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送楊巨源少尹序/送石洪處士序/送溫造處士序> 후기- “請與出遊未嘗以事免”

한여름
2022-03-09 08:48
167

약관의 나이에 관직에 나와 시를 지으며 후진을 가르치다가 70에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으로가는 楊巨源을 전송하는 글(824년)과 한유의 부임지 동도 낙양에서 處士로 알려진 石洪과 溫造가 하양군(현재의 맹주시, 낙양의 북쪽도시) 절도사 烏重胤 보좌관으로 추천되어 낙양을 떠나 관직으로 나아감에 축원하는 두편의 편지글(810년)이다.

 

양거원이 소임을 마치고 노년에 임지를 떠나가는 전별에서 많은 사람의 환대가 있었는지? 아니면 혹시 쓸쓸하지는 않았는지?를 되묻는 문장은 누구나가 바라는 감사와 존경이 있는 아름다운 퇴장이었으리라 기대하기 떄문이겠다. 그리고 자신의 임지에 거하고 있던 두 처사가 연이어 관직으로 나아감에 “伯樂이 冀北의 들판을 한 번 지나자 말의 무리가 텅비었다”는 말로서 됨됨이와 능력을 높게 평가하며 관직에 나아가 많은 능력을 발휘하기를 바라고 격려하는 글이다. 임지로 떠날떄 받아본 편지는 최고의 감동이지 않았을까 싶다.

 

送石洪處士序 강독에서 “선생은 어떤 분인가?”라는 절도사의 물음에, “請與出遊未嘗以事免 , 같이 놀자고 청하면 일있다고하여 사절한적이 없다”라고 소개한 대목이 눈길에 들어온다.

예나 지금이나 뭔가를 하기위해서는 의미와 명분이 중요하겠다. 현재를 살아감에 그물망처럼 엮겨있는 관계속에서도 빽뺵히 입력된 주소록 속에서도 막상 편하게 연락할 사람을 찾다보면 막상 망설여지곤한다. 아마 여러 관계 속에서 나름의 기준들 때문에 좁혀지지 않았을까? 많은 관계 속에서 최소한 고독해지지않는 처세는 한유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누군가가 나에게 청하면 기꺼이 응해주는 그런 생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 3
  • 2022-03-09 10:59

    이번에 읽은 세 편의 글은 전송에 부치는 글이라 그런지 좀 부드러웠습니다.

    전 특히 마지막 글이 재밌었어요. 

    백락의 고사를 인용하여 문장을 써내려가는 솜씨가 역시!!

  • 2022-03-09 11:14

    석홍처사가 출사한 뒤 한 일은  세상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데,

    한유의 시선으로 본 석홍처사만이 짧은 글 한편으로 천년의 세월을 넘어 우리에게 전해져서 석홍처사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날 웹과 SNS에 차고 넘치는 온갖 정보들은 1,000년 뒤에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될까요?

    문득 아날로그 세상과 디지털 세상에서 텍스트가 가진 힘은 어떻게 같고 다른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 2022-03-09 15:01

    이제는 정말 관계 맺는 방식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어요

    예전에는 편지글로 많은 일을 했던 것 같은데....

    이론적인 논쟁도 편지글을 주고받으며 하는 방식이 참 멋지다 싶기도 하고요^^

    글이라는 것의 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다르지 않은 것 같긴 한데... 앞으로는 정말 어떻게 달라질까 궁금하기도 하고 좀 걱정되기도? 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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