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철학학교] 결론 1절 후기

아렘
2022-11-11 11:52
476

    마지막 결론은 들뢰즈가 손수 책의 내용을 정리합니다. 본론에 허기를 느낀 우리들은 그래서 결론 부분은 형식을 바꿔 한문장, 한문장 강독으로 읽기로 했습니다만, 어제만 그 약속이 지켜졌을 뿐 다음 시간에 어찌 읽을지 결정을 못했습니다. 이 토론은 세미나 끝나고 카톡방에서까지 이어졌지만, 설만 난무하고 차이만 난무할 뿐 아직 결론을 짓지는 못한 잠정 상태입니다. 다만 에세이 날짜는 정했습니다. 에세이 날짜 빼고는 변할지도 모르는 잠정 일정을 아래와 같이 공유합니다.

 

잠정계획>

              11/17(목): 결론 2,3절

              11/24(목): 결론 4,5절 - 책이 끝납니다.

              12/01(목): 에세이 주제 – 어떤 주제로 에세이를 쓸지 간단히 적어옵니다.

              12/08(목): 에세이 개요 – 얼개에 맞춰 내용을 적어옵니다. 서로 feedback 을 주고 받습니다.

              12/15(목): 에세이 초안 – 완성도 높은 초안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로 feedback 을 주고 받습니다.

              12/18(일): 에세이 데이 – 발표보다 먹고 마시며, 지난 1년을 돌아보는 것이 더 기대됩니다.

 

별책부록>

              따로 시간을 내 강독을 하자는 의견에 동조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 형식도 줌일지 오프일지 병행일지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에세이까지 해를 넘기지는 않으려는 튜터의 강한 의지는 표명되었습니다.

 

    이제 세미나 후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2주간 결석을 한 저는 세션샘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세미나에 참가했습니다. 역시나 휴식은 달콤했지만, 오랜만의 세미나도 역시 즐거웠습니다. 얼른 하고 치워버리자는 세션샘의 의지와는 별개로 역시 한문장, 한문장 읽는 강독은 이곳저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이제 됐다싶어 넘어가려다가도 요요샘의 특기 ‘그런데요…저는요’로 시작하는 추가 질문 신공이 겹쳐지면서 계획했던 1절도 다 못 읽었습니다. 진도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저는 (정군샘과 세션샘은 신경 많이 쓰시지만, 그거야 주최측과 얼른 끝내고 치워버리려는 분들의 사정이고… ㅎㅎㅎ) 모처럼 밀도 높게 다른 분들의 시선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각자의 질문에서 질문들로만 넘어가는 방식에는 일종의 점프와 간극이 너무 커서 그간 조금 떠 있는 기분이었는데 강독에서는 조금 차분해 질 수 있었습니다. 원문을 한문장 한문장 읽으며 자기 생각과 의견을 넣어주시는 추임새 덕분에 책이 조금은 더 쫀득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공들여 읽은데를 다시 공들여 읽는, 그러니까 수학 정석 집합 부분만 새까맣게 만드는 짓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우리가 익숙한 책의 첫부분을 다시 읽은셈이니까요. 허기진 이념과 강도 부분은 위의 잠정 계획에서 보듯이 다시 수박 겉핥고 지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강독에 목마른 분들의 심정도 이해가 가고 저도 강독으로 읽고 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혼자서는 깊이 읽어도 결국 혼자 읽는 것이고, 강독은 대강 읽어도 역시나 강독이니까요…

 

    동일성을 필두로 한 재현철학의 4종 굴레 세트 (동일성, 대립, 유비, 유사성)까지 읽었습니다. 이 재현의 4종 세트가 어떻게 차이를 왜곡하는지, 어떤 가상(공통감, 양식)을 만들어 내는지를 살핀셈입니다. 모상과 허상의 구별에서 차이의 철학이 어떤 것을 끌어내는지, 그렇다면 공통감과 양식이라는 가상에서 차이의 철학이 무엇을 예비할 것인지는 강하게 암시되어 있을 뿐 다음 진도를 읽으며 드러날 것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재현철학이 어떻게 반복을 왜곡하는지가 나오는 1절의 마지막 부분을 아직 못읽었네요. 질문에서 질문으로 건너 뛰는 다음 시간은 1절의 마지막 부분부터 읽습니다.

