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 첫 시간 후기

아렘
2022-05-16 22:35
233

   ‘과학 세미나’를 신청하고 후회막급 안절부절이었습니다. 발제도 에세이도 없다는데...읽는 철학책만 들여다 보다가는 정신줄을 놓을 것 같아서 일종의 전환이 필요해서 신청했는데, 신청자가 너무 없어서…이걸 어쩌나… 예상대로 오붓했습니다. 꽉차는 줌 화면만 보다가 다섯 명이 하는 세미나를 하자니 겁이 좀 났습니다. 두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공학을 전공하신 스텔라샘, 과학 세미나를 꾸준히 이어오고 계신 여울아샘과 재하샘,  과알못이라는 김경희 샘과 저(도 과알못) 이렇게 다섯이 모였습니다. 친절한 저자 덕분에 그리고 오늘 내용은 주로 전기적 내용이라 좀 수월했습니다. 배타 원리가 뭔지 스핀이 뭔지는 나오지도 않습니다. 파울리를 낳은 가정적 배경과 시대적 배경들 그리고 인물들 장소들…. 그 유명한 19세기말 빈도 보이고, 대학 도시 괴팅겐도 나오고….그리고 줄줄이 물리학의 천재들이 나오고… 말 그대로 전기적 사건 위주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각자 마음이 머물렀던 문장들을 불러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철학적 확실성에 불편함을 내놓으신, 그리고 서양애들 그 사고방식이 영 불편한 공학전공 스텔라샘, 유대인 한 문장에 스피노자도 불러내신 여울아샘, 아이를 키우다보니 대학도시 괴팅겐에 꽂히신 김경희샘에 이어 저는 과학책을 철학책처럼, 철학책을 과학책처럼 읽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말을 보탰습니다. 다른 세미나와는 달리 이야기가 중구난방 날렸지만 오늘 분량 자체가 여기저기 중구난방 인물의 이력을 따라가는 것이었으니 비교적 텍스트에 충실한 세미나였던 것 같습니다.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힘을 모아 그럭저럭 텍스트를 헤쳐나가보자는 맘을 먹고 있는데, 스텔라샘이 의욕적(역시나 공학전공자)인 모습에 신세를 좀 져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준비하느라 미리 다 읽으신 내공으로 이것저것 구획정리를 해주신 여울아샘 덕도 봤습니다. 더군다나 우리에게는 과학 후기의 결정판 ‘인재하’샘이 있으니… 샘들 믿고 따라가보겠습니다. 아마 입을 열고 말을 많이 쏟아 낸 시간은 오늘이 마지막이지 않나 싶습니다. 다행히 좀 익숙한 역사적 분위기들이 여기저기 나와서 말을 좀 보탤 수 있었는데, 다음 시간부터는 저는 틀렸습니다. ^^ 

 

참 한가지…여울아샘이 김상욱 교수 특강에 대비해 간단히 ‘양자공부’ 읽기 모임을 번외로 추진하실 것 같습니다. 스텔라샘이 강한 의욕을 보여주셨으니 여울아샘은 참 복받으신 분 같아요. 여유가 된다면 저도 좀 보태겠습니다.

 

저는 후기 담당이고 다음 시간은 다른 네 분이 간단한 메모를 댓글로 달아주시기로 했습니다. 다음 주 분량은 2~3장입니다.

세미나 중 말씀을 많이 안하신 김경희샘 다음 시간에 꼭 뵙기를 바랍니다. ㅎ

댓글 1
  • 2022-05-17 05:53

    아렘님이 얘기해준 세파르디아(스페인포르투갈 유대인)와 아슈케너지(독일 유대인) 등 이야기 재미있었습니다. 아니, 도대체 그 많은 책들을 언제 본답니까!!

    제가 1장에서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지만(69p) 이번 세미나시간에는 굳이 골치아프게 다루지 않아도 뒷장에 가면 다 자세히 소개한다(226p)고 한 부분이 있었잖아요. 그 부분은 뮌헨 대학에서 만난 조머펠트 교수의 지도하에 쓴 파울리의 실패한 논문입니다. 이것이 이 책에서 이강영 교수가 말하려는 물리학의 결과물은 간결neat하지만 그 과정은 그렇지 않다고 서문에 소개하는 핵심 사건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지금의 파울리를 있게 한 배타원리를 구상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고요^^  

    대부 에른스트 마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믿을 수 없다면서 원자는 개념일뿐 실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편이었는데, 그의 대자 파울리가 배타원리로 원자를 눈으로 보듯이 설명했다는 점에서 대부 마흐의 (긍정적)영향을 받은 것일까요? 아니면 대부는 믿지 않은 원자를 대자 파울리는 전혀 상반되게 필생의 연구과제로 삼았다고 봐야할까요? 우리 세미나 시간에 잠깐 마흐의 영향에 대해서는 얘기가 나왔던 것 같은데, 그 방향성... 긍정인지 부정인지 생각해보면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이것도 앞으로 읽어가면서 가늠해보면 좋겠어요. 제가 1장을 읽어서는 그 방향성이 둘다이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아무쪼록 이렇게 원자 얘길 2달간 오른쪽으로도 비비고 왼쪽으로도 비비고... 너무 기대됩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59
자연 선택설의 난점 (2)
효주 | 2024.04.19 | 조회 52
효주 2024.04.19 52
358
어중간하면 자연선택에 불리하다고요?! (1)
곰곰 | 2024.04.16 | 조회 49
곰곰 2024.04.16 49
357
다윈의 생존투쟁은 만인의 투쟁이 아니다 (2)
두루미 | 2024.04.06 | 조회 70
두루미 2024.04.06 70
356
4월 5일(금) <종의 기원>을 3장까지 읽습니다~ (2)
두루미 | 2024.03.28 | 조회 198
두루미 2024.03.28 198
355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세 번째 후기 (4)
이소영 | 2024.03.06 | 조회 93
이소영 2024.03.06 93
354
[2024 과학세미나] 시즌1 – From so simple a beginning (2)
두루미 | 2024.03.01 | 조회 623
두루미 2024.03.01 623
353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두번째 후기 (2)
곰곰 | 2024.02.26 | 조회 110
곰곰 2024.02.26 110
352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첫번째 후기-웬수 같은 달 (2)
두루미 | 2024.02.14 | 조회 180
두루미 2024.02.14 180
351
<코스모스>다섯번 째 후기 - (2)
바다 | 2024.02.13 | 조회 140
바다 2024.02.13 140
350
달 보러 가실래요? (18)
두루미 | 2024.02.13 | 조회 515
두루미 2024.02.13 515
349
<코스모스>네번째 후기 - 우리는 별에서 왔다 (1)
두루미 | 2024.01.31 | 조회 149
두루미 2024.01.31 149
348
<코스모스> 세 번째 시간 후기 (3)
이소영 | 2024.01.30 | 조회 181
이소영 2024.01.30 181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