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주역의 세계> 3강 후기

조성희
2023-01-26 17:37
320

직장 동료의 쌍화탕으로 알게 된 이곳에서 우연히 주역에 대한 강좌 신청을 읽고 겁 없이 4주에 주역을 이해하리라 생각한 나의 무지를 깨달았으며 헛웃음이 나왔다.
게다가 후기를 쓰려니 아는게 없어 더욱 막막합니다

강좌를 들으면서도 ‘참 설명을 잘해주시네‘, ‘재미있네’ 하다가도 ‘왜 이리 어렵지, 뭔소리지?,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것이 맞는 건가?’, 이건 또 무슨 얘기지?,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말이네!! 등등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음을 느꼈다.

 

첫 시간 괘를 보며 든 생각은 왜 64괘만 만들었을까?
세상의 경우의 수는 더 많은데 하는 기괴한 생각도 들었다.

 

지난 시간 왕필의 역에서 왕과 하늘이 동격이라는 사상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결국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생각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잠깐 해봤습니다.

<왕필이 자리로만 해석하는 것, 그 자리는 신분 같은 고정된 자리가 아니라 재능에 따라 누구든 들어갈 수 있는 텅빈 자리이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왕도 예외가 아니다.>

 

<역>을 순수한 사상서로 그 의미를 명확히 하고 역의 근본 진리—득의망상(得意忘象)이란 의미를 생각해보며 현재를 살아가는 나는 말초적인 형식에 꽂혀 그 의미와 그 진실을 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무엇이 중요하고 진실한 것인지를 잊고 살아가는 순간들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천의 논리의 비유인 <하나의 달도 다양하게 보일 수 있다>에서도 <이(理)를 받아들이는 쪽의 상황에 의해서 그 형태가 바뀔 뿐이고 흐린 물에 비치는 달이 비록 비치고는 있으나 그 형태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세상의 이(理)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받아들이는 나의 상황은 어떤 상황으로 마음의 상태가 어떤가?
나는 달을 보고 있는 것인가? 달이 비친 물을 보고 있는 것인가?
많은 궁금증과 이렇게 무지하구나 생각하면서 갈수록 머리가 하얘집니다.

 

강의를 듣고 책을 읽으면서 더 많은 지식? 지혜?가 생길 것이라고 착각한 나의 생각과 달리 들을수록 더욱 어려워짐을 느끼며 그래도 마지막까지 가보자라는 오기도 생깁니다.

수 천년에 걸친 철학?, 지식?, 점괘?, 운세?
이과적 사고로 길들여진 나에게 수박 무늬라도 보여질 수 있길 바라며 남은 시간을 열심히 들어보렵니다.

변화와 순환의 세계에서 우주의 기운을 느끼길 간절히 바라며.......

 

댓글 3
  • 2023-01-26 17:40

    명절 지내시느라 바쁜 와중에 이렇게 후기를 보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공부가 쉽진 않지만 주역만큼 흥미로운 공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 2023-01-26 18:01

    ‘들을수록 더욱 어렵다’는 실은 잘 가고 있다 또는 공부 잘 하고 있다는 얘기더라고요. ^^ 첨부터 알 수 있는 공부는 없겠지만 있더라도 별 도움이 안될겁니다. ㅋ 응원합니다~~~ 쌍화탕으로 맺어진 인연도 소듕하네요~~~~

  • 2023-01-26 19:13

    “평상시에는 그 상을 보고 그 말을 완미하며, 일이 있을 때에는 그 변화를 살펴서 점을 완미한다.” <계사전>

    “『주역』에는 성인의 도(道) 네 가지가 있다. 말하는 자는 『주역』의 말을 숭상하 고, 행동하는 자는 『주역』의 변화를 숭상하고, 기물을 만드는 자는 『주역』의 상 (象)을 숭상하고, 거북점과 시초점을 치는 자는 『주역』의 점을 숭상한다.” <계사전>

    주역은 평상시에도, 일이 있을 때에도 완미할 수 있다? 말하는 자, 행동하는 자, 만드는 자, 점 치는 자 모두 주역(말, 변화, 상, 점)을 숭상할 것이다? (=핑계 대고 빠져나갈 구멍 없음?) 의리역의 기틀을 세우고 유가의 형식주의와 제왕 중심의 통치질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힘쓴 왕필, 괘의 왕의 자리(오효)에 누구든 올 수 있고 성인의 덕을 쌓을 수 있다고 한 정이천, 의리역과 상수역 모두 활용하여 집대성한 주자! 세 명의 사상가들의 주석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사상가들 각각의 시대 배경이 더 궁금해지고, “왕필 왈, 이천 왈, 주자 왈” 하며 말할 수 있으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ㅎㅎ

    올 해 주역에서 무엇을 완미하고, 숭상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크리에이티브 주역>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주석들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슬쩍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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