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 연구소] 대반열반경 4강 후기입니다

효주
2023-04-27 03:04
195

4주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을 지나 마지막 붓다의 열반하는 모습에 이르렀다.
 자신의 죽음을 직시한 채 소멸의 길을 향해 걸어온 여정 동안 붓다는 그저 일상에 집중한다. 베쌀리에서의 우기 안거에 최소 3개월, 안거 해제로부터 반열반까지 3개월로 보면 라자가하로부터 꾸시나라까지 최소 7~8개월 이상이 걸린 긴 여정이었다. 매일 매일 탁발하고 명상하고 제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특별할 것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붓다의 죽음 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달려온 유행자 쑤밧다의 질문에 답하기도 하고, 아난다의 질문 세례에도 묵묵히 응하며 답변한다.
 붓다가 돌아가신 후 어떻게 그를 기려야 하는지, 장례식은 어떻게 치뤄야 하는지, 붓다의 존체는 어떻게 수습하여야 하는지, 심지어는 수행자들이 여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난다는 이런 저런 질문으로 붓다를 붙잡는다. 자신의 의지처인 스승을 떠나보낼 수 없어 마지막까지 붓다를 붙잡아 보려 했던 아난다의 아쉬움과 슬픔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아난다의 마음을 붓다도 헤아리셨던걸까? 마지막 질문까지 한 질문, 한 질문에 모두 상세하게 답변하며 아난다를 위로 한다.
 그리고 붓다는 신비함을 경계하셨다. 쌀라나무 아래에서 때 아닌 꽃이 만개하는 모습에 놀란 수행자들이 붓다를 찬탄하려 하자 여래를 존경하고, 존중하고 경배하고 예경하고 숭배하는 최상의 공양은 가르침을 올바로 실천하고 원리에 따라 행하는 것이라고 꾸짖으신다.
 붓다는 죽음의 순간 앞에서도 늘 자신보다 법을 앞세우시며, 당부하신다.

 

수행승들이여, 참으로 지금 그대들에게 당부한다.
모든 형성된 것들은 부서지고야 마는 것이니,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

 

 강독을 마무리하며 요요샘은 부처님의 반열반을 통해 우리 자신의 늙음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지식을 전하느라 급급했던 것 같다고 하셨다. 하지만 이런 요요샘의 섬세한 강독 덕분에 붓다의 마지막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후기를 빌어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댓글 3
  • 2023-04-27 08:07

    부처님의 마지막 여정 7~8개월을 우리는 4주 동안 더듬어봤네요.
    저는 궁금한 것도 새로 생기고, 감동적인 것도 더 확실해지고, 그런 4주였어요.
    하찮은 육체를 가진 위대한 자의 죽음에 대해, 언젠가 저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효주샘,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후기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3-04-27 10:40

    요요샘의 꼼꼼하고 친절한 강의 덕분에 부처님의 반열반의 과정을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영화는 소박하면서도 장엄하고,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장면들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영화는 끝이 났지만 묵직한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이 여운은 약간의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많이 버겁기도 합니다.
    불법을 알지 못했을 때는 무지(無智)로 인해 괴롭고, 조금 알게 된 지금은 그것을 실천하지 못해 괴롭습니다.
    이 정도면 괴로움이 팔자인가? 싶기도 합니다.^^

    부처님의 말씀들이...
    실천하기 어렵다고 느껴질 때는 속박의 잔소리로 들리고,
    그나마 마음이 차분할 때에는 자비의 절절함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나를 보면 내 마음이 얼마나 무상한지, 그래서 괴로움인지도 실감하게 됩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이 괴로움은 ‘나’라는 아상(我相)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게 됩니다.
    ‘내’가 알지 못하고, ‘내’가 실천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괴로움의 원인이고 뿌리이구나...
    그렇다면 ‘나’에 대한 집착이 없는 무아(無我)는 어떻게 체득할 수 있을까?
    체득하려는 그 마음조차도 내려놓고, 내려놓고 ‘다만 모를 뿐’의 마음으로 정진하는 것이 아닐까?
    그 과정자체가 무아의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마지막 말씀인 ‘방일하지 말고 정진하라’도 머무르지 말고,
    계속 무아를 통찰해 나가라는 의미로 들립니다.

    강의를 만들어 주시고, 해주시고,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꾸벅

  • 2023-04-29 10:58

    나이 든 부처님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강의로 접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덥석 신청했었는데, 부처님의 설법이 주가 되는 강의에 살짝 당황했었더랬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들을 수록 나이 들고 병 들고 죽음을 앞두고 있다고 해서 어떤 특별한 서사를 기대한 저의 기대가 오히려 잘못된 방향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열반에 든 이후, 인간의 육체 안에서 인간사와 함께 생을 살아가신 모든 순간이 그 분의 서사일 텐데 말입니다.
    재작년에 귀동냥으로 어설프게 들었던 부처님의 말씀이 이번 4주 동안 [대반열반경] 안에서 흐름을 가지고 접할 수 있어서 더 또렷이 남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들었던 말씀들을 기회로 삼아 부처님의 말씀에 연결되는 인연을 가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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