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이성비판 7번째 후기입니다

바람
2023-02-23 14:06
298

많이 늦었지만 후기 올려 봅니다.

새해에는 책 한권이라도 읽는 것으로 시작해 보려고 아무 생각 없이 강독을 신청했는데 책을 받아 보고 읽으며 여러 번 당황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 때 윤리 과목에서 철학자들의 이름과 무슨무슨파를  시험을 위해서 외웠던게 처음이자 마지막였던 거 같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철학사의 아무 맥락도 없이 책에 있는 문자만 읽어 칸트가 무엇을 비판하고 왜 비판했는지도 모른 채 그저 이 책의 내용만 따라가느라 숨이 찼습니다. 구구단도 모르는 데 나눗셈을 하고 있는 학생의 심정으로 매 시간 읽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늘 빠르고 어느새 마무리를 짓는 시간이 되니 정말.. 시원하기만 합니다.ㅎㅎ 부족할 수 밖에 없지만 간단하게나마 저번 시간에 읽었던 부분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저번 시간에는 칸트가 기존 철학, 형이상학의 모순을 네 개의 이율배반을 통해 증명하는 내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시간과 공간의 시초와 한계 그리고 세계를 구성하는 물질에 대한 단순성의 유무에 관한 내용으로 동종적인 것이므로 수학적 이율배반입니다. 이미 무한하다거나 유한하다거나 혹은 전체가 무한히 많은 부분으로 이루어졌다거나 단순한 부분으로 이루어졌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 되었기 때문에 이것은 거짓이라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배진은  크기가 무한함을 전제하는 '무한한 배진'이 아니라 한계를 가정하지 않고 조건 지어진 현상을 다른 현상에 종속시키는 '무한정한 배진'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의 이율배반은 자연법칙과 자유 그리고 필연적인 존재자인 신의 유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인과의 결합이나 필연과 우연이라는 것을 얘기했는데 이들은 이종적인 것이므로 역학적 이율배반이라 합니다. 인간을 예로 세 번째 증명을 설명했는데요, 인간은 감성세계의 현상 중 하나이고 다른 자연물과 마찬가지로 경험적 성격을 갖는데 자연을 감관을 통해 경험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종합과 통일을 통한 통각을 통해 인식하는데, 지성과 이성이 인간을 감성 이상의 것으로 만들고 이성이야말로 자연적 원인을 떠나 자유로운 원인을 갖는 예지적 대상임을 말하며 설득합니다. 비슷한 방법으로 필연적인 존재자를 설명하지만 감성세계의 바깥에 있는 존재로서 설명합니다. 그러므로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참일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율배반에 쉽게 빠지게 되는 이유는 우리 이성이 조건적인 것이 주어지면 전체 계열도 주어지는 것처럼 여기는 착각 때문입니다. 경험만이 우리의 개념들에게 실재성을 주기에 경험이 없다면 개념은 공허한 관념에 불과하고 세계 안에서 대상을 만날수 있습니다. 우주론적 원칙에서 말하는 이성의 원칙은 경험 가능성의 너머까지 어떤 세계가 주어져 있다고 말하는 것은 '구성적 원리'가 아닙니다.감성 세계 안에서 현실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아니라 조건적인 것을 규정하는 조건을 계속 찾으라는 배진의 노력에 대한 요청뿐이며 '규제적 원리'로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18강은 순수이성의 이상에 관한 것입니다.

 '이상' 이란 이념에 비해 객관적 실재성에서 더 멀리 있는 추상적이고 공허한 개념이지만  이상에 비추어 부족한 점들은 개선해 나가기도 하고, 또한 최상의 원인을 찾으려 하는 것은 이성의 자연스러운 행보이기에 그저 망상이라 할수도  없습니다. 이런 이상 중에서 최고 존재자인 신이라는 이상이 만들어집니다.신에 대한 추리는 인과성의 법칙에 따라 최고 원인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물리학적 증명,현존을 경험적 기초에 두는우주론적 증명,개념적으로만 원인을 추리하는 존재론적 증명이 있습니다.   

