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8회차 후기

토토로
2022-10-18 19:26
252

지난 봄여름 학기에 공부한 <논어>는 사상적이거나 철학적 이라기 보다는, 여백이 많은 가벼운 대화집, 혹은 친숙한 생활 지침서 같았다.

반면 지금 공부하고 있는 <맹자>는 처음 시작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단단한 사상을 기반으로 한 정치, 철학 이론이 논리적으로 이어져서 매 시간 어렵다.  맹자의 화법이 비유적이고, 부정의 부정으로 여러번 꼬아 말하니,  나같은 입문자에겐 해석하기도 쉽지 않은데다가, 자칫 잘못하다가는 맥락을 헷갈리기 딱 좋다고나 할까..

역시 지난 8회차도 그런 시간이었다. 해석 따라가느라 바쁘고, 맹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느라 헤메고.ㅎㅎㅎㅎ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에는 이전의 춘추시대와 달린 인간의 본성론에 대해 다양한 주장이 생겨났다.

사서학교에서는 전국시대 사상가들의 본성론, 특히 그 중에서도 맹자의 본성론을 3주째 공부하였다

전국시대 본성에 대한 몇가지 이론은 지난 번 도라지샘이 6회차 후기에서 잘 정리해 주었다.

이어서 맹자의 본성론만 좀 더 정리해보자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 )이라는 네가지 단초를 가지고 있다.

이 말은  도덕적 판단 근거를 인간이 내면에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고로 맹자는 인간을 외부의 기준, 외부의 법과 규율, 교육으로  교화시키고 올바르게 이끄려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주장한다. 마치 버드나무를 억지로 휘어 배권을 만드는 것처럼 인위적인 일이라는 것이다.(인과 의 판단 근거가 모두 인간 내면에 있다는 맹자의 주장은 당시의 다른 사상과들과 매우 대비된다.)

인간은 4단을 이미 내면에 가지고 있기에, 외부가 아닌, 내면의 판단으로 선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다만,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인간의 4단이 잘 보존되고 인과 의가 발현되는 것은 아니다.

선한 본성을 잘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이 선한 본성을 잘 키우기 위해서  평단지기(平旦之氣, 새벽의 상쾌한 기운)와 야기(夜氣)가 매우 중요하다.

낮 동안에는 많이 움직이면서 감각기관에 따라 보고, 듣고, 먹고, 일하게 되는데, 이런 일들이 밤 까지 이어지면 좋은 기운을 키울수 없다.

밤에는 낮의 정신없는 소행들을 멈추고, 야기(夜氣)를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맹자의 주장이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금수와 별 다를 바가 없어진다고 한다.

 

사생취의(捨生取義) -의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존재, 인간

맹자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삶보다 더 원하는 것이 있을수 있고, 죽음보다 더 싫은 것이 있을수 있다는 말을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어도 그 방법을 쓰지 않기도 하고, 화를 피할 방법이 있는데도 그 방법을 쓰지 않을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맞다. 인간에게 자존심과 명분이 얼마나 중요한가!)

 

"삶도 내가 원하는 바요, 의도 내가 원하는 바이지만, 이 두가지를 겸하여 얻울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하겠다" (고자 상 10)

 

따라서 인간은 굶어 죽을지언정, 불쾌하게 주어지는 한 그릇의 밥과, 한 그릇의 국도 거절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인간이 자존심이나 명분을 버리고, 만종(큰 돈)을 받는다면 그것은 본심을 잃는 행동인 것이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만종이라고 해서 무조건 받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예와 법에 맞지 않는 만종,  뇌물 성격의 만종, 즉 합당하지 못한 만종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인간이라면 그리 행동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맹자가 생각하는 인간은 모두 배우지 않고도 어버이를 사랑할 줄 알고,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마음의 씨앗을 가진 존재들이다.

맹자가 생각하는  인간이란 그런 본성을 지닌 존재이다. 

