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고전학교] <기록자의 윤리 역사의 마음을 생각하다> 후기

진달래
2023-05-23 14:37
387

음~ 방학이 너무 길었나 봅니다. 숙제를 잊고 계셨다는 분도 계시고~ 

저도 1년 전에 예약 해둔 안과 정기 검진 때문에 좀 늦었습니다. 날짜를 까먹고 있다가 나중에 알게 되어서... 

 

이번 세미나는 2주 방학동안 최경렬 샘의 <기록자의 윤리, 역사의 마음을 생각하다>를 읽고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방학도 끝나고, 날도 너무 좋을 것 같아서 장소도 문탁이 아니라 수원의 '효원공원'에서 세미나를 하기로 했습니다. 

효원공원은 효를 테마로 해서 만들어진 공원인데, 그 안에 '월화원'이라는 중국식 정원이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중국 광동지역의 전통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정원이고 2003년에 경기도와 중국 광동성의 우호 교류를 위해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날이 약간 흐렸는데 중간에 비가 와서 더 좋았습니다. 정원에 연못이 있어서 비가 오니까 훨씬 운치가 있었습니다. 

 

 

"<회음후열전>의 일화에서 한신이 자신을 업신여긴 젊은이의 가랑이 밑을 지나기 전 사마천은 '오랫동안 쳐다봤다(熟視)'라는 말을 슬쩍 끼워 놓아 한신의 심리를 묘사하면서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가랑이 밑을 지나가는 굴욕적인 행동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전에 한참 동안 쳐다보며 화를 가라앉혔다는 반응에 방점이 찍힌다. 이 부분을 그냥 지나치면 한신이 크게 성장하는 속 깊음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기록자의 윤리, 역사의 마음을 생각한다>는 <사기>를 읽는 방법 중에서 문학으로 읽기를 주로 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태사공, 항우, 한신, 장량, 백이숙제의 이야기와 자객열전 그리고 오랑캐에 대한 열전을 묶어 총 7장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한다.  <사기열전> 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만 넣은 것 같다. 

아쉬운 점이라면 우리가 1분기에 읽은 열전 중에서는 태사공 자서와 백이열전이 다라는 것, 읽지 않은 열전의 내용이 많아서 읽기가 쉽지 않다고 하셨다. 

메모를 두 사람만 올려서 이야기는 <기록자의 윤리, 역사의 마음을 생각한다>보다 <사기>를 공부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 작년에 '사서(四書)읽기' 세미나를 함께 했던 곰곰샘은 경서 읽기 보다는 열전을 읽는 게 훨씬 재미가 있다고 하셨고, 사마현 샘도 작년에 감이당에서 <춘추좌전>과 <국어>를 읽어서인지 열전 읽기가 생각보다 재미가 있다고 하셨다. 가마솥샘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재미있다고 하셨다. 

 

 

개인적으로 나는 올해 <춘추좌전> 강독도 하고, <예기>도 읽고, <춘추번로>도 읽고 하니까 <열전>을 읽는 게 예전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다. 읽고 그냥 잊어버리는 것도 많아서 잘 연결이 되지는 않지만. 

그리고  이 책이 인상적이었던 건 오랑캐에 대한 열전이 소개되어 있다는 것이다. 130권의 열전에 오랑캐에 대한 기록은 <남월열전>, <동월열전>, <조선열전>, <서남이열전>, <흉노열전>으로 5개나 된다. 물론 다른 이야기들 안에 오랑캐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한대에 이르러 오랑캐의 존재가 중요해졌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중국이 하나가 아니라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어우러진 것이라는 걸 강조한다. 

 

 

"다른 시대를 볼 때는 전혀 다른 시대 감각이 작동해야 한다는 원칙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기야 자기가 사는 시대가 아닌 다른 시대의 감수성과 느낌을 어찌 쉽게 알겠는가. 바로 이곳에 문학이 개입하고 바로 그 때문에 문학이 중요하다. 가장 어려운 작업인 타자를 이해하는 관문에 문학이 존재한다." 

 

사실 문학으로 읽는 <사기열전>이라는 타이틀이 나에게는 매우 부담스럽다.  <사기열전>을 읽으며 타자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는 것에는 공감하는 바다. 

 

다음 시간에는 2주에 걸쳐 사공자열전을 읽습니다. 

<맹상군 열전>, <평원군,우경 열전>, <위공자 열전>, <춘신군 열전>입니다.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여쭤보질 못했어요. 그래서 왜인지는 모르지만 사마현샘께 모두 선물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도라지샘이 얼른 돌아오시길.  샘 공부방 책장에 넣어 두었습니다. 

 

 

댓글 4
  • 2023-05-23 20:00

    月放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림같았습니다.
    비가 오니, 그 운치는 錦上添花였습니다.
    가마솥님이 월방의 데크는 중국영남지방의 건축양식이라고 합니다.
    바람이 통로사이로 불어서 시원했습니다.
    그리고 사자상의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는 법도 알려 주셨습니다.
    (지구와 새끼)
    진달래 ...茶를 팔아야 할텐데....

    도라지님의 빈자리가 큽니다.
    일상의 반복은 축복이라는 마음이 더욱더 크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작은선물은 숙제를 하지못해서.....ㅠㅠ

    • 2023-05-23 23:44

      ㅋㅋㅋ 그랬죠. 진달래샘이 여기서 차를 팔아야 한다고... 아주 많이 아쉬워 하셨더래죠 ㅋㅋ

      도라지샘도 함께 왔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주 많이 아쉬웠습니다요...

  • 2023-05-23 23:48

    그러고보니 저희 모두 이렇든 저렇든 <사기>는 재미있게 읽고 있는 거군요.
    저는 <사서>에서 잘 모르고 지났던 부분들을 다시 짚어볼 기회들이 생기고, 그렇게 궁금증이 해소되기도 해서 더 좋더라구요.
    덕분에 월화원 구경도 잘 하고 밥도 잘먹고 감사했습니다~~!

  • 2023-05-24 00:29

    진달래쌤. 집안에 일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렇듯 후기까지 올리니......
    가까운 곳에 그렇게 멋진 곳이 있을 줄을 몰랐습니다. 날씨가 그 운치를 더해 주었구요.
    책 표지만 보고, '문학으로 사기를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쓰여진 글의 뒷 이야기를 맞춰보는 것이어서 흥미진진하였습니다.
    사기의 내용이 어떨 때에는 누가 누구에게 어쨌다는 내용으로 점철되어서 지루했는데 말입니다.
    점심까지 함께 하며 이야기할 수 있어서 다욱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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