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학교 <맹자> 3회차 후기

토토로
2022-09-1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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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맹자 3회차 시간에는 전국시대의 패자(霸者)정치와 왕도(王道)정치에 대해 공부하였습니다.

공자가 살던 춘추시대를 지나, 맹자가 살던 전국시대는 사회의 질서가 많이 변하였습니다. 춘추시대에는 비록 힘이 약해졌지만 제후국인 주나라와 봉국들의 질서가 있었습니다. 봉국들은 패자가 되기 위해 전쟁을 자주 벌였고, 제 환공, 진 문공등이 차례로 패자가 됩니다.

공자도 패자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반면 제후국인 주나라가 사라지고 패권전쟁이 더 치열해진 전국시대를 살던 맹자는 패자(霸者)에 대해 꽤 부정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맹자가 원하는 것은 전쟁을 통한 패도가 아닌, 왕도정치입니다.

 

맹자가 말하는 왕도정치는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힘이나, 리(利)가 아닌, 덕과 마음으로 백성과 신하가 따르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심복(心腹)이라고 합니다.

전쟁의 승리로 패권을 잡는 것이 아닌, 왕도를 통해 백성을 늘리는 것입니다. (백성을 늘리는 것은 나라의 번영을 나타나는 것이기에 상당히 중요합니다.) 덕으로 보민(保民)하는 것이. 그것이 왕도정치의 시작입니다.

또한 불인지심(不仁之心), 즉 남의불행을 마음 편히 그대로 보아 넘기지 못하는 마음은 측은지심(惻隱之心)이 되고, 바로  이것이 인(仁)의 실마리가 될수 있습니다.

 

불능(不能)과 불위(不爲)

다음으로 유명한 제 선왕과 맹자 사이의 이양역지(以洋易之)에 관한 일을 통해 맹자의 가르침을 배웠습니다.

 

제 선왕은 혼종으로 쓰일 소가 덜덜 떨며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는 불쌍한 마음이 들어 놓아주라고 명합니다. 그리고는 소 대신 양으로 바꾸라고 합니다. 이 일로 제 선왕은 백성들에게 재물을 아까워 한다는 평을 듣고는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이에 맹자는

“염려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바로 인을 하는 방법이니, 소는 보았고, 양은 아직 보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군자는 금수에 대해서 산 것을 차마 그 죽는 것을 보지 못하며, 죽으면 이 때문에 군자는 푸줏간을 멀리하는 것입니다”라며 우선 선왕의 마음을 알아줍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뼈 있는 예들 덧붙이며 진짜 하고 싶은 말을 꺼냅니다.

 

지금에 은혜가 족히 금수에 미치되, 공효가 백성에게 이르지 않음은 유독 어째서 입니까?

깃털 하나를 들지 못함은 힘을 쓰지 않기 때문이며, 수레의 섶을 보지 못함은 시력을 쓰지 않기때문이며, 백성이 보호받지 못함은 은혜를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왕께서 왕 노릇 하지 못함은 하지 않는 것 일지언정(不爲) 불가능(不能)한 것은 아닙니다...왕께서 왕노릇 하지 않는 것은 태산을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종류가 아니라(불가), 왕께서 왕노릇 하지 않는 것은 바로 나뭇가지를 꺽는 것과 같은 종류입니다(불위).

지금의 은혜가 금수에게까지 미쳤으되. 공효가 백성들에게 이르지 않음은 유독 어째서입니까?”

맹자의 마지막 말이 참 따끔합니다.

 

인(仁)과 의(義)

공자에게 핵심 키워드가 인(仁)이었다면, 맹자는 여기에 의(義)를 덧붙여 인의(仁義)가 됩니다.

전국시대는 춘추시대보다 사회적으로 복잡해 지면서 '의'의 개념이 중요해 집니다. 의는 '올바르다', '좋다', '적절하다'는 등의 여러 의미를 지닌 뜻으로 변화해갑니다.

'리'또한 수확물을 뜻하는 것에서, 유리한 것', 말주변이 좋은 것, 순조로운 활동 등을 가리키며 공적 이익 이상으로 사적 이익과 분배등이 중요 문제가 되며, 그에 따른 도덕적 기준 및 가치 등의 판단에 차이가 생겨납니다.

인과 리의 개념이 깊어지는 전국시대의 맹자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인에 의를 더한 인의(仁義)를 주요한 사유의 대상으로 여깁니다.

그리고 리에 대해서도 깊이 사유합니다. 그 유명한 예가 아마도 하필왈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리와 의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의로움.

둘중 무엇이 먼저일까요.

우리는 너무도 쉽게 리를 택하는것은 아닌지.

그래서 독재정권 일지라도 경제성장만 이룬다면, 그런 부분을 인정하고 후하게 평가하게 된다는 이야기까지 나누어 보았습니다. 

댓글 2
  • 2022-09-13 16:08

    저는 자꾸 불위와 불능을 보면 공부를 못 하는게 아니라 안 하는 거라고 혼내는 것 같아서 뜨끔합니다. 

    깔끔하게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2-09-14 23:18

    전 요즘 맹자를 보면서. 내가 말 잘하는 사람을 좋아했구나!라며 놀랬습니다.ㅎ 맹자님이야말로 전국시대 핵사이다 아니실런지요?

    불위와 불능. 저도 공부에서 유독 ‘이것은 불위인가 !불능인가!’싶을 때가 많은 것 같네요…

     

    지난 시간 수업 빼먹은 구멍을 토토로쌤 후기로 메꾸네요. 꼼꼼하고 친절한 후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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