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양수의 <醉翁亭記> 후기: 구양수의 與民同樂

콩땅
2022-06-2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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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양수는 송나라의 정치가이자 문인이다. 그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4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환경에서 홀어머니의 교육을 받고 자랐다. 그는 10살 때 한유의 글을 접하고 깊이 연구하여 그 문풍을 배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한유와 유종원으로부터 시작한 고문운동을 소식, 소철, 소순, 증공, 왕안석이라는 인물로 이어지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소순, 소식, 소철, 증공, 왕안석 모두 구양수가 조정에 있을 때 발굴한 인재들이라고 하니, 뛰어난 문장가로서 후배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지난 시간에 읽은 취옹정기는 구양수가 범중엄의 개혁운동을 옹호했다가 滁州(저주)의 지주로 좌천되었을 때, 지은 글이다. 범중엄이 좌천 당함에 권신들의 책임을 묻고, 상소를 올렸다가 저주로 쫓겨났다고 한다. 참으로 올곧은 선비로구나!!!!! 후기 쓰다가 구양수의 여러 매력에 반해버렸네요. 취옹정기를 보면 구양수가 쫓겨난 김에 저주에서 마음껏 산수를 즐긴 것을 알 수 있다. 저주의 산간이 아침 저녁으로 변하는 풍경과 사계절을 묘사하며 유한자적하다가 랑야산의 지선스님과 교유하게 되었으며, 지선스님이 그 산에 정자를 짓자 구양수가 그 정자의 이름을 취옹정이라 명하였다. 더욱이 스스로를 취옹이라고 호를 지으며, 취옹의 참뜻은 취한 노인의 음주가무에 있는 것이 아니요,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글의 마지막 구절에 자신이 정말 흠뻑 취하고 싶은 지점이 어디인지 다음과 같이 말하며 마무리한다.

 

然而禽鳥 知山林之樂 而不知人之樂 새들은 산림의 락만 알고 사람의 락을 알지 못하며,

人知從太守遊而樂 而不知太守之樂其樂也 사람들은 태수를 따라 즐거워할 줄만 알고 태수가 그 락을 즐거워함을 알지 못한다.

醉能同其樂 醒能述以文者 太守也 취해서는 그 락을 함께 하고, 깨서는 글로 기술하는 자는 태수이니,

太守 謂誰 廬陵 歐陽修也 태수는 누구인가? 여릉 구양수다.

 

이 부분은 범중엄의 <악양루기>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과 맹자 <양혜왕장구상>의 ‘樂民之樂者 民亦樂, 憂民之憂者 民亦憂’와 일맥상통 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與民同樂. 구양수가 저주 태수로 있으면서 백성의 입장에서 백성을 관대하고 편안하게 해주고 싶은 그의 정치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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