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연구소] 시니어공동주택 세미나(1월2일) 첫 시간 안내

문탁
2022-12-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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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하세요? 문탁입니다. 다음주 1월2일부터 3회에 걸쳐 <시니어 공동체 주거 상상하기> 세미나가 시작됩니다. 첫 세미나의 텍스트는 <가족을 구성한 권리>이고 요요샘의 명을 받잡아 제가 첫 세미나 발제를 맡게 되었습니다. ㅠㅠ..ㅋㅋ..

 

저는 제가 ‘가족’을 쫌 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전공도 20년대 젠더이고, 한때 여성부에도 잠시 몸담고 있었고, 2010년 문탁네트워크 첫 인문학축제 때의 주제인 ‘가족을 넘어 마을로’의 발제문을 쓴 바도 있고, 2020년에 청년들 대상의 가족강의를 정리한 <루쉰과 가족, 가족을 둘러싼 분투>를 출간(북튜브)한 바도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저는 ‘가족구성권연구소’도 ‘가족구성권’이라는 용어도 ‘퀴어가족정치’라는 용어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가족’에 대해 쫌 아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 뭘 모르는, 어떤 점에서는 낙후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왼쪽, 2010년 인문학축제 공식포스터 (1960년대 산아제한포스터를 패러디함), 오른쪽은 <루쉰과 가족>(2020)

 

찾아보니  ‘가족구성권연구소’는 처음에는 ‘가족구성권 연구모임’이라는 이름으로 2006년 8월에 민주노동당의 제안으로 단체 활동가, 정당 활동가, 연구자들이 모여서 만든 게 시작이었더군요. 책에서도 나와 있듯이 이분들은 호주제 폐지(2005년 3월) 이후의 새로운 가족제도나 논의들이 여전히 정상가족규범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 ‘가족구성권’이라는 용어를 전면에 내걸면서 활발하게 담론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야! 이 단어가 우리에게도 도달했습니다. 하하

 

 

2.

저는 이 책을 통해 새삼 확인한 게 지금의 가족정책이 거의 1960년대, 70년대 인구정책의 재판이라는 것입니다. 국가가 나서서 루프 끼는 법을 알려주고, 둘만 낳으라고 닦달을 해대던, 푸코도 울고 갈만한 노골적인 생명정치, 즉 국가동원 인구정책이 1998년 “내 아랫도리를 왜 국가가 관리해?”라는 고(故) 강수연의 대사(<처녀들의 저녁식사>, 임상수감독)로 이미 설 자리를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2006년부터 시작된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이라는 차원에서 역사가 희극적으로^^ 반복되고 있네요. 지금 우리나라는 인구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국가가 나서서 남녀 짝짓기, 난임부부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네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따르면 저출산 정책에서 가장 많은 예산과 사업수를 보인 게 바로 난임부부 지원사업이랍니다. 이건 전국 17개 시도에서 전부 시행하고 있으며 2021년 예산은 5억300만원이랍니다. 경상남도는 미혼남녀짝짓기 사업을 주력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하구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왼쪽은 1970년대 산아제한 포스터, 가운데는 1998 영화 포스터, 오른쪽은 2022년 경상남도 '미혼남녀인연만들기' 사업

 

 

3.

여러분은 이 책을 어떻게 읽으셨습니까? 어떤 분에게는 익숙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또 다른 어떤 분에게는 매우 낯선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인 주거에 관심 있는데 웬 가족 이야기야? 라고 당황하는 분도 계시겠구요.

 

 

 

뿐만 아니라 서른 명이나 되는 사람이 모여서 하는 세미나다보니 세미나 진행과정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습니다.

일단 저는 첫 세미나 하루 전까지 미리 읽어오실 수 있게 발제문을 만들어보겠습니다. (될란가? ㅋㅋ) 그리고 여러분도 미리 질문이나 토론하고 싶은 내용을 댓글로 올려주시면 어떨까요? 그럼 제가 발제문에 적절히 녹이거나 아니면 사회자(요요님)가 질문/토론을 수합하여 세미나를 진행해볼게요.  

