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명한 중국 철학사> 6회차 후기

도라지
2023-02-20 01:11
343

혜능의 '육조단경', 달마의 '이십사행론'과 선사들의 선문답을 다룬 책을 전에 영성 세미나에서 읽었던 터라 (물론 다 잊었지만)중국 불교 철학사를 다룬 21장과 22장은 어려웠지만 흥미롭게 읽혔다. 아는 것을 말로 전달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라 세미나 시간에 말을 많이 안한 것을 돌아서 후회했지만, 한편 이것이 중국 불교사에 관한 세미나도 아닌데? 라는 염려로 (말주변 없음에 대한 핑계)입 꾹 다문 이야기들도 많았음을 이제 와서 밝힌다. 혹시 불교에 관하여 더 궁금하신 게 있었나요? 그렇다면 '불교 학교'로 오세요~ ㅎㅎㅎ

이제 지난 시간 배운 것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볼게요.

 

<21장-중국 불학의 건립>

중국에 불교가 들어온 시기를 전통적으로는 한 명제(58~75년)때로 본다. 하지만 한무제 당시 팽창 정책으로 장건이 실크로드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중앙아시아를 통해 불교가 전파됐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3~4세기 번역된 불경들은 도가 특히 장자 철학과 유사하게 인식되는데 이러한 방식은 격의불교를 낳았고, 5세기 역경 작업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올 때 격의는 채택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구마라집도 불교사상을 표현하기 위해 유-무-유의-무의 등과 같은 도가 용어를 여전히 사용하였다. 또한 불가와 도가의 접촉으로 탄생했다고 볼 수 있는 선종(禪宗)은 이후 중국의 철학,문학,예술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펑유란이 21장에서 주목한 승려는 구마라집(344~413)의 제자였던 승조와 도생이었다.
승조는 중국 진나라 때의 승려였다. 그가 남긴 '조론'이라는 논문집은 대승의 공(空)사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준 것으로 중국의 노장ㆍ유가사상이 어떻게 인도의 공관대승(空觀大乗) 교의를 받아들였는지 알게 해준다.
도생(374~434)의 특이점은 그가 불성을 보는 견성(見性)을 돈오(頓悟)로써 가능하다고 설했다는 점이다. (나는 아니 돈오가 왜 여기서 나와?라며 놀랬다. ) 돈오의 시초가 선종 도통에 있을 거라고 당연히 생각했던 것 같은데,  암튼 도생은 돈오불성설로 선종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

펑유란은 특히 도생이 말한 '사람은 다 성불할 수 있다'라는 설에서 신유가의 사상의 싹을 보고 있다. 맹자의 '사람마다 다 요순이 될 수 있다(人皆可以爲堯舜)', '우리의 마음을 극진히 하면 본성을 알게 되고, 우리의 본성을 완전히 알면 하늘을 알게 된다(盡其心者知其性也知其性則知天矣)'에서 알수 있는  그 '마음'과 '본성'에 대한 이론이 불교의 형이상학과 만나 신유가의 사상으로 들어선다고 설명하고 있다.

 

<22장-禪:침묵의 철학>

일반적으로 선종은 페르시아에서 온 보리달마를 시조로 하여 달마에게 '능가경'을 전수받은 2조 혜가로 이어지고 승찬(3조),  도신(4조),  홍인(5조),  혜능(6조)으로 도통을 잇는다. 선종은 혜능의 제자들에 의해 후세로 영향을 끼쳤다. 선종의 선사들은 개인적인 지도로 제자들을 가르쳤지만 그러한 기회를 갖지 못할 이들을 위해 화두를 기록한 어록을 남겼다. 이 어록은 관례가 되어 신유가들에게 계승되었다고 한다. (계승되었다 함은 어록을 남기는 형식이 그렇다는 것인지?)

선종의 道가 상식적인 앎이 아니었듯 선종의 수양 방식 또한 상식적인 수양이 아닌 수양(不修之修)이었다. 그것은 어떠한 수양방법도 전혀 의도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도가의 향기가 난다) 하지만 이러한 수양법(漸修)은 준비작업이며 도약과 같은 돈오(頓悟)가 있어야만  성불은 가능하다.

