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말고 <申子辰>입니다.

여울아
2023-04-12 16:13
327

과학세미나는 앞으로 우리끼리 <신자진세미나>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자기 소개를 하다보니 저는 무신일주, 진공묘유님은 무자일주, 곰곰은 경진일주로 삼합이라고 합니다. 

이런 합은 서로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을 만큼 합이 좋다고 하여, 제가 인터넷을 찾아봤습니다. 

헉, 그리하여 보지 말아야 할 풀이를 제가... 봤습니다.

신자진 삼합의 사람들이 스터디그룹을 만들면 연구에 몰두할 것이다~~~~

모든 삼합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인오술 삼합은 궁합이 잘 맞아서 놀고 먹기 바빠 연구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하네요. 

올해 과학세미나 커리큘럼이 어려운데다 재미도 없을 것 같다고 시작도 어려웠는데, 우리 셋이서 잘 헤쳐나가겠다는 긍정의 마인드가 샘솟더군요.. ㅎㅎ 

 

첫 시간 <17세기 자연 철학>은 갈릴레이까지 읽었습니다.

다행히 김성환 선생이 철학과 교수들에게 자연과학을 설명하기 위해서 쓴 글(박사논문)이기 때문에 쉽고 간명하게 잘 썼고, 또 중간중간 요약 정리를 해주면서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책 읽기는 순조로운 편이었습니다.  

 

그는 "17세기는 과연 과학혁명의 시대인가"에 대해 의문을 던집니다. 

왜냐하면 혁명은 단절에만 초점을 둔 표현인데, 그는 16세기 자연마술에서 17세기 자연과학(철학)으로의 이행에서 단절뿐 아니라 계승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가령 근대과학혁명의 중심은 천문학과 역학입니다. 1524년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한데 대해 이후 케플러와 갈리레오가 지동설을 뒷받침하고, 특히 갈릴레오가 발견한 관성 원리는 역학 혁명에 이바지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16세기 신비주의적인 자연마술(점성술, 연금술, 민간의술 등)과는 단절되었을까요? 

 

경험론자 베이컨은 마술이 모호하고 비밀스럽다고 비판하며 자연에 조작을 가해 원하는 결과를 얻는 마술의 특성을 실험 방법으로 흡수했다고 합니다. 그는 마술의 자연 조작 이념을 이어받은 셈입니다. 특히 토마스 쿤은 과학사에서 베이컨의 실험 중시 과학은 과학혁명의 방향 중 하나라고 소개합니다. 18세기까지 이어진 베이컨의 과학은 19세기 수학화, 체계화되는 수순을 밟습니다. 

 

케플러, 뉴턴에 이르기까지 17세기 자연 철학은 자연 마술을 거부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계승하기도 하는 등 이중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기계론" 에서 갈릴레이의 기학적 물질론부터 뉴턴의 동역학으로 이행을 살펴볼 것입니다. 이는 웨스트폴이 17세기에 과학혁명의 근거로 "동역학"의 등장을 언급하는데 대해, 물질론, 운동학, 동역학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인물별로 살피면서 웨스트폴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함입니다.   

 

오늘은 그 첫시간 갈릴레오(이름) 갈릴레이(성)의 <기하학의 물질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갈릴레오라고 주로 불리고 영어권에서는 갈릴레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의 실제 이름은 아닙니다. 갈릴레오가 유명인이 된 후 자신의 조상으로부터 따와서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저는 갈릴레이라고 부르는 걸 좋아합니다.. 이유없음.. 

 

