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강독] Dubliners 4차 세미나 후기입니다.

사마 현
2023-02-02 22:07
1026

 

 제임스 조이스의  <Dubliners> 

 

 이 책을 관통하는 큰 주제는 "마비"이다. 생각을 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고 ,때로는" 적응"이라는 우회적인 단어로 예민하지 못한 삶을 사는거는 아닌지... 대화와 장면의 세세한 설명과 소설속의 인물의 행동을 눈으로 보는 듯이 묘사하는 , 제임스 조이스 만의 예민한 필체! 행동의 묘사는,  그 인물의 심리적인 부분 까지도 포함이 되어 있는 거 같다. 장면이 나오고, 소품의 위치와  동선과 시선처리까지 그려지고, 등장하고  퇴장하는 인물이 있다. 나는 책을 읽고 있는데, 어느 순간에 그 장면을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으로 참여하곤 한다. 읽으면서도  직관하는  경험을 주는 게 이 작가의  매력이 아닌지...오랜 외국의 간섭을 받은 아일랜드는, 우리나라와 여러모로 비슷한 거 같다. 친영파와 친일파 ,우리 것의 비판적인 평가 그리고 외국 것의 무조건적인 우상화, 언어를 제한하고 문화를 침범하는 부분은 우리나라의 식민역사와 비슷하다. 그 시대를 살아온 인물들의 삶과  적응과 되돌아 감을, 반목과 부딪힘과 순종함이 섞여 있다. '순종'은 '마비'의 다른 말이 아닐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인 가브리엘의 감정은 "자괴감"이 아니었을까!

 

 소설의 끝은  끝이 아니고, 처음으로 되돌아 가서   1장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작가의 단편집의 배열은 마치,  우리의 죽음이 끝이 아니고 자식의 삶의 시작을 뜻하는 거 같다. 눈이 오는 장면과 눈이 쌓여 있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눈은 모든 걸 덮고 ,또는 마비를 시키고, 눈이 녹듯이 마비가 점점 풀리면서, 삶의 빛과 그림자를 드러내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The Dead>를 원어로 읽는 즐거움이 있고, 함께 읽는 즐거움도 있다. 멀게만 느껴지던 "아일랜드" 라는 나라의 정서가 이해가 되는 기쁨 또한 느끼고 있다. 술이 맛있는 도시 더블린, 술맛을 좋게 하기 위해 술을 많이 마셨은 거 같은 상황 , 역으로, 술을 먹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 많았을 그 도시의 우울함이 내려 앉는 하루였다.

 

 아들이 유치원에 다닐때  담임선생님인  "TRACY "가 오랫만에 생각이 났다.

졸업식 때  아이들을 안아주며 서운해서 펑펑 울던 그녀의 이국적인 "눈"이 생각이났다.

그녀는 더블린사람이다. 

그립다......

 

 

댓글 2
  • 2023-02-03 15:28

    이번에 읽은 부분은 양쪽으로 갈라진 민족주의파와 친영파들이 어떻게 갈등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었어요. 가브리엘처럼 대학을 나와 유럽 이곳저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지식인과 아일랜드 (민족주의)문장을 컬러깃에 단 보무도당당한 성평등주의자의의 불화..가 사마현님 말씀처럼 직~~관하듯 그려져 흥미로웠어요. 그런데 조이스가 이렇듯 이들의 불화를 그려내면서 전하고 싶은 얘긴 뭘까요? 저신의 분신 같은 가브리엘의 나약함, 비겁함?? 그리고 그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를 가차없이 대하는 Ivors... 정말 누구 편도 들어줄 수 없네요. 쪼잔하기도 하고 집요해서 질리기도 하고. 상황이 다를 뿐 우리네 모습이라 부끄럽네요.

  • 2023-02-13 00:35

    마비된 그들의 모습이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곳곳에서 문득문득 발견하게 됩니다.
    함께 깊이있게 읽어나갈수록 인물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하다 못해 찌질한 내면의 불안과 무심한 행동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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