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1강 후기 - 더 미룰 수 없어서

영감
2022-01-2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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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아님으로부터 1강 후기 독촉을 받았을 때 쉽게 대답한 이유는 아직 첫 강의 녹화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의 시간이 다른 일정과 겹쳐 녹화로만 듣고 있다.

 

먹기 좋게 썰어놓은 김밥 같은 과학상식 만화를 상상하며 크게 걱정 안 했으나, 녹화 강의를 들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어영부영 접근했다간 잘못 뜯은 삼각 김밥처럼 수습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낭패감이 생겼다.

 

강의 중에 중2 때 물리 시간이 자주 소환되던데, 설사 배웠더라도 기억은 나이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슬쩍 유튜브를 뒤졌더니 다수의 영상이 난립하고 있다. 그 중 '할머니도 이해하는 양자역학' 운운하며 호객하는 영상이 할아버지의 경쟁심리를 자극했다.

 

아리송한 파동, 나를 괴롭힌 흑체복사광전효과에 대한 나의 이해를 올리면서 학우들의 친절한 지적과 수정을 기대합니다.

 

파동

 

파波는 떨리는 것이고 동動은 움직임이다. 파동은 떨림의 전달인데 대개 보이지 않아서 애매하다.

 

물결은 수면의 위아래 움직임이, 음파는 공기 밀도의 변화가 전달되는 파동이다. 전(자)기력도 파동으로 전달되는데 전자기파라고 한다. 일정한 파장을 가진 전자기파는 사람에게도 보이는데 그걸 빛이라고 부른다. 다만 편의상 전파는 진동수로, 빛은 파장으로 표현한다.

 

물결이 퍼져나갈 때 위치에 따라/시간에 따라 수면의 높이가 달라지는데 물(이라는 매질)이 전달되는 게 아니고 그 움직이는 에너지만 전달될 뿐이다. 그럼 파도에 밀려갔다는 얘기는 뭐임?

 

진동은 되풀이되고, 전달되는 모양도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반복 운동한다. 파동이 퍼져간 거리를 기준으로 할 때, 진폭(마루)과 진폭의 거리를 파장이라고 부른다. 퍼져간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진폭 사이의 시간을 주기라고 부르고.

 

 

 

거리에 따른 파동(수면의 높이)의 위치를 일반화시키기 위해 비슷한 파형이 순환하는 삼각 함수 그래프를 빌려왔다. 이름하여 파동 방정식.

 

y 축은 진동하는 높이, x축은 진동이 퍼져나간 거리 또는 시간이라고 하면,

 

y(x,0)=Asin κx 가 되고

 

여기에다 시간에 따른 파동의 위치까지 보태면,

 

y(x,t)=Asin(κx - ωt) 가 됨

 

식에서

A= 진폭(거리 단위)

 

sin 함수니까 κx 값은 각도가 돼야 한다.

κ는 2π/λ, 즉 파장(거리)을 360 각도로 비례 환산한 값이다.

 

예를 들면 파장이 30cm인 파도의 경우 파도가 1cm 이동한 거리는 12도에 해당한다.

만일 높이(진폭)가 20cm인 파도가 15cm 밀려간 거리에서 수면의 높이를 계산한다면,

 

y(x,0)= 20cm * sin (360도/30cm) 15cm = sin 180도= 0cm 가 된다.

이거 맞아요?

 

흑체복사

 

내가 아는 어느 전자 공학자 아버지가 그랬단다. '얘야 눈에 안 보이는 거 갖고 먹고 사느라고 욕본다.'

전자기력의 운동을 이해하는데 상상력이 빈곤하니 대신 몸이 고생한다.

 

복사輻射radiation는 열이나 빛 따위를 한 점으로부터 사방(四方)으로 내쏘는 파동이다. 복사複寫(카피)와 헷갈리면 불행해진다,

 

흑체는 모든 파장의 전자기파를 (하나도 반사하지 않고) 파장에 상관없이 완전히 흡수하고 나서 내뿜는 이상적인 물체를 말한다. 모든 파장의 빛을 골고루 방출하므로 연구하기 좋다.

 

고전물리학의 이론에 의하면 파장이 짧을수록 에너지가 높아진다. 그런데 각 파장의 스펙트럼을 분석하다 보니 높은 주파수(짧은 파장)에서는 그 이론이 들어맞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다. 자외선 파탄이라고도 부른다.

 

막스 플랑크는 에너지란 연속적이지 않고 띄엄띄엄 덩어리져 존재한다는 양자量子quantum 가설로 실제 관측값을 설명했다.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이 갈리는 계기가 되었다. 빛을 불연속적인, 셀 수 있는(헤아릴 量) 알갱이, 입자로 표현한 것이다.

 

광전효과

 

금속 표면에 일정한 짧은 파장을 가진 빛을 쏘이면 전자가 튀어 나온다. 좀 긴 파장의 빛은 밝게 해서 때려도 꿈쩍하지 않는다. 파장이 긴 빛은 트럭으로 갖다 줘도 반응하지 않는다는 거다.

 

이번엔 파장이 짧은 빛을 세기를 높여서 금속 표면에 쬐니까 여러 개의 전자가 튀어나왔다.

 

빛은 한 개의 입자로서 금속 표면의 전자와 일대일로 대결하므로 에너지가 약한 입자는 갯수가 아무리 많아도 전자를 튀게 하는데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마치 은메달 열 개보다 금메달 하나가 더 가치 있는 것과 같다.

 

역시 빛의 입자성을 증명하고 있다.

 


 

물리학의 법칙을 흔히 공식이나 그래프로 설명하는데 입문자들에게는 그 자체가 진입장벽이 된다. 하지만 살펴보면 자연과학의 법칙은 비교적 단순하다. 사시불특四時不忒한 자연은 아름답고 어긋남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람 손을 탄 경제학 같은 사회과학의 공식이 끔찍하리만큼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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