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과학세미나] 시즌1 5회차 후기 - 느낌(feeling)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hanskimmo
2026-04-17 18:47
173
   우리는 상당히 어려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이미 지배하고 있는 것(당연하게 생각되는 것)을 이해하려는 공부 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대해 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하나의 태도를 배우자. 즉각 반응하지 않는 태도, 해석을 바꾸는 태도, 반복을 견디는 태도.. 이런 것 말입니다.^^
 
'빨강'에 대한 우리의 느낌
  저는 의식의 과정을 이해하는데, 빨간 색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느낌을 생각하면 도움이 됩니다. 신기한 일이기도 합니다. 빛의 파장(700나노미터 정도의 전자기파)이 망막에 닿고, 신호는 시신경을 따라 후두엽의 시각피질로 전달됩니다. 그런데 2가지 의문이 생기죠. 첫번째는 왜 그 신호가 ‘빨강’으로 느껴지는지. 두번째는 왜 그것이 어떤 ‘느낌’으로 나타나는지요?
  여기에 르두는 데이비드 로젠탈의 고차(higher-order) 이론을 인용하면서 설명합니다. 가령, 빨강을 예로 들면, 일차적 상태(자극, 표상)은 빛-> 망막-> 시각피질의 정보처리 과정입니다. 그런데 고차적 상태(자극, 표상에 대한 생각)에 이르면 '나는 이것을 보고 있다', “이것은 빨강이다'라는 경험 뿐아니라, 빨강이 주는 느낌, 즉 강렬한, 따뜻한 느낌(qualia)을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물론 빨강이 주는 느낌은 각자 다르죠. 그 느낌의 생성은 그 상태에 대해 다시 한 번 인식(생각)하는 과정을 거쳐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나랑샘은 주의(attention)을 강조해 설명했습니다. 주의는 '의식의 문지기' 같죠. 주의는 감각 신호 중 일부만 통과시켜서, 그것을 작업기억으로 올립니다. 그러나 이 단계까지는 아직 단순한 정보 처리에 불과합니다. 이 정보가 의식이 되기 위해서는 뇌가 그것을 다시 바라보고, ‘나는 지금 이것을 보고 있다’는 식으로 자신의 상태를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고차적 인식이 더해질 때, 감각은 비로소 ‘느낌’으로 전환되고요.
 
의식과 기억
  이 부분은 재하샘과 소피아님이 정리해 주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외현기억은 해마를 중심으로 부호화(encoding) · 응고화(consolidation)되어 전의식 상태로 저장되었다가, 작업기억으로 인출될 때 비로소 ‘의식적 경험’이 된다는 겁니다. 이때 의미기억은 사실에 대한 인식 의식을, 일화기억은 ‘나’를 중심으로 한 자기인식 의식을 형성합니다. 반면 암묵기억은 저장과 인출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의식 없이 행동으로 직접 나타납니다. 따라서 어떤 행동이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 그 행동이 의식적 경험을 동반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기억은 단순히 과거를 저장하고 떠올리는 과정이 아니라, 의식과 비의식 사이에서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체계입니다. 즉 ‘의식에 올라온 기억’만을 통해 세계를 '해석'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의식으로 비의식을 통제할 수 있을까
  이 부분은 결국 이 책의 주제 중 하나인 불안, 공포를 우리가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라는 것과 연결됩니다. 두루미샘이 잘 정리해 주었듯이, 여기서 키 역할을 하는 부분은 편도체.. 편도체는 철저히 비의식적 처리 시스템이고요. 편도체에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빠른 반응'이 아니라, 의식과 다른 경로에서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편도체를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반복의 영구화' (시스템은 스스로 증폭된다)입니다. 일종의 공황장애도 이런 영역일 것입니다. 여기서 의식은 이미 시스템 안에 갇혀 있게 되고요. 그렇다면 가능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방법은 피질-편도체의 연결에 있습니다. 의식은 편도체를 멈추게 하지 못하지만, 편도체가 다르게 반응하도록 학습시킬 수 있는 것이죠. 훈련을 통해서.. 즉, 의식적 노력(전전두엽의 역할) → 반복 → 회로 재배선 -> 비의식적 패턴에 영향을 줍니다. 이러한 의식적 반복이 비의식적 변화를 만든다는 겁니다.
댓글 8
  • 2026-04-17 19:27

    우와~ 샘 후기 덕분에 어제 세미나 시간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신경과학적으로 기억의 생성과 회상이 쌍방향이라는 점에 착안해서 반복의 영구화를 해석한 것인데... 정리를 잘해주셨어요. 덕분에 에세이는 요걸로~

    의식적 노력(전전두엽의 역할) → 반복 → 회로 재배선 -> 비의식적 패턴에 영향

  • 2026-04-17 21:31

    태도를 공부하고 있음에 적극 동의합니다. 지식은 또 휘발되기도 하겠지만 태도는 공부 이후에 남아있을 것 같아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 2026-04-18 20:25

    '의식은 편도체를 멈추게 하지 못하지만, 편도체가 다르게 반응하도록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가슴 통증과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상황을 한번 겪고 나니 그런 일이 올 것 같으면 "내가 어떻게 살고 있지? 스트레스를 받는구나. 잠시 멈추어 나를 돌보아야 할 시간이네" 반복의 영구화를 막기 위해 했던 나의 노력들이 머리 속에서 빠르게 지나가네요.

    통증을 불안이 아닌 내가 존재하는 하나의 신호로 생각으로 바꾸었던 그 시절의 훈련이 비의식적 패턴에 영향을 주었음을 확신합니다.

  • 2026-04-22 22:23

    프린트 해갈게요

  • 2026-04-23 04:29

    "즉 ‘의식에 올라온 기억’만을 통해 세계를 '해석'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라는 말을 통해서 우리가 바라보는 나와 내가 기억하거나 의식하지 못하는 영역들 사이의 간극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 2026-04-23 06:32

    저도 프린트 해갑니다.

  • 2026-04-23 07:45

    프린트 해갑니다

  • 2026-04-23 10:02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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