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학교 단기세미나] 간명한 중국철학사 첫 번째 시간 후기

진달래
2023-01-05 19:57
349

2023년이 되었습니다. 숫자가 바뀐 것 외에 뭐가 달라졌을까 싶지만 그래도 새해가 밝았으니까 뭔가 새로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오늘 세미나에는 기존에 사서학교에서 함께 공부한 도라지샘, 토토로샘, 혜림샘, 곰곰샘 이외에 한스샘과 스르륵샘이 함께 하셨습니다. 마음샘은 몸이 좀 아프셔서, 호수샘은 아이 졸업식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셨습니다. 

<간명한 중국 철학사>는 펑유란(1985~1990)이 <중국 철학사>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서양인들을 위해 직접 기획에 참여하여 만든 책이라고 합니다. 두꺼운 <중국 철학사 1, 2>에 비하면 훨씬 가벼운 책이지만 내용을 짧게 압축해 놓았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이 책이 요약을 해 놓은 거라  발제문 없이 밑줄 발제로 질문을 위주로 이야기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제1장과 2장의 제목은 '중국철학의 정신'과 '중국 철학의 배경'입니다. 

 

"종교도 인생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위대한 종교의 핵심에는 반드시 철학이 들어 있다. 사실 모든 위대한 종교는 거의 대부분 어느 정도의 미신, 교조, 의식 및 제도를 상부구조로 갖춘 철학이다." 

 

"철학으로서의 도가는 자연을 따르라는 설을 가르치는 데 반해 도교는 자연에 역행하는 설을 가르친다. 즉, 노자나 장자에 의하면, 생명이  다하면 죽음이 온다는 것은 자연의 도이며 우리는 이 도를 어길 수 없다. 그러나 도교의 근본 교리는 죽음을 피하는 방법, 즉 불로장생을 가르쳤다. 이것은 분명히 자연을 역행하는 일이다." 

 

이렇게 흔히 도가와 도교, 유가와 유교 등을 섞어 쓰는 것에 대해 밝힌 펑유란의 입장이 흥미롭다고 했다. 이렇게 중국인들이 서양인들에 비해 종교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난 잘 모르겠고, 종교라고 하는 것이 반드시 신의 존재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과 제도 등의 형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에 있어서 성리학의 종교적 측면에 대해서 이야기한 <주자강의>의 내용이 생각났다. 

'중국철학의 배경'에서는 한스샘의 경험에 비추어서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를 비교하면서 뉴스에 날씨를 보도하지 않는 곳에 사는 사람들과 우리들이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셔습니다. 생각해보니 요즘 매일 아침마다 눈은 오는지 몇 도나 되는지 휴대폰으로 확인을 하는 저로써는 약간 상상이 안 가네요.^^ 

휴대폰이 없을 때도 아침 뉴스에서 확인을 하거나, 하다 못해 하늘이 흐린지, 맑은지를 확인하고 다녔던 같은데요. 

이렇게 사계절이 있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사고에는 항상 변화와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 즉 되돌아가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오늘도 맑고, 내일도 맑고, 거의 변화하지 않는 날씨를 보고 자란 사람들과는 다르겠지요?  농업을 중요시하는 중국 사회에서 이것과 연계되어 중요하게 여기는 '가족', 그러나 요즘 핵가족을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제3장에서는 '제자백가 여러 학파'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나오는 사마담은 2월에 고전특강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사마천의 아버지입니다. 이제 각 학파들이 분류되는 것이죠. 

사마담이 제자백가를 6가로 나누었다면 전한 말 유흠은 10가로 나눕니다. 음양가, 유가, 묵가, 명가, 법가, 도덕가에 소설가, 농가, 종횡가, 잡가는 추가한 것이지요. 

 

제4장에 드디어 공자가 나옵니다. 제목이 '공자 : 인류의 스승' 입니다. 

인류의 스승까지는 모르겠지만 동양고전을 읽기 위해서는 반드시 <논어>를 읽어야 합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대는 <논어>의 주석사 같은 생각이 듭니다. 

펑유란은 공자의 사상을 인의(仁義), 충서(忠恕), 지명(知命) 등으로 설명을 합니다. 

세미나 중에 4분이나 작년에 함께 사서읽기를 해서, 혈구지도, 뭐 이런 말이 하나도 낯설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공자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불려 나옵니다. 서양철학을 공부하지 않은게 이런 데서 참. 

긴 내용을 간략 버전으로 따라가다 보니 놓친 부분도 많이 있는 것 같고, 발제문 없이 하려니 좀 어색하기도 하고, 설명을 다 하자니 너무 길고, 안 하잖니 할 게 없고.... ㅋㅋㅋ 간명하게 쓰인 게 여러 모로 어렵습니다. 

 

"B.C. 2세기 유자들은 <춘추>는 공자의 모국사가 아니라 - 사실은 공자의 모국인 노나라의 역사이다.- 공자가 그의 윤리적 , 정치적이념을 표현하기 위하여 쓴 정치적 저작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뒤 100년 우에는 공자는 왕보다 더 높이 추앙되었다. 당시인들은 대부분 공자는 인간 중에 살아 있는 신이라고 믿었다. 즉 공자는 자기가 세상을 떠난 후 한조가 출현할 것을 미리 알았던 신 같은 존재였다. 그러므로 그는 <춘추>에다 한나라 사람이 실현할 정치이념을 설정애 놓았다. 이 신격화는 공자가 누린 절정의 영광이었다." 

 

앞으로 한나라 세미나를 해야 해서인지 <춘추>를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재미있었다. 그러나 대체로선진유학 시기의 텍스트가 한대에 정리된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 아닌지 싶다. ^^ 

 

다음시간은 본격적으로 묵가와 양주, 맹자와 명가를 그러니까 8장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 

 

   

세미나 시간에 말씀드린 펑유란 선생의 딸이 쓴 책입니다. 

 

 

 

댓글 2
  • 2023-01-06 01:10

    말로만 듣던 펑쌤의 중국철학사를 더구나 간명하게 읽게 되다니 기대가 큽니다^^ 진달래쌤의 중간 중간 핵심 강의까지 있으니 초보는 넘 좋네요

  • 2023-01-10 12:02

    저는 펑쌤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유명하신 분이였군요. 더욱이 주제 특성에도 불구하고 한때 베스트셀러 자리에도 올랐던 분이라니요! ㅋ 그래서 세미나에도 여러분들이 오시고... 그러셨나봐요. 덕분에 새해 새로운 기운이 팡팡-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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