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철학학교] <차이와 반복> 읽기 시즌 2 아홉번째 후기

아렘
2022-07-15 16:16
363

반복과 무의식: 쾌락원칙을 넘어서’ 라고 이름 붙여진 2장 4절은 읽은 걸로 치기로 했습니다. 그리 진도를 채근하는 세션샘의 막강 효과에도 2장 4절의 마지막 세 페이지는 못 읽었습니다. 평소답지 않게 정군샘은 나머지 세 페이지 읽은 걸로 치자고 하셨습니다. 읽은 걸로 치고 후기를 써 봅니다. 요요샘을 흉내내면서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복습차원의 정리를 해 보겠다는 소리입니다. 다만 요요샘 수준에는 못미칠겁니다. 다시 볼 정성도 필요도 없으니까요..왜냐구요? 방학기간에 다시 모여 낭독을 좀 하자는 정군샘의 채근이 있기 때문입니다.

 

1부는 즉자적 차이입니다. 여기서 들뢰즈는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 한 것 같습니다. 일단 머리말에서 반복을 심하게 뒤틀었구요...여러번 되풀이하며 차이는 동일성이나 유사성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재현 이전에 차이가 있다’ 정도일 것 같습니다. 바탕이 있을 것이란 소리를 했던 기억이구요 그 결론은 영원회귀였습니다. 그러니까 머리말에 이어지는 1부는 차이에 대한 일반론입니다. 

 

2부는 특수가 되겠습니다. 조금 좁혀 볼까요? 차이 그 자체가 대자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냐를 이야기 합니다. 제 마음대로 더 좁혀보면 차이가 시간과 우리 인간 정신이란 특수한 경우에 어떻게 나타날까에 대한 설명입니다. 일반론에서한 설명이 톱니바퀴처럼 시간과 인간 정신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강박적일 정도로 (다른 샘들은 정치하고 우아하게 혹은 세뇌는 아니다라고 말씀하실 분이 더 많겠지만) 같은 문장들이 시간과 정신분석에서 되풀이 됩니다.

 

시간론에서 세 가지 수동적 종합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첫 번째 수동적 종합으로 살아있는 현재(습관/수축/응시)가 구성되고, 두 번째 수동적 종합으로 잠재로서의 순수과거가 드러납니다. 세 번째 종합에서 시간은 탈구되면서 시간의 형식이 완성됩니다.  참된 반복(영원회귀 또 출현)은 미래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지난 시간 부분입니다. 이 시간이 인간 정신(생물심리학적 삶)에서 펼쳐지는 양상은 어떤것일까요? 앞에서 이야기 한 것들이 정신분석학이 발견한 용어들을 차용하는 가운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적용 가능해야 합니다. 에로스, 므네모시네, 쾌락원칙. 죽음충동이란 말들이 잘 뿌려져야 합니다. 세부 내용은 설명할 능력이 부족한 관계로 크게만 정리를 해 봅니다. 묶기라고 표현된 첫 번째 수동적 종합(그러니까 습관의 종합)은 쾌락원칙의 정초를 보장합니다. 이드 안의 애벌레 자아들이 나르키소스적 자아로 들끓기 시작하는거지요.  두 번째 종합은 조금 미묘하지만 여기서 능동적 종합(현실원칙, 자기보존 충동)은 일단 생략하시지요.. 들뢰즈의 관심은 선험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 수동적 종합에 더 많은 설명을 할애합니다. 이 두 번째 종합에서 나르키소소적 자아들은 순수과거와 관계하면서 잠재적 대상들을 응시하게 됩니다. (성적충동)  세 번째 종합은 뭘까요? 뭔가 더 심화된 종합이어야 합니다. 들뢰즈가 볼 때 이부분은 잠재적 대상의 특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있으면서 있지 않고, 있지 않은 곳에 있으며, 전치와 위장으로 메롱이된 잠재적 대상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현실적 대상을 초월(너머, 이전, 이미, 항상)해 있는 잠재적 대상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쉽게 하자면 잠재성으로 우글거리는 바탕(들뢰즈 말이 아니라 제 말입니다.)입니다. 이 바탕은 우리의 인격적 형식에 갖히지 않은 것이고, 우리 인간 정신의 한계 안에 갖히지 않는 것이고, 비종속적 다양성이 출현한 것입니다. 인격적 죽음이 아닌 비인격적인 죽음에서 드러나는 사태인것이지요. 이쯤되면 들뢰즈가 프로이트의 죽음충동을 어찌 전유하는지가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들뢰즈는 비인격적 죽음을 통해 바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쾌락원칙을 ‘넘어서’ 참된 반복으로서 차이를 드러내는 것을 목도할 수 있는 비인격적인 죽음이 있습니다. 물론 잊지 않습니다. 이 죽음…그러니까 타나토스는 영원회귀입니다. 영원회귀는 질래야 질 수 없는, 항상 이길 수 밖에 없는 유희입니다. 