 

덧1> 놀라움이 있었습니다. 중간에 휴식기를 거친 토용샘이 마지막 학기를 함께하시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공백 이후의 들뢰즈 읽기의 쓸모없음과 고통스러움을 너무 절절하게 표현해주셔서 참가를 안하실 줄 알았는데, 역시나 우정(떠밀림과 부추김)은 무섭네요. 저같으면 안했을 겁니다. 즐겁자고 하는 것이고 다음이라는 것도 있는거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습을 보여주신 샘 진심으로 반갑고 좋았습니다. 결론은 그나마 낫다라는 꼬임에 빠지셨을텐데, 그 꼬임이 진실이었기를 기원해 보겠습니다.

 

덧2> 세션샘, 말씀드렸다시피 휴식은 달콤합니다. 징글징글하면 자체 휴식하시면 됩니다. 그런데요…(요요샘 흉내입니다.) 이 망할놈의 철학학교는 녹화본을 올려줍니다. 그것도 블록버스터 세 시간 가까이되는 걸 올려줍니다. 그걸 혼자 듣게 됩니다. 이거 생각보다 힘들고 그리고 부작용이 있습니다. 듣기만 하다보면 입이 근질근질합니다. 그런데 들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참고하세요.

 

 

 

 

 

 

 

 

 

댓글 12
  • 2022-11-11 13:46

    더할나위없는 후기네요. ㅋㅋㅋ 빨리 치워버리고 싶은...맞습죠 맞아. 아, 웃겨. 어찌 그리 제 맘을 잘 아시는지...근데 전 정말이지 이 엄청난 '결론 강독' 호응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치만 차반이 워낙 읽기 어려운지라 해결되지 않은채 진도 나가기에만 급급했던걸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쨌든, 원하시는대로 하시죠~~ 쌤들^^

  • 2022-11-11 14:18

    사실 낙오자(ㅋ)에 가까운 저는.. 강독이나 그냥 요약이나 통통 튀어다니는 말들을 따라가기 어렵긴 마찬가지라.... 에세이 쓰기 시간을 빌어 주제 하나라도 찬찬히 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해요. 저는 에세이 큰 주제는 '시간론'으로 하려고 하는데, 책 진도 빼면서 이것도 따로 읽어가면서 보기엔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그러나 하여간 뭐 정해지는대로 어떻게든 되겠죠? ㅎㅎㅎ

  • 2022-11-11 15:36

    그게요....그러니까......흠.....
    500여 page 본문을 읽었는데, 들뢰즈 '차이와 반복' 어때? 하고 누가 물으면,
    '그게요....그러니까......흠.....' 하고 말 것 같습니다.

    그게요....그러니까......흠.....결론 부분이라도 이해할 수 있어야 그 고생을 보상 받을 수 있을 것같은 바램이 있구요
    결론 부분을 강독하니까, 그것도 우연(random)으로 나의 차례를 강독해야 하니, 진도 전체를집중해서 읽게 되고요.
    무엇보다도 들뢰즈가 남의 말이 아닌 자기 말을 하니, ' 겨우 그거야? 그걸 말하려고 이렇게 난리친 거야?' 라는 사태를 함 만들어 봐야
    후기 쓸 딴지를 찾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나저나 그 짧은 늦은 시간에 카톡 숫자가....ㄷㄷㄷㄷ

