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114 오늘공동체 답사 후기

청량리
2023-01-15 17:52
605

도봉산 자락 아래에 있는 '오늘공동체'에 다녀왔습니다.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통해 각자 삼삼오오 모이기로 했습니다.  

 

오늘공동체는 안골마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원주민들의 반대도 있었다고 합니다.

2018년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38회 서울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수공예품에 가까운 공동체 집합주거공간이니만큼, 설계자와 시공자, 그리고 건축주인 오늘공동체가

서로 이해하고 함께 만들어간 집입니다.

필로티 밑으로 주차공간을 배치하고 안쪽으로 현관문이 보입니다. 

어느 새, 1층 카페 공간이 문탁 식구들로 꽉 찼습니다. 벽면에는 여행을 다녀온 장소이름과 사진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오늘 공동체 식구들이 모두 함께 해외여행도 다녀온다고 합니다.

그럴 때면, 워낙 공동체 식구들이 많아서 현지에 있는 호텔 하나를 통째로 빌린다고 합니다. 히야~~스케일부터 남다릅니다.

익숙한 얼굴도 있고, 나이듦연구소의 세미나 회원들도 있습니다.

오늘공동체의 박민수 대표님(목사님이세요~)의 설명으로 공식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공동체의 설립과정과 프로그램, 살림살이 등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공동체 탐방기사 - 터무늬있는집

공동체로 살면서 돈 욕심이 더욱 커져가요

 

 다양한 활동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지하1층의 다목적 홀의 천장은 목재루버로 되어 있습니다.

그 사이에 조명을 넣어서 디자인과 조도를 모두 갖췄습니다. 

설명을 마치 후에 본격저인 라운딩, 집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문탁식구들이 많아서 두 팀으로 나눠서 진행했습니다. 

지하 다목적 홀의 천정 속 공간을 계절 옷이나 악기, 짐 등을 보관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설비 배관들 사이로 리빙박스들을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올라 올때는 접이식 다락 사다리를 사용합니다. 

호기심 킹왕짱 둥글레도 얼굴을 내밀고 감탄하며 살펴봅니다. 

다목적 홀이 지하임에도 이렇게 빛이 떨어지는 공간(선큰이나 드라이에어리어(D.A))을 두어 

환기나 채광을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옹벽을 두 번 쳐야 하니 공사비는 조금 더 들지는 몰라도

공간의 쓰임이 확 달라질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 입니다.

 

유난히 문들이 많습니다. 순환동선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공간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합니다. 다목적 홀에도, 주방에도 출입문은 두 개씩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계단 밑 공간입니다. 이런 '코지cozy 공간'들은 짱 박혀 있기 좋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장소 하나쯤은 필요합니다. 자투리 공간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 모습이 좋습니다. 

 

복도 옆에 좁은 상담실을 만들었습니다.

결로방지 등의 방습벽으로 시멘트블록을 노출시키지 않고 가벼운 벽체를 만들어 공간으로 활용합니다.

 

여기는 주방입니다. 아직도 지하1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하층은 공동체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고, 쓰임이 많은 그런 공간들입니다. 

오늘의 요리는 묵은지 김치찌개입니다. 저희도 이따가 저녁식사로 맛 볼 듯 합니다.

 

주방, 식당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작은 밴드 연습실이 나옵니다. 

지하층의 층고는 높게 하고, 주방은 상대적으로 공간이 낮아도 되니

그 위를 또 다른 공간으로 활용합니다. 참 알뜰합니다.

만일 식당의 공간까지 천장을 낮게 했다면 조금 답답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은 현명한 선택을 했습니다.

두 분이서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방해하지 않도록 살짝만 들여다보고 나왔습니다.

좁지만 공동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입니다. 

여기는 주방, 식당 옆에 있는 공간인데 아이들이 모여 춤도 추고 활동하는 공간입니다. 

여기서도 다락(?)을 활용하기 위해 계단을 두었습니다. 거울 앞에 문짝을 설치해 용도에 따라 열고 닫습니다.

여긴 대표님의 사무공간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접이식 사다리가 천장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올라가면 뭐가 있냐구요? 대표님이 잠깐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제 드디어 지상으로 올라갑니다. 계단도 앉을 수 있게 계단 단높이를 달리했습니다. 

