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4강> 후기 - 노자와의 산책

여울아
2022-03-11 16:22
237

뭐라구요? 공주라구요?

 

우쌤의 노자 4강은 하상공~주로 노자읽기였다.

뭐라고? 공주? 공주도 알아야 돼? 아~ 하상공의 주석!

 

우리가 흔히 보는 왕필의 <노자> 주석은 송나라 이후 읽기 시작한 것이고, 그 전까지는 하상공의 주석을 보았다고 한다. (이 때 문탁샘 : 그럼 우린 하상공 주를 읽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헉 4강째 마지막 시간인데 웬말인가.)

 

하상공이 그럼 사람이름쯤 되나 했더니.. 사람 이름도 아니다. 황하 가에 살았다고 해서 하상공이라니. 인터넷을 찾아보니, 한문제가 노자 해석에 능통한 자를 찾다가 황하에 사는 이를 찾아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상공의 핵심은 오장신이라고 한다. 오장신? 오장육부의 오장을 의미한다.

요즘 오십견이 와서 한 쪽 팔이 자유롭지 못하다. 참다못해 한의원을 갔더니 아픈 팔 뿐 아니라 반대쪽 다리 가장 끝... 발가락에 침을 놓아 주셨다. 예상치 못한 곳에 침을 맞으니 온 몸에 힘이 들어갔다. 아무튼 침술은 아픈 곳에서 가장 먼 곳(손끝 발끝에 혈자리가 많다)에 침을 놓음으로써 오장육부에 자극을 전달한다고 한다. 가만있어봐라. 오장이면 신장, 심장, 폐장, 간장, 비장으로 우리 신체의 주요 내장기관이다.

 

6장. 谷神不死,是謂玄牝。玄牝之門,是謂天地根。綿綿若存,用之不勤。

 

노자 6장 첫 단어, 곡신(谷神)을 왕필은 골짜기의 빈 곳이라고 해석하였는데, 하상공은 오장신을 기른다고 표현한다. 골짜기 곡자를 곡식 곡(穀)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오장신을 기르면 죽지 않고 오래 산다는 것.

오장신을 튼튼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綿綿若存이다. 호흡을 끊어질 듯 말 듯 이어서 쉬는 것.

현대인의 호흡은 가쁘다. 바쁘게 사니 호흡도 거칠다. 내 호흡을 평소엔 모르다가 요가나 체조를 할 때에야 비로소 내 호흡을 느낀다. 구령에 맞춰 호흡을 천천히 내쉬고 천천히 들이마시다 보면 삼라만상이 내 몸으로 빨려 들어오고 다시 내쉬다 보면 싹 쓸려 나가는 느낌이다. 억지로 천천히 저 깊은 단전까지 숨을 넣었다 다시 내쉬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소위 우주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 또한 종종 경험한다. 나는 빛내에게 문탁에서 요가를 배웠을 때 특히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이 좋았다. 아아 옛날이여.

 

하상공의 장생술이 더욱 궁금해지기는 하는데, 앞으로 양생팀에서 <황제내경>을 읽으며 더욱 전수해주길 바란다. 처음 공주 이름인 줄 알고 시작한 내 수준에서는 <노자>의 양생술은 호흡법에서 시작한다... 정도만이라도 기억하기로 하자.

오늘 간만에 파지사유에서 점심을 먹는데 달팽이가 묻는다. "좀 걸었어?" 물론 아니다. "다음 주부터 걸을 게."

노자 강의가 짧아서 아쉬웠다고 하는 분들~ 더 읽고 싶은 분들~ 원문을 읽고 싶은 분들~

4월 6일(수) 오전 시작하는 <노자 세미나>에서 노자와 함께 하는 산책 어떠신가요? 

댓글 4
  • 2022-03-11 17:29

    아! 노자 강좌를 들으니 노자를 읽고 싶어지더라고요..

    왕필주와 하상공주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답니다. 간질간질 감질나는 공부였어요.ㅎ

    더 많은 분들이 <제자백가세미나>에 합류해서 노자왈 장자왈이 아름답게 흘러 넘치기를 기대해봅니다.

