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클래식> 고문진보 3회_고조론, 류후론

가마솥
2022-06-21 16:34
188
  1. 6.21 금요클래식_고문진보

 

왜 대통령 되려고 했는가?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의 피해자에게 지급하였던 배상액이 과다하다고 국가(국정원)가 그 피해자에게 소송을 내어, 피해자들에게 지급하였던 초과금액(5억원)보다 많은 이자(20%)와 원금을 합하여 15억원을 내라는 희대의 사건에 대해서, 법원이 화해권고를 내었고 윤석열 정부가 법원의 화해권고를 수용했다. 내용은 이렇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들은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승소해 1심 인용액 약 15억원 중 약 11억원을 가지급 받았다. 하지만 이 배상액에 불복한 국가(국정원)이 소송을 제기해 지리한 공방 끝에 2011년 1월 대법원이 배상액을 약 6억원으로 감축해 약 5억원의 초과지급국가배상금이 발생했다. 이에 2013년 국가는 이씨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2017년 국가는 이씨 소유 자택에 대해 강제집행신청을 했다. 이씨는 2019년 5월 국가의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달 4일 이씨가 반환할 원금 5억원을 분할납부하면 그동안 발생한 지연이자(연20%) 약 9억6000만원을 면제하게 하는 내용의 화해권고를 했다.

 
법무부는 "재판당사자가 예측할 수 없었던 법원 판결의 변경으로 초과지급된 배상금 원금 외 다액의 지연이자까지 반환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잘못을 배상한다는 국가배상의 취지와 정의관념, 상식에 비춰 가혹할 수 있다"며 "국가채권 관리법상 채무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 없는 부당이득반환의 경우 원금액을 변제하면 지연손해금을 면제할 수 있는 점, 재판부의 분쟁해결 노력 존중의 필요성, 관계기관 회의 결과 등을 고려해 법원의 화해권고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ㅇㅇ 장관은 "배상 진행과정에서 국가의 실책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가지급 이후의 판례 변경이라는 이례적 사정으로 이른바 '줬다 뺐는' 과정이 생겼다"며 "국가배상으로 받을 돈은 6억원인데 반납해야 할 돈은 15억이 돼 그대로 방치하면 해당 국민이 억울해 지게 됐다. 그래서 법무부는 소송수행청인 국정원과 깊이 논의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는 오직 팩트, 상식과 정의의 관점에서 국민의 억울함을 해소하려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데 진영논리나 정치논리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가 막힌다. 이자만 감한 것이고, 잘못 지급했다는 원금 5억원(누가 잘못 지급했나?)은 갚아야 하는 고문피해자 들에게 다시 한번 상처를 주는 판결에 기가 막히고, 또 이자 문제에 대해서 문정부가 아닌 윤정부가 온갖 정의로운 평가와 더불어 ‘옛다’ 하면서 선심쓰며 결정하니......

문재인 정부는 당시에 청와대 게시판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화해 대신에 실무진에게 강제집행 연기를 지시했다. 미봉책이었다. 이자는 계속 불어나고 있었는데.......그러고도, 때가 되면 그 피해자들에게 대통령 명절선물을 보냈다. 하사한 술로 천불나는 마음을 달래라는? 그런데, 한ㅇㅇ이가 법원의 화해권고를 받아들이고 항소포기를 한 것이다. 피해자 가족은 같은 편이라 여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피해보상금이라고 받았다가 곱절로 뺏기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는데......

 

소순(蘇洵)이 지은 고조론(高祖論)을 읽었다. 한 고조가 사후(死後) 한 나라의 운명과 관한 책략을 그의 책사인 진평(陳平)과 주발(周勃)에게 이야기 한다. 당시에 여후(呂后)의 세력이 가장 커서 사후는 고사하고 생전에도 위협이 되는 여후를 제거하자고 하나, 한고조는 여후를 남기라고 한다. 소순이 읽기에는 ‘그 여후가 여타 다른 귀족 세력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대신 여후의 힘을 빼기 위하여 그의 오른팔인 범쾌(여후의 동생을 부인으로 둠)를 죽이라고 한다.

고조론을 읽기 전에 사전 지식으로 토용님이 정리한 [고조본기]에서 한 고조, 유방이 항우를 이기고 천하를 얻은 것은 ‘장자방, 소하, 한신 등등의 빼어난 인재를 임용하였으나, 항우는 범증 한 사람도 중용하지 않아서 유방에게 사로잡혔다‘ 라고 했지만, 고조론의 여후(呂后)의 사례에서 보면 한 고조는 그런 인재가 가지지 못하는 커다란 식견을 지니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문 대통령이 임기 반년을 남긴 기자회견에서 ‘퇴임후 정치와는 무관한 정말로 잊혀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사회 구조는 고사하고  촛불 들기 전에 그 많은 사회문제 중에 똑부러지게 해결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무슨 소리야?  탄핵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이 되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는 박그네와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 대통령에게 묻고 싶었다. 왜 대통령이 되려고 했는가? 무엇을 하려고 대통령이 되려고 했는가? 그것이 당대에 이루어 질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혹시, 이제 ‘대통령 처음 해봐서 잘 모른다’라고 말하는 정부를 국민들에게 남겨 놓은 깊은 뜻이 있는 것인가......

댓글 1
  • 2022-07-05 19:13

    저도 요즘 글을 쓰면 자꾸 지금 정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세상이 별로 바뀐게 없나봐요. 

    <고조론>에서 고조가 훌륭한 식견이 있었을 거라고 했지만 저는 정말 그럴까 싶은 생각이 자꾸 듭니다. 

    고조는 술만 먹은 기억이 너무 쎈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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