는 멀리 일산에서 이곳까지 찾아와 줬습니다. 고마워~>

따따루팀 | 해원, 형욱, 강호<이번 엠티에서 제일 젊은 강호와 제일 노령의 따따루샘이 만드는 하모니. 다들 문제를 사골국 끓이듯, 꼬아꼬아서 쥐어 짜내고 있습니다.>

 

<스피드퀴즈의 꼴지팀은 내일 아침 설거지입니다. 준상팀이 5분을 넘겼지만, 따따루팀이 8분을 초과하며 가까스로 꼴찌를 면했습니다. '가정식 백반'을 설명하는 형욱도, 맞추려는 해완이와 강호도 멘붕이 온 모양입니다..>

 

 

만약에...

이제는 각자의 마음을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올해 질문은 ‘만약’과 관계된 질문입니다.

2022년에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만약에 여자로 태어난다면?

만약에 초딩으로 돌아간다면?

만약에 타임머신을 타고 간다면?

‘지니’가 만약에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마지막 유언을 한다면?

<엉덩이는 가볍게 때로는 머리는 진지하게. 식상한 답변은 과감히 패쓰~>

 

각자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다른 사람 포스트잇에 별표도 하고 다같이 앉아서 각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초딩으로 돌아가서 증권과 비트코인을 해 보고 싶다는 이야기와 세 가지 소원 중 ‘성심원’ 인수가 재밌었습니다.

성심원을 인수한 다음, 준상쌤의 해고가 누군가의 빅피쳐인지도 모릅니다. ㅋㅋㅋ 그리고 이날 나왔던 자룡의 '꽃사슴'은 그 자리 모든 이에게 각인된 동물 중 하나였습니다. 듣기 어려운 이야기들도 이렇게 질문도 하고 포스트잇을 붙여 놓으니, 조금씩 각자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뒷풀이

3년이 지나면서 악어떼 아이들도 이제는 아저씨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9시 이후 술자리에서도 함께 술 한 잔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된 거죠. 안주로 대방어와 광어, 육회가 등장했습니다. 캬아~~ 회를 후루룩 마신다고 준상샘이 옆에서 아이들에게 핀잔을 줍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순식간에 회는 사라지고, 야식으로 라면이 등장했습니다.

<직장이야기, 대학교 공부이야기, 4살 딸아이 이야기, 서로의 MBTI 이야기, 연애이야기가 끊이질 않고 이어집니다. 아, 그러나 저의 기억은 새벽2시 멈췄습니다. 댓글로 이후의 이야기를 이어주세요.> 

 

점점 악어떼 아이들은 악어떼 아저씨들이 되어가는게, 아쉽기도 하지만 즐겁기도 합니다. 대견하기도 하고, 응원의 박수가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같은 자리에서 술 한 잔 나눌 수 있는 사이, 자연스럽게 가족 같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3년에 한번씩 친구들을 만난다는 따따루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10번을 만나면 30년이 훌쩍 지나갑니다. 우리도 그렇게 해 보고 싶었습니다. 지난 정선 모임이 첫 번째, 그리고 이번 동천동에서 두 번째 모임을 가진 거죠. 그렇게 우리도 앞으로 8번을 만나면 우리의 인연도 30년이 되겠죠. 악어떼 아이들과의 만남, 기다려 보려구요~ "악어떼 아이들!!!! 우리, 3년 후 또 만나요"

 

땡스 투, 

노라, 물방울, 따따루, 준상, 우현, 자룡, 곰돌이, 찬결, 겸서, 그리고 풍경과 세빈이. 

 

 

 

 

 

 

댓글 17
  • 2023-01-08 23:30

    너무 즐거웠어요ㅎ 삼년에 한번은 너무 아쉬운데ㅎ 이년으로ㅎㅎ

  • 2023-01-08 23:41

    3년이요?! 2년이요?! 전 친구들이랑 매년 보기로 했습니다만~ㅎㅎㅎ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 너무 반가웠고 다 함께 모여 있는 모습이 얼마나 뿌듯하고 좋던지~ 너무 재밌게 놀았습니다!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노라샘 물방울샘 따따루샘, 한걸음 달려와주신 청샘, 자룡샘, 곰돌이샘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 2023-01-09 04:19

    ㅋㅋ다들 3년이라고 하니 기겁을 하네요

  • 2023-01-09 08:59

    하하...좋은친구쎈터로 갔었군요.
    난 도대체 어디로 간거지? 왜 장소 이야기가 없지?라며 궁금해했었는데^^
    난 이제 할머니 미소만 지어집니다. 아이고 이쁜 것들 ㅎ