  • 2022-11-11 15:56

    아이고 일정 정리까지..ㅎㅎ 이게 참 저는 평소에도 모든 책들은 마지막 장, 절이 가장 읽기 힘들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아마 빨리 거기서 나오고 싶은 마음과 지나온 길을 되집어가고 싶은 마음이 막 싸우다가 결국엔 전자가 대부분 승리를 거두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ㅎㅎ 그런데 어제 세미나 후에 어쩐지 오랜만에 한 강독이 너무 좋아가지고 안 하자니까 많이 아쉽드라고요. 요걸 어떻게 잘 살리는 방법을 연구 중이니, 너무 아쉬워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응?)
    저희가 이 텍스트를 끝까지 읽어봐서 이제는 익히 아는 바이지만, 앞부분 첫장, 절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후에 이어질 이야기는 이 이야기의 변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어제 읽은 부분들을 한번씩 더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제가 보니 2절은 내용이 1절에 비해 약간 더 어려운 듯 합니다. 예-복습에 만전을 기하여 철통 같은(응?) 마지막 시즌 보내면 좋겠습니다. ㅎㅎㅎ

  • 2022-11-11 16:19

    우리 세미나에 '그런데요..'로 시작되는 어두운 전조가 드리우고 있었군요.ㅋㅋ
    저는 결론 1절을 읽으면서 본문 1장을 같이 읽었는데, 1장을 읽어보니 마지막장까지 다 읽어야 이해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 적혀 있더군요.
    하여 앞부분을 읽으며 헤맸던 게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어 위안이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들뢰즈가 매우 치밀하게 이 논문을 기획한 거 아닌가, 그런 의심이 들었습니다.(하기야 들만철에서 읽은 내용들이 그전에 쓰여진 것이니..^^)
    아무튼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은 그 자신이 말하는 글쓰기를 위반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쓰다 보면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되고,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물음이 번개처럼 내리치는 그런 글쓰기는 아니었지 않나 싶어서요.
    그런데요, 그건 그렇고 우리의 에세이쓰기는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저는 아무튼 결론을 읽으며 뭔가가 떠오르기를 기다려볼 작정입니다.

  • 2022-11-11 16:48

    3시즌만 쉬고 4시즌에 다시 온다고 했기 때문에 온 것인데..... ㅋㅋㅋㅋ
    아, 근데 정말 후회했습니다. 다시 온 걸 후회한게 아니라 쉰 것을요. 하지만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역시 쉬기는 했을거예요^^
    사실 요 몇 주 집에 아픈 사람이 있어서 좀 멘붕이어가지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들뢰즈는 어렵기까지 해서리....
    그래도 저를 지탱하게 도와준 것은 역시 세미나로 일상을 사는 것이었어요. 그 일상을 살 수 있도록 해주는 우정이 참 고마웠습니다.
    떠밀림과 부추김이 우정이라면 잘 보신거예요. 문탁 우정은 그게 매력이예요. 때론 징글징글하지만요 ㅎㅎ

  • 2022-11-12 01:24

    녹화본을 처음 듣는데 재미있네요. 앞부분 듣다 말았지만요. 애랑 이동하면서 들으려고 했는데, 얘는 자기 얘기하고 싶어하고 숙제하고 싶어하고... 아무튼 끄래요. 과학에 미르가 있다면 철학엔 아렘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흥미진진한 시작이었습니다. 재현의 굴레 4종 세트가 어떻게 차이를 왜곡하고 가상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아렘님의 후기 한 줄에 기대어 부디 다음 주 전까지 1절을 한번 더 개인적으로 반복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 2022-11-12 13:46

    너무 우껴^^

  • 2022-11-12 16:22

    지난 세미나의 절정은 가마솥샘이 쓸쓸하게 말씀하신 “내 말은 안믿어”였던 것 같습니다.

    • 2022-11-12 22:30

      인디언샘하고 가마솥샘 넘 귀여우신듯. 그 뒤론 웃껴서 책 안읽힘. 죄송해요~^^

      • 2022-11-13 01:23

        와 누군지 바로 알겠군요 ㅎㅎㅎㅎ

  • 2022-11-13 08:24

    우와 저 빼고 회식이라도 했나요? 옛날에 지원샘이 썼던 우리 첫 세미나 후기 때처럼 분위기 좋아요ㅋㅋ (은근하고 다정한) 반어와 익살의 힘인가봐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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