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과학세미나]시즌1 4회차 후기 - 공포와 불안이 다르다?

소피아
2026-04-06 21:16
155

과학세미나 시즌1의 첫번째 책이 끝나고 두번째 책이 시작되었다. 표지부터 강렬한 조지프 르두의 <불안>이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불안'은 인간과 늘 함께 있었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불안은 거의 모든 정신적 문제의 뿌리이며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열쇠다. 마르틴 하이데거나 장 폴 샤르트르와 같은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이와 다르게 불안이란 장애가 아니라 인간 본성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보았다. 오늘날 과학자들과 정신보건 전문가들은 공포와 불안에 대해 프로이트와 키에르케고르의 영향을 크게 받아 공포와 불안을 완전히 정상적이지만 불쾌한 정서로 보았다.

걱정하는, 염려하는, 우려하는, 조마조마한, 초조한, 놀란, 겁먹은, 두려운, 무서운, 과민한, 동요하는, 답답한.

위의 단어들을 공포를 설명하는 단어와 불안을 설명하는 단어로 구분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그 분류는 다를 것이다. 공포를 느껴서 불안해지고 불안한 마음은 공포를 느끼게 한다. 위협의 속성에 따라 불안과 공포를 개념적으로 분리할 수 있어도, 일상에서 공포의 상태와 불안의 상태는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다.

그러나 저자인 르두는 서로 밀접하게 얽힌 상황에서 이 두 정서를 구별할 수 있으며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존하는 객관적이 위협에 의해 촉발된 상태와, 미래에 일어날지 모르는 불명확한 위협에 의해 촉발된 상태에는 각기 다른 뇌 메커니즘이 관여한다고 설명한다.

1984년 저자는 정서 자극이 뇌의 감각 경로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자극을 비의식적으로 감지해서 반응하고 하나는 자극을 인지 시스템으로 전달해 의식적 정서를 일으킨다. 이 개념은 위협 자극이 어떻게 공포 반응과 공포 느낌을 별개로 발생시키는지 설명한다. 그러나 편도체의 역할을 제한한 것과 공포 시스템으로 명명한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자신의 설명을 정정하고 있다.

공포나 불안이라는 주관적 꼬리표를 붙이기 보다는 위협 자극이 방어 시스템을 활성화해 방어 반응을 일으켰다고 말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새 모델에서는 편도를 방어 생존 회로로서 위협을 감지, 반응하는 회로라고 설명한다. 생존 회로가 활성화되면 그 한 가지 결과로 뇌 전역에 방어 동기 상태가 형성된다. 방어 동기 상태는 방어 행위를 하게 하는 동기가 되고 인지 시스템과 영향을 주고 받게 된다.

무서워니깐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호랑이를 맞닥들였을 때 우리는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 전에 심장 박동은 빨라지고 식은땀이 나고 몸이 얼어붙는다. 공포의 느낌은 생존 회로의 직접적 산물이 아니고 생존 회로 활성화의 결과에 근거한, 표준적인 사례들에 대한 인지적 해석일 뿐이다.

 

공포는 뇌가 비의식적으로 위험을 감지했다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자각할 때나타난다. - 재하님의 메모

 

이 책의 주요 목적은 연구, 치료, 의식적 느낌의 연관성을 더 제대로 이해할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 p43

 

저자는 책의 목적을 정확하게 밝히고 있다. 공포와 불안이라는 주관적이고 애매 모호한 표현을 하므로써 그것들에 사로잡히 말고 분명 비의식적 수준과 의식적 수준의 메커니즘이 있으니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의식적 수준의 메커니즘을 알아차리자는 것이다.

 

키에르케고르는 객관적인 대상이 없기 때문에 불안이 “무”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무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의 선택이다. 호랑이를 보고 땀이 나고 얼어붙는 것을 어찌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또 한가지 속담을 알고 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그 속담을 검증하는 책읽기가 될 것 같다.

댓글 7
  • 2026-04-06 22:41

    무서우니까 달아난다는 우리의 속설을 뒤집는 저자의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더 나아가 편도체를 공포 시스템으로 명명했던 자신의 기존 실험을 뒤집는 용기를 보여준 것도 놀라웠습니다. 공포나 불안을 어떤 특별한 장소(뇌 부뮈)가 아니라 회로 개념으로 설명하는 방식이, 리사 펠드먼의 구성된 감정이라는 개념과 비슷한 듯 차이점이 있는 것 같아서 비교하면서 읽고 싶은 흥미가 생깁니다요~~

  • 2026-04-06 23:06

    '공포와 불안'은 웬지 피하고 싶은 감정입니다.
    하지만, 조지프 르두는 '공포와 불안'이 원래 우리의 '생존 장치'라고 말합니다. 그 말이 웬지 위안이 됩니다. '공포와 불안'이 있어 이만큼 살게 된거야.. 라고 받아들이고, 심지어 감사하는 마음이 들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 2026-04-07 07:00

    일상 생활에서 공포와 불안이 뒤섞여 있다는 것 또한 위로가 됩니다. 그만큼 제어하기 힘들지만 해결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위협 자극과 방어 동기 상태 그리고 방어 반응 등 개념 정리를 해주어 공포와 불안 장애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르두의 취지에서 따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비의식적으로 위험을 감지했다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자각했던 공포' 는 2022년에 개인적인 경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 2026-04-08 09:51

    공포나 불안과 같은 느낌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감정이 아니라 인지적으로 해석한 의식이라는 작가의 말이 이해가 된거 같습니다. 공포 불안외에도 내가 느끼는 많은 감정 느낌은 결국 존재하는게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의식이구나라고 생각이 들면서 얼마전 짧게 공부했던 불교유식학과 연결이 됐습니다.

  • 2026-04-09 02:03

    올립니다.. 프린트 해가요

  • 2026-04-09 07:48

    프린트 해갈게요

  • 2026-04-09 08:24

    가서 프린트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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