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고전학교] 사기열전 - <소진 장의 열전> 쉽게 말하자면 '자기들 끼리 다 해먹는다'는 뜻이다.

사 마현
2023-05-07 00:55
1089

合從(합종)과 連橫(연횡)

 소진(蘇秦)  장의(張儀)

 

정의와 원칙이 없는 주장으로 천하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가지고 논 두 사람 . 춘추전국시대의 종횡가(縱橫家)는  모사(謨士)들의 무리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종횡가는 적극적으로 역사적 역할을 수행했다. 종횡가는 고정된 군주가 없고, 고정된 정치적 주장이 없으며, 일정한 가치 기준이 없고, 세력과 이익 추구 외에 어떠한 도덕적 속박도 없다.

 

소진(蘇秦)과 장의(張儀)는 위대한 종횡가였다. 전국시대 국제관계가 이 두 사람의 지략과 언변에 의해 좌지우지 되었다. 소진의 ‘합종’으로, 나중에는 장의의 ‘연횡’으로 전국 칠웅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았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외교가는 소진과 장의이다. 그 둘은 ‘브로밴스의 끝 판 왕’ 이다. 합종과 연횡 자체가 정의로운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합종과 연횡을 제시했던 두 사람에게서는 정의감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의 모든 신념은 돈과 권력으로 집중되었고, 다른 이상이나 품성 따위는 기준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그들은 온갖 속임수의 교활함, 잔인함과 뻔뻔스러움으로 무장하고 권력을 최고의 가치 기준으로 삼았다. 발생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상품화 하는 언변술사 같다. 그 둘은 남북으로 합종 하거나, 동서로 연횡 하면서, 그것이 정의이든 불의이든,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이고,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든, 그들은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권력과 부귀영화 였다. 자기가 주장하는 지략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서로서로가 필요했다라고 생각한다.

 

남북으로 합종,  진에 대항할 것을 주장한 소진(蘇秦)과 동서로 연횡, 스스로 지킬 것을 주장했던 장의(張儀)는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관료가 되는 데 전력을 다하였다. 소진은  권모술수를 연구하고 초기에는 관직에 실패했다.아내 형수 부모 식구들 모두는  그를 냉대했다.위세가가 되고 나서蘇秦之昆弟妻嫂側目不敢仰視, 俯伏侍取食.蘇秦笑謂其嫂曰「何前倨而後恭也?」嫂委蛇蒲服,以面掩地而謝曰:「見季子位高金多也.蘇秦喟然歎曰「此一人之身,富貴則親戚畏懼之,貧賎則軽易之, 況衆人乎그가 낙양을 지나게 되었을 때 온 식구들이 직접 나와 그를 맞이했고 형수가 땅바닥에 엎드려 절을 올렸다. 소진이 형수에게 물었다. "형수는 이전에 나를 그렇게도 업신여기더니 어째서 지금은 날 이처럼 공경히 대하는 거요?" 하고 물으니  형수는 " 너가 가진 막강한 권력과 지위, 그리고 엄청난 재산을 내가 보았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했다. 형수는 멋진 여자다! 이 얼마나 솔직한 대답인가.! 그 순간에 거짓으로 답을 했다면, 십원 한 장도 받지 못했을 듯,이 말에 소진은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가난하고 천할 때는 부모마저도 아들 취급을 하지 않더니, 이제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아지니까 먼 친척들까지도날 두려워하는구나! 이러니 세상을 살면서 어찌 권세와 부귀를 멀리할 수 있겠는가!

 

소진은 여섯 제후국의 재상이 되어 6국의 印을 목에 걸었다. 그는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위세를 과시했다. 소진의 활동은 화려했고 전례 없는 외교 성과를 거두었다. 6국이 합종의 동맹을 맺었다는 소식에 장의가 황급히 나서서 반대했다. 동맹하기는 어렵고 해체하기는 용이하다. 하여, 장의의 책략은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합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력 균형이며, 힘의 균형이 깨어질 경우,합종은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소진이 만든 판이고, 장의가 조나라에서 관직을 얻으면 그것으로만족할 것 같아 장의에게  냉담했고, 소진은 장의를 자극하여, 진나라로 가게 한 다음 진왕에게 설득해주길 바랬다. '의문이망(倚門而望),서로 북치고 장구치며,장단이 여간 잘도 맞는 게 아니다.쉽게 말하자면 '자기들 끼리 다 해먹는다'는 뜻이다. 관중과 포숙의 판은 한개의 나라였지만, 이 둘의 판은 중국대륙 전체 였다 .

 

역시, 존재했는지 아닌지도 불분명한 귀곡자 (손톱이 너무 길다ㅠㅠ)의 제자들 답다. 

 

귀곡자

 

且夫従者聚群弱而攻至彊, 不料敵而軽戦, 國貧而數挙兵, 危亡之術也. 臣聞之, 兵不如者勿與挑戦, 粟不如者勿與持久. 夫従人飾辯虛辭, 高主之節, 言其利不言其害, 卒有秦禍, 無及為已. 是故願大王之孰計之.

‘한번 노하면 모든, 제후들이 두려움에 떨지만 일단 안거하면 천하가 조용해진다’는말이 종횡가의 현실을 잘 말해준다.呀口搖舌  예나 지금이나 입을 함부로 놀리면 안된다.그 어떠한 것도 대세는 막을 수 없다.잠시 늦출 수는 있을망정....

 

                       (사진:  귀곡자)

 

라이벌 관계인 두 사람은 막상막하의 실력이다. 소진의 유세는 상대의 입장에서 물흐르듯이 하는 반면,장의는 상대의 약점을 송곳으로 찌른다.장의는 오히려 사기와 협작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은 힘이 있다. 그 힘의 배경은 "진"이다.진은 장의가 무리한 부탁을 해도 서슴없이 들어줘서 그의 말에 힘을 실어준다. 혹 합종이 스스로 넘어진걸까? 아님 연횡의 '힘의 논리'의 기울어짐인가!

이번 소진장의열전은 분량이 100페이지가 넘게 길었다.2주동안 방학을 하고, 5월18일 수업은 수원의 효원공원에서 진행한다.다음은 '기록자의윤리 역사의 마음을 생각하다' 책을 읽은후 세미나를 진행한다.각자  A4 한장 정도 독후감준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 2
  • 2023-05-09 13:55

    굉장히 드라마틱 하죠^^;;
    그럼에도 이런 외교관들의 작은 공이라고 하면 전쟁으로 치닫지 않게 한 것이 아닐까요.
    외교라는 것이 세의 균형이 맞아야 하니까 소진도 장의를 쓰는 계책을 쓴 것일 테구요.

  • 2023-05-17 16:53

    요즘 외교관의 역할을 반추해보게 되는 소진 장의 후기입니다.
    강대국들의 틍바구니에서 소국의 이익을 지켜야 하는.....
    밖에 나갔다하면 설화를 만드는 짜식들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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