제가 "코페르니쿠스가 아니라 왜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에 회부되었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는데, 이 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하는 자신의 책을 죽기 직전에 출판했다고 합니다. 죽기 직전에... 교황청에서 불러들이기 전에.. 지금 읽고 있는 데카르트도 서문에 책 출판을 꺼리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을 겸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당시 종교에 조금이라도 위해를 가하는 출판은 정말 목숨을 내놓는 행위였다는 걸 새삼 되새겨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릴레이가 교황청의 본보기가 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차피 코페르니쿠스를 비롯 당시 지구가 돈다는 것은 과학자들 사이에 암암리 알려진 사실 아니었을까요? 이 책에서는 갈릴레이가 발명한 망원경 관측으로 인해 더 이상 달은 완전체가 아니라는 증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천상계는 지상계와 달리 완전한 곳이어야 하는데, 달이 울퉁불퉁한 표면이라는 갈릴레이의 관측 결과는 당시 아리스토테레스-프톨레마이오스 우주 체계를 위협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가장 큰 치명타는 관성 원리라고 합니다.  가령 움직이는 돛단배의 돛대 위에서 돌을 떨어트리면 돌은 바로 밑에 떨어진다는 발견으로부터 지구나 돛단배가 수평운동(지구의 자전/돛단배추진방향)을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폅니다. 이것이 갈릴레오의 관성 원리입니다. 이러한 우주 체계를 밝히는 <대화>라는 책 때문에 그는 교황청으로부터 종교재판에 회부됩니다. (뉴턴의 중력이 나오기 전)

 

<두 새로운 과학>

이 책은 우리가 다음에 읽을 책이기 때문에 그 책에 대한 오리엔테이션격입니다. 이 당시는 가상의 인물들이 대화하는 식으로 책을 편집했다고 합니다. 첫째날, 둘째날.. 넷째날로 구성 되어 있으며 매일 다른 주제를 논합니다.  

 

17세기 공간론은 "진공"의 유무에 따른 주장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지금은 진공이 너무나 당연하지만, 당시는 지금의 진공상태를 의미하기 보다는 물질 입자들 사이의 응집력을 설명하기 위해 진공의 유무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고 합니다. 갈릴레이는 거시 진공과 미시 진공으로 나눠 생각했고, 거시 진공상태에서 피사의 탑에서 떨어뜨린 무게가 다른 물체일지라도 같은 속도로 떨어진다는 그의 사고실험입니다. 이것은 당시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없는 실험이었기에 이상 상황일 수밖에 없었으며, 증명의 대상이 아니라 선험적 가정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미시 진공은 물체의 강도가 그 구성 입자들 사이의 응집력 때문에 생기고, 이들 입자들 사이에 응집력은 이 미시 진공 때문에 생겨난다는 주장입니다. 이것 역시 논증에는 실패하지만 선험적 가정으로써 저자는 그가 역학과 형이상학의 관계를 보여주는데 의의가 있다고 평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갈릴레이의 역학이 왜 형이상학의 기초라고 하는지 좀 헷갈렸습니다. 저자는 갈릴레오나 뉴턴은 자연 현상을 수학으로 정량화한 점에서 데카르트와는 다르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자연(역학) 현상의 원인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원자론, 공간론, 시간론 등으로 역학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형이상학의 기초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공간론에 이어 원자론은 입자론과 달리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를 의미하며,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의 원자론에 가깝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의 원자론은 왜 기하학적 원자론일까요? 그는 유클리드기하학의 점 개념으로부터 원자의 성질을 설명합니다. 점은 크기가 없고 분할불가능하다고 정의하는데, 이 정의로부터 원자의 개념을 가져오기 때문에 유한한 연속체 속에서는 무한히 많을 수 있기 때문에 정량화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는 기하학 원리를 물리 사물에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물체의 팽창과 수축 역시 무한히 많고 정량화할 수 없는 (미시)진공들이 삽입되면 팽창하고 후퇴하면서 수축한다고 설명합니다. 

 

셋째날 핵심 주제인 자유 낙하 운동은 자연 가속 운동과 관련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 가속 운동을 낙하 속력이 통과한 거리에 비례하는 운동으로 정의합니다. 이에 비해 갈릴레오는 낙하 속력을 거리가 아니라 "시간"과 연결한 점이 특징입니다. 그가 이렇게 거리가 아니라 시간을 함수로 둔계기는 무엇일까요?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가속운동의 정의로부터 낙하법칙 등 여러 운동 법칙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기존의 자연가속운동의 오류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평균 속력 개념 외에 순간 속력 개념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시간론부터는 다음시간에 to be continue...

다음 주는 4장과 5장 데카르트의 운동학 기계론을 읽어옵니다~~

 

 

댓글 1
  • 2023-04-16 23:56

    셈나 시간엔 영- 내용 정리가 안 되는 것 같았는데 후기로 잘 정리해 주셨네요 내일은 신자진 삼합이 데카르트 연구에 매진해 봅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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