 

평창에서 만나요 ~~~

 

 

댓글 8
  • 2022-07-16 11:37

     시즌 1,2에서 읽은 부분들은  크게. 이번 셈나 부분은  좀 자세하게 생각하게 하는 후기네요. 차반 책이 워낙 어려운지라 좀 지치기도 하고 최소 몇 주는 쉬고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쉬는 동안 저절로 이해되는 수동적 종합이 일어나면 참 좋겠는데  말이에요^^ 저는 가족 분중 한분이 다음 주말에 수술을 하시는지라 엠티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아쉽지만 또 기회가 있겠죠. 모두들 아름다운 평창에서 재밌는 시간 보내세요~ 

  • 2022-07-16 18:00

    아무튼 2장까지 다 읽었네요!👏👏

    일단 한 주는 제대로 방학 기분을 내면서 <차이와 반복>을 완전히 잊고 지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장자강좌 듣는 사람들 몇이서 하는 번개세미나에서  이정우 선생의 <파라-독사의 사유/장자와 철학>을 읽는데, 들뢰즈가 계속 떠오르는 거에요.

    세미나 하다 누군가가 (가볍게 지나가는 말로) 이정우 선생의  자연회귀도 영원회귀의 회귀 아니냐고 해서.. ㅋㅋㅋ

    영원회귀라는 주문에 붙들린 기분이었어요.^^(아렘샘 후기 읽다가도 유독 영원회귀에 수동적으로 꽂히네요.ㅎㅎ)

     

     

     

  • 2022-07-16 18:30

    읽으면서도 '왜? 지금 이런 얘기를 하지?' 하면서 큰 줄기를 못 잡아 정신없었는데,  아렘님 후기 감솨 ~~~~

    걍 ~  한번 쭈욱 읽는 강독에서 도움이 될 듯요.

    • 2022-07-19 19:24

      샘...제 말이 맞다라는 보장이 없어서... ㅎ

  • 2022-07-18 15:12

    저도 그러니까... 이번 주는 <차이와 반복>을 완전히 탈구시켜버리고 싶었는데, 탈구는 '의지'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거였죠 ㅎㅎㅎ

    후기를 읽고나니 처음부터 통독을 함 해보고 싶어집니다. <차이와 반복>을 집어들려고 하는 순간 다른 책을 집어드는 지혜를 발휘해봐야겠습니다. ;; 그 다른 책이란 현재 트렌드의 최전선에 서있는 <중동태의 세계>와 <파라-독사의 사유>인데요... <중동태>는 보다보니 또 <차이와 반복>이 생각나네요... 두번째 종합이라는 게 이렇게나 무섭습니다. ㅎㅎㅎ

    여하간 방학 잘 보내시고, 평창에서 만나고, 낭독시간에 뵙겠습니다~~

  • 2022-07-18 16:29

    지난 시간에 '위장된 세뇌다'에 빵 터졌습니다. 세뇌로 표상되어버린 그 끈질긴 무언가가 우리의 사유에서 차이나는 반복을 이루어냈으리라 기대합니다..ㅎ 평창 같이 못 가서 매우매우 아쉽습니다. 다음에 또 가실 거죠? ㅎㅎ 부디... 즐겁게 다녀오시길요!

  • 2022-07-19 18:32

    아렘샘의 후기는 세미나 시간에 아렘샘이 종종 하는 스토리텔링기법으로 되어 있네요. 덕분에 차반(세션샘, 이거 뭐야 ㅋㅋㅋㅋ)을 이야기책처럼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위장술에 휘말립니다. 

    어려운 책을 읽을 때면 종종 겪는 어지럼증이 그래도 조금 잦아든 걸 보면 역시 어려운 책일수록 같이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혼자서는 읽을 엄두도 못냈겠지요. 자꾸만 <천개의 고원>을 다시 들춰보고픈 생각이 스멀스멀 비집고 나오는 걸 억지로 눌러 버립니다. 지난날, 눈물을 흘리며 집어던졌던 그 책을...

    저도 <장자, 파라-독사의 사유>를 읽으며 점점 더 들뢰즈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자꾸 옵니다. ㅎㅎ 

    • 2022-07-19 19:23

      같이 읽기에 아울러 최고의 발견은 조금씩 읽기가 아닌가 합니다. 일주일에 20여 페이지를 읽는다는 것의 묘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성질 급한 사람들은 환장할 일이겠지만, 이게 또한 읽기의 묘미가 아닌가 하고 성질급한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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