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첫 시간 후기

마음
2022-11-1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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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中庸)』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논어』, 『맹자』, 『대학』과 더불어 사서에 속하며, 유학의 기초가 되는 책입니다. 원래는 『대학』과 마찬가지로 <예기 제31편 중용편>에 속한 글이었으나, 남송 시대 주희가 중용을 정리하여 중용장구를 내놨으며 그 형식을 33장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전반부·후반부로 나누어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반부에서는 주로 중용 또는 중화 사상(中和思想)을 말하고, 후반부에서는 성(誠)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中)이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기울어지지 않으며, 지나침도 미치지 못함도 없는 것(不偏不倚無過不及)을 일컫는 것이고, 용(庸)이란 떳떳함[平常]을 뜻하는 것이라고 주희는 설명하였고, 정자(程子)는 기울어지지 않는 것[不偏]을 중이라 하고 바꾸어지지 않는 것[不易]을 용이라 하였습니다.중화 사상은 중용을 철학적 표현으로 달리 말한 것인데, 이때의 중은 희로애락의 감정이 발로되기 이전의 순수한 마음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마음이 발해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 일컫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중화를 이루면 하늘과 땅이 제자리에 있게 되고 만물이 자라게 된다는 것인데, 이는 우주 만물이 제 모습대로 운행되어 가는 것을 뜻합니다. 성(誠)은 바로 우주 만물이 운행되는 원리입니다. 그 원리는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꿰뚫어 있습니다. 그래서 “성은 하늘의 도이고 성 되려는 것은 사람의 도”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우주의 운행 원리인 성을 깨닫고 배우고 실천하는 데에서 인격이 완성되며, 결국에 가서는 천인합일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고 합니다.

 

『중용』에서 말하는 것은 요순 임금의 천하 통치의 정신이 도통인데, 이 도통의 핵심는 중용에 있으므로 이를 터득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삶을 누리자면 끊임없이 배워야 하고 그 배움에는 길[道]이 있고 길은 바로 본성(本性)에 바탕하며, 본성은 태어나면서 저절로 갖추어진 것이라는 뜻입니다. 갖고 태어난 본성을 유학에서는 맹자 이후 ‘순선(純善)’한 것이라 생각하였으며, 송대에 와서 정립된 성리학은 이에 기초해 전개되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인간적 욕심과 도덕적 본성이 함께 내재되어 있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인간적 욕심이 없을 수 없으며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도덕적 본성이 없을 수 없는데, 두 마음을 다스리는 이치가 중용이라고 합니다. 도덕적 본성상 자기 자신의 주체가 되도록 하고 인간적 욕심이 매번 도덕적 본성의 명을 듣게 하는 것이 중용의 도를 실천하는 길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하여 성(性), 도(道), 교(敎)라는 개념으로 천도와 인도와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성은 하늘이 준 사람 속에 있는 하늘의 속성이고. 도는 하늘이 부여한 본연의 성을 따르는 것으로 효도와 자식 사랑, 형제간의 우애, 가정의 화목, 이웃 사랑이 도라고 합니다. 교는 도를 마름질하는 것으로 도를 구체화한 예절, 법칙, 제도를 말합니다.

 

1장.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 非道也.

是故君子 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發而皆中節 謂之和.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和也者 天下之達道也.

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

하늘이 명한 것이 성(性)이요, 성을 따르는 것이 도(道)요, 도를 품절해 놓은 것이 교(敎)이다.

도라는 것은 (삶과) 잠시라도 떨어질 수 없으니, 떨어질 수 있다면 도가 아니다.

이 때문에 군자는 그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경계하고 삼가며, 그 들리지 않는 곳에서도 두려워하고 염려한다.

감추는 것보다 더 잘 보이는 것은 없으며, 작은 것보다 더 잘 나타나는 것은 없으니

그러므로 군자는 그렇게 혼자일 때 조심하는 것이다.

기뻐하고 화내고 슬퍼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을 중(中)이라 말하고

드러나서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고 말한다.

중(中)이란 천하의 큰 근본이요, 화(和)란 천하에 두루 통하는 도이니

중과 화를 지극히 하여야 천지의 도가 제대로 운행되어 만물이 번성하게 된다.

 

1장이 『중용』의 주제문이라 할 수 있으며 2장부터 11장까지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여 1장의 내용을 풀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시간은 11장까지 공부하였습니다.

댓글 2
  • 2022-11-15 09:15

    아니... 세미나 시간에 졸았던 것도 아닌데... 후기가 이렇게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왜인지요. --;;; 다시 공부합니다.

  • 2022-11-16 17:31

    같은 수업을 들은거 맞나요?
    저는 뭘 듣고 온건가요.
    본문 겨우 따라가는 저에게 큰 그림 그려주는 후기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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