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2강 후기: 무위의 노자를 원문으로 만나고 싶다.

바람~
2022-02-21 17:54
411

왜 노자에 끌렸을까...?

 

요즘 주변에 ‘뽀로로 모임’ 만들자는 친구들이 있다.

‘노~는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서~’

로 시작하는 주제가처럼, 좋아하는 친구들과 모여서 놀자는 거다.

공부만 열심히 하지 말고(실은, 이미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지는 않다는게 함정^^),

좋은 사람과 만나서, 좋은데 구경하고, 맛있는거 먹고, 좋은 이야기 나누고...

내가 지금 하고 싶은거만 하는거... 이것은 무위는 아닌데... 뭔가 괜찮은거 같기도 하다.

공부 열심히 하는거 방해하면, 우쌤은...연락처를 지우라고 하셨다.

그런데, 점점 공부는 덜 열심히 하고, 더 놀고 싶어진다^^ 

 

더 오래전으로 더듬어보면...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배운 한도막 기억, 노자의 ‘무위사상’!

‘굳이 뭘 애써 하려하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두면 오히려 잘될 것이다!’

라고 기억되는 그 한마디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중년에 중국 고전을 하나하나 배우고 공부하다가, 하필 노자 강의를 못 들었다.

유가보다는 노자의 무위(?)에 매료된 마음이 지금도 남아있어서 무척 아쉬웠다.

그래서, 노자강의에 눈이 번쩍 뜨인 것이다.

친구들이 싫어해도 하고 싶은 공부중 하나가 노자다!

 

 

원문을 읽어야 한다!

 

노자의 두 번째 시간, 선생님은 聖人에 방점을 두셨다.

노자를 읽는 방법을 얘기하시면서,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聖人이 눈에 띈다고 하셨다.

음...나는 성인에는 관심이 없는뎅...ㅠ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같은 존재... 아닌가?

그런데, 설명을 듣고 보니, 목표로 하고 싶은 인간상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같은 교재라도 읽는 때, 나이에 따라 다가오는게 다르다고 하셨다.

그래서 평생 공부하는 재미가 있다고. 백퍼 동의한다.

 

두 번째 시간에도 마음속에 콕 박히는 구절들이 있었다.

 

5장... 多言數窮,不如守中。

말이 많으면 자주 궁해질 뿐, 그 속을 지키는 것만 못하다.

 

72장... 是以聖人自知, 不自見;自愛, 不自貴。故去彼取此。

그러므로 성인은 지혜를 가지고 있지만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 아끼지만 귀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81장... 聖人不積. 既以為人, 己愈有既以與人, 己愈多

성인은 쌓아두지 않는다. 이미 그것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지만 자신은 더욱 가지게 된다. 이미 그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지만 자신은 더욱 많아진다.

 

2장... 是以聖人處無為之事,行不言之教

萬物作焉而不辭,生而不有。為而不恃,功成而弗居。夫唯弗居,是以不去。

그러므로 성인은 무위의 일에 거하고 말이 없음의 가르침을 행한다.

만물이 스스로 잘 자라나게 하면서도 참견하지 않고 낳으면서도 소유하지 않고 되게 하면서도 기대지 않는다. 공이 이루어져도 차지하지 않는다. 공을 차지하지 않으니 그 공이 사라지지 않는다.

 

71장... 知不知, 不知知, 。夫唯病病,是以不病。聖人不病,以其病病,是以不病。

모른다는 것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앎이 부족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병이다.

(하상공: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 같이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알지 못하면서도 아는 것 같이 하는 것은 병이다.)

 

70장... 1) 吾言甚易知,甚易行。天下莫能知,莫能行。

         3) 知我者希,則我者貴。是以聖人被褐懷玉

나의 말은 매우 알기 쉽고 매우 행하기 쉽다. 천하 사람이 능히 아는 사람이 없고 능히 행하는 사람이 없다.

나를 아는 사람이 드물고, 나를 본받는 자도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성인은 남루한 갈포 옷을 입고 옥을 품고 산다.

 

읽다보니, 논어에 나온 공자의 말과 연결해서 볼 말들도 있다. 

선생님은 노자에서 말하는 성인이 ‘도’의 화신이라고 하셨다.

성인은 무위의 존재이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하셨다.

뭔가... 결론 같은 느낌!

 

역시 이런 의미를 제대로 맛보려면 원문을 읽어야 한다.

원문 글자 하나하나의 배치를 보며 노자의 의미를 해독해보고 싶다.