 

여기는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장기 투숙객이 머물기도 합니다. 하루에 5만원이라고 하는데, 자리가 쉽게 나진 않을 듯 합니다.

 

가구들이 최소한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TV는 당연히 없습니다.

TV는 바보상자이지만, 대화를 사라지게는 마법상자이기도 합니다. 

 

각 층의 구성은 작은 개별공간과 넓은 공용공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각 공용공간마다 분위기나 쓰임도 다릅니다. 

여기는 책이 가득합니다. 

게스트하우스 같은 느낌의 공용공간들입니다. 여행자들의 숙소입니다. 공용 파우더 공간입니다.

최소한으로 지니고 가볍게 움직입니다. 

오늘을 잘 살기 위해, 미래를 위해 오늘을 잃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개별공간은 침대와 책장 몇 개가 전부입니다. 

띠우의 깜짝 놀란 눈을 보세요. 

방이 좁아 사진에 잘 담기지도 않습니다.

 

흥미로운 건 아이들이 내 집, 남의 집 구별없이 함께 모여 잔다는 사실입니다.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이야기 꽃을 피우겠네요. 

오늘공동체에서는 유치원은 물론, 방과후, 중고등학교 까지 대안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공용공간에는 위스키가 눈에 들어옵니다. 

공동체 식구들이 하나씩 사다 놓습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야기 꽃을 피우다 늦게 잘 게 분명합니다.

 

이 공동체 주거공간을 한 눈에 파악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층과 층 사이가 서로 다르게 '스킵 플로어'로 배치되어 있기도 하고, 각 공간이 순환동선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이끔이를 놓치면 헤맬 것 같습니다. 

우와~이번에는 호텔같은 분위기의 공용공간입니다. 

 

옆에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또 다락(?) 같은 천장이 낮은 공간이 나옵니다. 

실제로는 3개층 밖에 안 되겠지만, 이런 다락공간들을 포함하면 공간이 다양하고 굉장히 풍부해 집니다.

 

이 공동체 주거공간에서 유일하게 TV를 시청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천장에 있는 빔 프로젝트로 연결해서 봅니다. 

만일 여기에 거주하는 가구 수 만큼의 거실과 가구 수만큼의 화장실을 둔다면 

이러한 공동체 공간의 면적으로는 어림없습니다. 

마치 누구네 집 거실에 함께 모여 있는 것처럼 공용공간을 활용하니 공간의 쓰임이 전혀 달라집니다. 

 

한쪽에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소호(soho, Small Office Home Office)와 같은 개별 작업공간이 나옵니다. 

잠깐 누울 수 있는 자리도 있구요.

 

이제 꼭대기까지 올라왔습니다. 멀리 도봉산이 창가 너머로 보입니다. 캬아~~~

열정적인 문탁식구들은 양말이 젖는 것에 상관없이 옥상까지 갔다 옵니다. 

 

맛있게 먹은 묵은지 김치찌개는 사진이 없습니다. 먹는 것에 정신팔려 찍지 못 한 거죠.

식사 후 , 이제 2호집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실 여러 질문들이 오고 갔지만, 그게 각자에게 얼만큼 깊게 다가 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호기심일수도 있고, 조만간 이룰 꿈에 대한 상상일 수도 있구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갈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속도가 있겠지요. 

오늘공동체도 교회설립 때부터 따져보면 23년이나 된 공동체입니다.

은혜라는 추상적인 관념 대신에, 오늘이라는 공통개념을 찾아낸 것도 참 대단하고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공동체를 찾아가게 될까요?

이러한 답사가 단지 눈호강으로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떤 질문들을 서로에게 던져야 할까요?

참 좋은 분들, 좋은 기운을 받고 돌아오는 길,

토요일에 늦은 시간이었지만 피곤할 줄 모르고 친구들과 돌아왔습니다. 

 

 

 

댓글 2
  • 2023-01-15 19:35

    오홋.. 청량리!!
    멋지군요~~

  • 2023-01-16 10:36

    사진으로 다시보니 또한번 대단한일을 하신분들이구나 싶네요.
    사진 찍느라 고생하시고 이렇게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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