    여울아샘! <제자백가세미나>에서 알차게 <노자>를 읽어서 서당개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세요.^^

     

     

  • 2022-03-12 22:57

    작년 의역학세미나팀에서 <노자와 황로학>이라는 책을 통해 노자를 알게 되어서인지, 오히려 하상공주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올해 <황제내경>을 볼 예정인데, 이렇게 미리 하상공주를 통해 노자가 말하는 양생술을 알게 되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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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상공주를 통해 본 <노자>에서 말하는 양생술을  대략 이러했습니다.

    1. ''를 보존해라.

    42장 '도생일' 에서 말하는 이 만물을 움직이게 하는 운동에너지인 ''이다.  ''에서 '음양'으로, '음양'에서 '화기, 청기, 탁기'가 발생한다.  '일=기'는 하늘로부터 내려받은(태어날때 부여받은) '태화의 '정기'이고, 이것을 잘 보존하면 장구(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2.  '오장신'을 길러라.

    오장신은 오장의 정과 기를 움직이게 하는 활력이다. 간-혼, 폐-백, 심-신, 비-의, 신-지(?) 오장에 신이 깃들어있다. 이는 '현빈'을 통해 길러진다. 현은 하늘이고 사람에게는 코(호흡)이고 빈은 땅이고 사람에게는 입(음식섭취)이다. 하늘의 오기(목,화, 토, 금, 수)을 호흡을 통해 심장에 저장되고 오장의 오성을 만들어낸다.  땅의 오미는 입을 통해 위에 저장되고 신체를 구성하는 정을 만든다. 이때 호흡은 끊어질 듯 약하게 해야하고 '기'를 사용할때는 여유있고 피로하지 않게 사용해야한다. 

    3. 줄여라.

    욕망을 제거하고 음식을 조절해라. 굉장히 구체적이다. 단순히 욕심을 버리는 수준이 아니고, 정욕제어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않아야  오장신이 상하지 않고 청결하게 유지되고 그러면 신명이 머무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무욕한 사람은 오래산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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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상공주를 통해 만난 노자는 굉장히 단순명료했습니다. 건강하고 오래사는 법으로 욕망을 줄이라고 합니다.

    요즘 의역학 세미나를 하면서 여러가지를 배우고 있는데, 근데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것저것 내 몸상태를 따져 묻기전에, '난 음식을 절제하며 먹고 있나?'

    (분명 요즘 변비끼가 있고 배가 부른데도 먹을꺼 앞에서 쉽게 절제가 안되는 나의 모습..ㅠ)

    하상공주의 노자를 접하고나니 양생술이 굉장히 심플해졌습니다. 매끼마다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적당히 먹고 있는지, 매순간 하는 호흡이 급하지 않은지(분명, 흥분하면 호흡이 짧고 급해질테니) 그거부터 체크하는게 기본인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가지 더 의문점은 의역학책이나 이런 하상공주의 노자를 접하다보면 '왜 이렇게 오래 사는거에 집착할까?' 라는 의문이 들때도 있는데요.  이것도 오래살고 싶은 욕망아닌가?  그래도 오래살기 위해서 비워야한다고 하니, 1+1 느낌이 아니여서 다른 포인트가 있는거 같은데, 이건 의역학 세미나를 하면서 조금 더 고민해볼 지점인거 같아요. 나중에 기회되면 하상공주의 <노자>를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p.s <노자와 황로학> 책에 언급된 노자 원문에는 胃가 아니고 腎藏精與志 로 나와있던데...  주신 노자사종에 나올까요?

     

    좋은 세미나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2-03-13 07:30

      오래 살고 싶은 욕망이라기 보다 생명 자체가 삶을 전제로 한다면.... 삶의 지속을 위한 정진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

      • 2022-03-14 12:00

        여기서 풀지 않았지만 저 역시 "장생술"이라고 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양생술로만 알았는데, 장생술이기도 한 거죠. 실제로 당시는 오래 사는 것에 대한 욕망이 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진시황의 불로초를 향한 진념도 그렇구요^^ 혹시 우리가 생몰연대를 확실히 몰라서... 2천년 전 인간이 이렇게 오래 살았을까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좀 있잖아요. 혹시 정말 그토록 오래 산 자들이 있던 게 아닐까요?? 우린 너무 조선시대 50넘기기 어려웠던 시대를 과거의 삶으로 한정해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ㅎㅎ

        아무튼 양생팀을 응원하며, 고전을 통한 양생의 지혜도 나누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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