  • 2023-01-09 10:30

    이런 가족 참 좋네요
    3년마다 10번
    2050년쯤 이런 엠티후기 기대할께요~~~
    훈훈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2023-01-09 10:40

    노라쌤왈 열명의 아들이 있음 이렇게
    든든한건가? 명절같다~ 했을 때…
    그래 명절같다…혼자 생각했습니다
    즐겁고 행복하고 감동적인 엠티 였습니다~

    부엌을 떠나지 못한 청량리…우리를 웃게해준 따따루쌤
    피곤한데도 같이 해준 우현쌤
    악어떼에 애정있는 곰돌이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 2023-01-09 10:42

    함께 참여하지 못해 아쉽고 죄송합니다 사진만 봐도 즐거워 보이네요 감사합니다

    • 2023-01-09 10:57

      성욱샘 감사합니다
      그래도 성심원에서 신경 써 주셔서
      삼겹살. 음료수. 라면. 과자. 사과 엄청나게 먹었습니다 ㅋㅋ
      졸업식날 꼭 오세요

    • 2023-01-09 12:22

      맞아요^^
      쌤이 신경써주셔서 아이들이 아주 자~~알 먹었습니다
      감사해요^^ ㅎㅎ

  • 2023-01-09 11:27

    좋은 친구센터에 간다고 하면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노라의 걱정은 기우였네요.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핵심.
    특히 거기에 노라가 있다면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는 듯!!ㅎㅎ
    따따루, 우현, 물방울, 자룡, 찬결, 청량리, 곰도리, 모두 감사합니다.
    (풍경과 새빈 등장에 깜놀했어요.^^)

  • 2023-01-09 12:27

    악어떼 아이들, 악어떼 아저씨.^^
    멀리 못 가서 걱정하시더니, 재미있어 보여요.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 2023-01-09 13:36

    재밌게 놀았습니다!! 3년 뒤에 쿠칭에서 만나요~

    • 2023-01-09 16:34

      찬결. 쿠칭 같이 가기로 약속 한거다 ㅋㅋ
      고1이라고 바쁘다고 뜅기면 안돼!

  • 2023-01-09 14:18

    너무 멋진 청년이 되어버린!! 각자의 길을 찾아 고군분투하고 있는 악어떼아저씨들과의 하루가 너무 좋았습니다!! 3년 후 쿠칭에 아이눌 만나러갈때는 꽃사슴도 함께!!

  • 2023-01-09 18:39

    스패셜 땡스 투

    문탁님 10만, 그믐 5만, 자누리 10만, 봄날 5만, 도라지 5만, 겨울 10만, 토용 10만지난 족구대회 남은 돈 15만
    모두 70만원 지원금을 가지고 엠티 다녀 왔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ㅋㅋ

    성심원에서 주신 고기.과일.과자.음료수도 어마어마 했구요
    그러나 20명이 먹어대는 엄청난 양을 감당하긴 역부족이었습니다요 ㅠ

    먹이는 김에 맘껏 먹이자는 남성동지들의 요구도 무시할 순 없었습니다 ㅋㅋ
    참 잘먹더라구요ㅋㅋ

    뒷풀이에 먹은 각종 주류의 비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병도 남김없이 다 먹고 헤어졌어요.

    지난 후기를 보니 술을 더 먹고 싶어도 정선 편의점이 문을 닫아 못먹었다는 글을 보며... 방값이 좀 들더라도 정선으로 갈껄...이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와준 선배형들에겐 차비도 조금씩 줘서 보냈습니다ㅋㅋ 그리고 악어떼 졸업식과 동네세배에는 꼭 오기로 약속도 받았구요

    하여간 여러 분들의 사랑으로 무사히 아무도 안 다치고 재밌게 엠티 다녀 왔습니다. 꾸벅

    정말 여러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악어떼 모임 두번 남았습니다
    유종의 미가 뭔지 보여드리고 싶은데...

  • 2023-01-09 20:22

    준비하느라 애써준 노라와 물방울에게 감사!!
    악어떼 아이들을 간만에 보면서 얼마나 좋던지!!!
    그냥 함께해서 반갑고 3년의 시간이 고마웠어요!
    그 시간동안 단물과 쓴물을 먹고서 잘 살고있는 악어떼 친구들을 보면서 저도 힘이 났습니다!!
    고마워~~~~~^^

  • 2023-01-09 20:25

    잘 놀다 갑니다~다음엔 쿠칭에서 뵙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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