선생님이 첫 시간에 말씀하셨듯 ‘누구의 해석’이 아니라, 원문의 의미를 내가 직접 읽고 공부해보는 것이 재미있을것 같다.

 

그런데, 원문을 읽는 것은 그냥 혼자 읽을 수 없다.

혼자서 해석이... 안된다. 길잡이가 필요하다. 그 맛을 느끼기 힘들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더 그렇게 느끼게 되었다. 낚였나...?

그래서, 선생님의 노자 강의를 듣고 싶다!

 

선생님~

노자 본문 강의 해주세요~~~!!!

댓글 4
  • 2022-02-21 18:02

    바람님 공감해요. 더 늙기 전에 놀기도 해야 겠고, 죽기 전에 공부도 해야 겠구요. ㅎㅎ

    우쌤과 함께 읽는 노자. 한 번에 끝내기엔 아쉽지 않은가요? 3월초에 우쌤 강좌 끝나고, 4월에 노자 세미나 시작해요^^

  • 2022-02-21 20:23

    뽀로로 모임이 그런 뜻이 있었네요.  재밌어요.

    노자 세미나에서는 원문도 같이 보게 될거예요. 

    물론 강독처럼 읽고 해석하지는 않겠지만 원문이 짧아서 같이 보는데 문제가 없을거예요. 

    <왕필의 노자주>가 주텍스트예요. 우샘이 노자의 길잡이로 추천하신 왕필로 공부해요.

    더불어 2차 텍스트까지 같이 보면 노자에 대한 이해가 훨씬 더 깊어지지 않을까요?

    땡기시지 않나요? ㅎㅎ

     

  • 2022-02-23 09:02

    2주 전, 노자 첫 시간, 너무 졸다 보니, 뭘 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는, 창피한 고백을 먼저 합니다.

    그런데 지난 주 수업에서 전 깜놀했습니다. 왜냐?

    노자의 <성인론>을 다루겠다는 우쌤의 접근이, 저에게 삐리릭 삑삑.... 뭔가 확 영감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오, 유레카!!!

     

    두 가지 경험이 떠오르네요.

    수년 전, 친구들과 노자를 읽을 때 아주 난감했었습니다.  노자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그 길을 찾기가 정말 어렵더라구요.

    우선, 그 때도 꽤 유명한 동양철학 전공자를 모셔다가 노자 강의를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첫날은 브레이트의 노자, 다음 번은 한비자의 노자, 다음 번은 장자의 노자, 다음 번은 함석헌의 노자....  아.... 노자의 노자는 무엇이지? 왜 그 이야기는 안 하시는 걸까? (문제는 나의 질문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그 때는 몰랐던 것입니다)

     

    다음, 우리식대로 빡세게 원문을 읽으면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2차 서적(홈스 웰치 등)도 함께 읽었습니다. 그러나 우쌤의 말처럼 저희도 "도란 무엇인가?" 도가 궁극적 실재라면 , 또 궁극적 실재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 속에서 헤맸습니다. 
    튜터인 저는 "what is~~" 라는 질문은 좋은 질문법이 아니다라고 질책도 하고, 쪼매 아는 들뢰즈의 개념을 들고와서 설명을 해보려고 애써봐도 세미나 전체는 점점 미궁에 빠졌습니다. 하하하

     

    개인적으로 말하면, 전 논어, 맹자도 어느 순간, 이건 사대부들의 주체화에 대한 고민으로 읽어내야 하는 것이구나, 라는 깨달음이 왔고,  장자도 어찌 읽어내야 하는 건지 알아챈 부분이 있습니다. 순자나 한비자도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노자, 노자는 늘 입구를 못찾겠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지난번 우쌤이 노자도 유가와 다른 방식의 주체화 양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을 때, 심지어 성인이라는 용어가 나오지 않는 다른 장들도 그렇게 읽어낼 수 있다고 할 때, 뭔가 입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감이 생겼습니다.

     

    이제, 저 노자 읽을 수 있을까요?  지난주 기분이 업 되어, 결국 오강남 <노자>를 주문했습니다. ㅋㅋㅋ (읽지도 못하는 노자 책, 더 이상 사지 않겠다고 결심했었거든요. ㅎㅎㅎ)

     

    오늘 수업도 기대됩니다.

    • 2022-02-24 07:47

      전 어제 퇴근 후 밥먹고 자리에 앉으니 9시였기에 본 강의는 못듣고...못들었던 2회차 강의를 앞부분만 들었습니다. 성인에 대해 얘기하시나보나~이렇게만 생각했는데 문탁샘 댓글을 보니 이해가 깊어지네요~강의를 더 들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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