 

본성론에 이어 맹자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공부하였는데, 이부분은 <맹자> 중에서도 특히 어려운 부분이라고 한다.

일단 가볍게 아는 한에서 정리해 보자면...

호연지기가 무엇이냐고 묻는 제자의 질문에 맹자가 말하길 자신도 호연지기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호연지기는 의와 도(義, 道)에 배합되는 것이고, 맹자에 의하면 의는 외부가 아닌 인간 내면에 있는 것이니, 호연지기를 기른다는 것은 외부의 힘이 아닌, 자신 내면의 싹으로 키워지는 게 아닌가..라는 말로 들린다. 그리고 그 호연지기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라는 정도까지 이해하면서 후기를 마무리 한다.

 

다음시간에 호연지기에 대해서 더 잘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남겨두면서...

(사실 호연지기 부분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좀 더 공부해 보겠습니다.)

댓글 4
  • 2022-10-19 21:49

    夜氣가 밤에 잘 잔다고 키워지는 건 아니겠죠? ... ㅎ;;

     

    호연지기는 뭐랄까... 그냥 인의예지가 도에 맞게 이루어진 상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할 근거가 필요한데, ㅠㅜ 공부 더할게요.

    • 2022-10-20 05:17

      잘 자면 길러지는 거 같은데요. ^^;;

  • 2022-10-20 05:16

    토토로샘의 후기를 읽다보니 제가 전국시대에 대해 뭘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모르기는 매한가지이겠지만 전국시대에 일반적인 논의를 오로지 맹자로만 보고 있어서 따라가기 힘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요즘 우리가 양생이나 건강에 대한 논의를 이전보다 더 많이 볼 수 있는 것처럼 이 당시에도 그런 건 아닐까? 

    기라는 단어가 그런 걸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원래 의학용어로 많이 쓰였다고 하니까. 

    그나저나 너무 이건 뭘까에 매달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맹자도 이제 2회 밖에 남지 않았는데 

    머리만 쥐어짜고 있는 형국이라.... 

  • 2022-10-20 05:57

    호연지기-맹자가 한 말로, 천지간에 가득 차 있는 넓고 큰 기운을 뜻한다.

    그런데 '기'란 무엇인가? 춘추 시대에는 기에 대한 개념이나 논의가 없었다. 전국시대에 들어와서 생겨난 개념이다.

    (야기, 평단지기 에서의 '기'도 호연지기에서의 '기'와 비슷한 말이다.)

     

    맹자는 인간에게 마음(심)은 보존해야 하는것, 인의의 본성(성)은 길러야 하는 것이었다.

    마음을 잘 보존하고, 성을 기르는 것이 입명하는 방법이라고 하였다.

    * '지언', 즉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운바를 알고, 부정한 바를 아는 것으로 수양과 관련된 말로 들린다.

    *'집의' -의를 축적한다는 의미로, 맹자는 의가 인간 내면에 있는 것이라고 보았기에 스스로의 수양에 의해 집의가 가능하다고 보았다.(고자와 구별됨)

    그런데 집의란 단시간에 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집의가 충분히 이루어 질때 호연지기가 길러지며, 호연지기가 생긴다면 집의도 잘 된다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알묘조장자,양묘자- 빨리 자라라고 벼싹을 들어올리며 억지로 조장하는 자나, 아니면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버려 두는 자나 다를 바가 없다.

    이것은 호연지기를 기르겠다고 억지로 조장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내버려 둬서도 안된다는 뜻의 말이다.

     

    ==>여기까지의 총 정리

    호연지기란 마음을 잘 보존하고 본성을 잘 길러서 만들어 내는  천지간의 꽉찬 좋은 기운이다.

    호연지기를 기르는 데 있어 오랜 시간 집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랜시간을 들여 길러지는 호연지기라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고 자연적으로 생기길 바라서도 안된다.

    과욕은 호연지기, 수양에 부정적이므로 욕심을 적게해야 한다.(순자와 구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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