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매는 유전인가?
치매는 유전인가?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인지영역에 장애가 있으며, 그 장애가 삶을 관리하는 능력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경우에만 치매로 진단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뇌가 어떻든 해야 할 일을 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치매> 8p
지난주부터 읽기 시작한 캐슬린 테일러의 <치매>는 손바닥만 한 책 크기에 비해 여러모로 알차다. 내가 치매에 대해 이토록 몰랐던가... 우선 우리 엄마는 혈관성치매다. 뇌출혈 등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병이다. 따라서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 등 기저질환을 관리해야 한다. 이에 반해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가 쌓여서 생기는 병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에 따르면 APOE4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이 독성 단백질을 청소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누누이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만약 아밀로이드 축적이 문제라면 아밀로이드가 쌓여있는 사람은 치매에 걸려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그 반대로 치매에 걸린 사람의 아밀로이드를 청소해주면 치매가 치료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저자는 역학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 특정 집단에 대한 통계적 관점, 선택편향, 역인과성 등을 고려한 “잠재적” “가능한” 고찰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아밀로이드가 치매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아밀로이드와의 직접 연관성에만 매달리지 말고 유전요인뿐만 아니라 환경요인, 생리적 요인(노화, 심혈관 대사, 염증 등)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치매에 걸리기 쉬운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점점 많은 것이 밝혀지고 있다. 생활방식을 바꾸면 치매를 피할 수 있을까? 현재 개념은 생활방식과 사회의 모습을 약간만 바꾸어도 치매의 시작을 늦추고,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치매를 겪는 사람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치매> 112p
치매는 피할 수 없다. 저자는 이제 치매를 걸리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위험인자”를 관리함으로써 발병 시점을 늦추거나 그 숫자를 줄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주 뇌가 “안간힘”을 쓴다고 표현했던 저자는 더 이상 그런 안간힘을 쓸 일이 없도록 우리가 미리 돕는 것, 이것을 희망의 근거로 제시한다.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으면 뇌는 안간힘을 써야할 상황의 연속이고(연령), APOE4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청소할 능력이 떨어질 확률은 증가한다. 노화나 유전자는 치매의 통제불가능한 강력한 위험인자일지라도 생활 방식 개선을 통해 뇌의 염증 수치를 줄이고, 뇌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으로 치매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80대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이 치매를 앓다 죽는 현실에서 결혼을 한다면, 양가 부모님 4명 중 1명은 치매에 걸리는 게 거의 확실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치매를 막연히 피할 수 있는 문제로 치부하면 안 되는 이유다. 이제는 누구나 치매 환자가 될수 있기에 치매는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젠가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우리는 치매에 대해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치매 쇼크, 치매 혁명> 26p
지난 주 APOE 유전자와 아밀로이드 베타 검사를 직접하고 그 결과를 함께 나눴던 나랑님은 치매를 ‘언젠가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잘 먹고 잘 자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준비하겠다고 하셨다. 과연 개인의 문제만일까? 저자는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완벽함이라는 신화를 가지고 있는 경우, 자칫 치매와 같은 질병 악화를 개인의 탓으로 쉽게 돌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고 지적한다. 개인차원의 생활 개선뿐 아니라 사회적인 층위에서의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피아님은 더 이상 홀자 살 수 없는 치매 환자를 위한 돌봄 문제에 대해 영국의 사회심리학자 토머스 키트우드의 사람중심 돌봄이론을 가져왔다. 내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여전히 감정을 느끼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치매 환자가 이전에 했던 것을 못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모습에 초점을 두라는 말이다. 엄마 아침 밥 먹었잖아.. 우리 엄마 밥 먹은 걸 기억을 못하네.... 가 아니라, 엄마 밥 또 먹고 싶어? 밥은 먹었으니까 이번엔 간식을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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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 2025.11.22 | 291 |

맞습니다.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골절환자 등등 그 질환에 맞는 행동 범위 안에서 일상생활을 합니다. 손목 골절이 있던 나에게 “왜 공도 못 치냐, 그렇게 쉬운 일을 “ 혹은 ” 당뇨질환을 안고 사는 제 친구에게 “ 이거 별로 안 달아, 점심 먹고 달달한 케익 한 조각은 기본이지” 라고 하지 않죠. 치매 증상이 있는 분들이 못하는 것을 뭐라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상태를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돕는 것, 이것이 <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이 저에게 가르쳐준 교훈입니다.
이번 세미나를 하면서, 치매의 사회적 의미와, 돌봄 노동의 현실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다루면 좋겠단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마 나랑(?)님께서 말씀 주셨던 것 같은데,
치매 환자 돌보는 간병인(특히 자녀)이 간병 스트레스로 인해 치매나 다른 질병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은, 너무 슬펐습니다. 사회적, 구조적 이유로 질병이 되물림되는 것 같아서요ㅠㅠ.
과학적으로 치매의 모든 메커니즘을 규명한다 해도, 돌봄의 문제는 어쩌면 과학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는 듯도 하고요. 다양한 분야와 역할의 공존과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금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