 

<23장-신유가(新儒家)1: 우주론자들>

수왕조의 통일은 얼마 안 되어 고도로 중앙집권화된 당왕조(618~906)로 넘어간다. 622년 과거제를 다시 실시하면서 오경(시경,서경,역경,예기,춘추)은 기본교재로 채택되었고. 당태종은 국자학에 공자의 묘(孔廟)를 세우면서 유가 경전의 판본을 준비하도록 시킨다. 이러한 가운데 주석과 소를 단 경전을 국자학에서 가르쳤고 유가는 관학으로 자리잡는다.
세월이 지나면서 유가에서 맹자, 순자, 동중서의 색채는 흐려졌고 사람들은 도가와 불교의 영향으로 형이상학적 문제와 도덕적 가치를 초월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신유가의 사상은 세 개의 사상노선을 갖는데 그것은 유가, 불가, 도교였다. 신유가에게 선종이나 불학은 동의어였으며 어떤 의미에서 신유가는 선종의 논리적 발전이었다고 볼 수 있다.

도교는 음양가에 관한 도교의 우주론적 해석이 중요한 요소였으며 신유가의 우주론은 도가의 이 사상노선과 연관이 있다. 이질적인 세 개의 사상 노선이 하나로 통합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송나라에(960~1279) 와서 사상체계가 형성되는데 초기 신유학자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우주론이었다.

우주론 철학의 창시자는 주돈이(1017~1073)였다. 주돈이의 우주창조에 관한 도식을 '태극도'라고 하고 그 해설은 '태극도설'이라고 하는데 이후 주희의 우주론의 기초적 개요에 영향을 끼쳤다.

우주론의 철학자로 장재(1020~1077)도 있다. 그는 특히 '氣'사상을 강조하는데 '기'개념은 후기 신유가의 우주론과 형이상학에서 점점 더 중요해진다. ('기'에 관해서는 다음 시간에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옹의 우주론은 저한테는 너무 외계어라 따로 정리하진 않겠습니다~

 

<24장-신유가2:두 학파의 발단>

신유가의 두 학파는 정호(1032~1085),정이(1033~1108) 형제가 창시자다. 동생 정이는 주희가 완성한 정주학파 또는 理學의 창시자이며 형 정호는 육구연이 계승하여 왕수인이 완성한 육왕학파 또는 心學의 창시자이다.

정호에 의하면 만물과 합일 되는 것이 仁의 주요특징이다.  仁은 만물과 혼연하여 같은 몸이 되어 있다. 의,예,지,신은 모두 仁이다. 이 이치를 알아서 誠, 敬으로 간직하고 있으면 된다.

정이(이천)는 '형상'과 '형하'를 구분하였는데 이 용법의 출처는 <주역> 계사 상편에서 찾아볼 수 있다. " 형이상인 것을 道라 하고 형이하인 것을 氣라 한다 " 정이천에 의하면 ' 理 ' 란 영원하며 증가할 수도 소멸할 수도 없다.

 

*23장 24장의 내용은 理, 氣에서 정신줄 놓는 바람에 제대로된 정리가 불가능했어요. 다음 시간엔 정신 붙잡을게요~

댓글 2
  • 2023-02-21 17:38

    23,24장까지 오니 그래도 어디선가 토막토막 들었던 인물들과 상식들이 아주 조금씩 맞춰지기도 하고, 그래서 인지 동양철학 관련 기사나 글자를 접하면 눈이 동그래지고 글자가 커보이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 2023-02-22 09:06

    그런데 정신줄 놓으신 건.... 아니셨던 거 같은데요. 절대.... ㅋ
    저는 신유가까지의 흐름이 이제야 쬑금 정리가 되는 것 같아서 흥미롭더라구요.
    음...정이정호 형제가 그랬군... 음... 우주론... 그러면서 고개가 끄덕끄덕해지기도 하고요... 이것 역시 기이한 경험인가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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