 존재론적 증명에서 '최고 실재자는 존재한다' 에는 실재성을 전제해 놓고 실존을 주장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동어반복이며 개념상으로만 모순이없는 분석명제에 불과하고 경험의 원리를 충족시킬수 없습니다. 우주론적 증명과 물리신학적 증명도 같은 방법으로 증명하며 존재론적 증명의 아류일 뿐 경험적으로 충족시킬수 없기에 불가능하다 합니다.

  한계를 넘으려는 초월적 이념들의 가상의 속임은 이념 자체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이념이 대상에 대해 규정한다고 생각하는 판단력의 문제이므로 초월적 이념들도 구성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됩니다.초월적 이념은 어떤 목표를 향하도록 하는 하나의 초점과 같은 규제적 용법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특수들에서 보편을 찾는 이성의 사용은 체계적 통일성에 관계하며, 지성인식의 체계적 이성 통일은 규제적인 논리 원리로서 지성만으로 규칙들에 이르지 못하는 곳에 이념들을 통해 하나의 원리로 일치시킬수  있습니다. 이 체계적 통일성을 선험적이고 필연적인 것으로 전제하는 초월적 원리의 전제로 모든 논리적 원리인 통일성과 보편성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성이 지성으로 하여금 작업하게 하는 원리는 잡다한 것의 동종성의 원리,동종적인 것의 다양성의 원리,개념들의 근친성의 원리  세 가지인데, 지성들의 기념들의 일관적인 통일을 위해 이성의 이념은 지성에게 체계적 통일의 원리를 부여하기에 지성의 올바른 사용을 규제할수 있습니다.

 순수 이성의 이념들은 전체성과 통일성을 확보하려는 우리 이성의 자연적인 본성에 의해 부과된 것입니다. 최고 예지자 개념으로서 이념은 이성 통일의 조건에 따라 대상을 정돈하는 도식입니다. 이념은 지성의 원칙들을 한계 너머로 확장하면서 통일성을 제공하고 잘못된 원칙들을 교정하는 규제적 원리입니다. 이념적 대상을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해서 안되고 규제적 원리인 도식의 실재성이자 사물들의 유비로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실 순수이성은 자지 자신만을 다루는데 순수이성에게는 대상들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성 인식들이 주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체계적 통일만을 추구합니다. 이런 이성의 용도가 지성 사용을 촉진하고 올바르게 사용하게 하며 지성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길도 알려주며 이성의 경험적 사용을  무한하게 촉진하고 확립하게 한다는. 이런 엄청난 이성을 구성적으로 잘못 사용한다면 교조적이 될수 있고 이성의 규제적 사용을 잘 유지한다면 사물들의 자연 본성이 아닌 이성의 자연 본성에 관한 여러 질물들에는 명확히 답할수 있다 맺음합니다.

 

  정리하고 보니 자연스레 복습이 되기는 합니다. 이제 단어들에 조금 익숙해졌다 싶으니 책의 마지막 부분이네요. 일이 많은 일주일였고  일주일이 너무 빠르다는 핑계로 너무 늦게 후기 올린 점 죄송합니다. 잠시후 뵐게요~

 

 

 

 

댓글 3
  • 2023-02-23 15:31

    오늘이 마지막 세미나 시간이네요. 무엇이 기억에 남나.. 잠깐 떠올려봤지만 머릿속이 까맣더라구요. 어쩌죠.. ㅎㅎ
    그래도 지난 시간 배운 이율배반들은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아주 일상적인 딜레마이기에 생각보다 칸트가 참 쓸모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칸트에 의하면 우리의 고민 대부분이 어쩌면 가상적이거나 거짓일 지 모르니까요. 그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대부분 저는 설득이 되더라구요^^

  • 2023-02-23 15:33

    수고하셨습니다. 맞아요, 후기 쓰기가 복습이 되더군요.
    힘들었던 만큼 온몸으로 그 시간을 통과한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남습니다.
    그래도 드디어 마지막 시간이 도래하여... 참 좋습니다.

  • 2023-02-23 15:37

    순수이성 비판 전체를 정리해서 읽히는 후기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읽을 설천이성 비판은 초반부이어서 그런지,
    아님, 순수이성 비판 마지막에 엄청 집중해서 그런지
    잘 읽 혀 요.......

    저녁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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