 

그럼 담주 월욜 저녁때 봬요. 연말연시 잘 보내세요.

댓글 13
  • 2022-12-27 11:25

    2010년 문탁인문학공동체 <가족을 넘어 마을로>의 발제문입니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 아주 올드, 하군요...ㅋㅋ...그래도 기록차원에서^^

    그리고 예전에 쓴 글 하나 더^^

  • 2022-12-29 08:01

    네 안녕하세요. 일번으로 신청 댓글은 단 김윤경(단순삶)입니다.
    일번으로 신청을 했으니 여기서도 일번으로 댓글을 달아볼께요.
    저는 이책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어요. 올 한해 '나이듦과 자기서사'세미나에서 다양한 텍스트를 읽었고,
    '시민적 돌봄'이란 주제로 마지막 글도 썼고요.
    또 '가족대신 장례'란 발표회도 다녀와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가족 구성권'이 어떤 의미 인지 잘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왜, 어떻게 '가족'이 저항의 언어인지도 알겠구요.
    우리가 해체해야 할 것은 '이성애 규범적인 가족 중심'이고 그런 '가족 이데올로기'라는 것을요.
    그래서 1~4장까지의 내용은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문탁네트워크를 '연결의 의지'로 뭉쳐 상호의존하는 생태계를 만들어나가는 네트워크 지향 사회적 가족이라 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저는 후반부를 읽으면서 내내 마음에서 올라오는 의문이 그 생태계에서 어떻게 '불편한 존재'들과 곁을 내주며 '잘' 지낼 수 있을까? 였어요.
    사실 고백하자면 부끄럽지만 올해 감이당 일성(일요대중지성)을 하면서 우리조에 저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같이 일성을 한 최수미샘이 있어 더욱 더 창피하지만서도) 글로는 차이를 인정하고, '난잡한 친밀성'을 받아들이지만
    막상 현실, 일상에선 부딪히는 불편함에 미세하지만 출렁거립니다.
    주거공동체지향 사회적 가족은 공간을 공유하니 아마도 이런 불편함들이 더욱 많을 것 같아요.
    어제 본 백미토크 중 문탁샘이 출현한 회차를 모두 보았는뎅 결국 사회적 가족 안에서도 들끊는 욕망과 감정들이 있잖아요.
    동영상에서 '공동체 윤리, 강령'을 폭탄처럼 터뜨리셨다고 하셨는뎅....
    저는 사실 일년동안 나를 불편하게 했던 그 분 덕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타인이 스승이라고 하는 것인가 생각도 했지만,
    아직은 풀지 못한 숙제입니다.
    저는 운동차원이 아닌 저 개인적 차원으로다 다양한 차이를 가진 존재들과 '어떻게 잘 살고, 함께 잘 죽을 수 있을까'가
    제 의문이면서 숙제입니다.

    • 2022-12-30 10:21

      윤경샘, 창피하다뇨 별말씀을요~ 저도 샘과 같은 의문과 숙제를 안고 있기에 세미나 신청을 했는걸요^^ 혼자서 막연해하던 것을 샘이 끌어내주어서 감사하답니다ㅎㅎ

    • 2022-12-30 15:47

      실제로 그 '불편한 존재'(임수?ㅎㅎ)와 곁을 내주며 3년째 좌충우돌 하고 있는 저로서는 진심 공감가는 댓글이었습니다ㅎㅎ

  • 2022-12-30 15:01

    <가족을 구성할 권리>에서 낯선 개념을 많이 만났습니다. 일단 ‘퀴어 가족 정치’라는 개념이 있군요. 혼인과 혈연에 기반한 가족 개념을 해체하면서, 소수성에 기반하여 가족을 저항의 언어로 만드는 실천이라고 합니다. 가족주의라는 말이 있듯이 가족은 보수주의의 단골 메뉴이기도 합니다. 삼성이 광고에서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말을 카피로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가족이 어떤 것을 표상하는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가족은 운명공동체라는 것이지요. 얼마 전에 영화 아바타2를 보았는데, ‘설리 가족은 하나다’라는 말이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 저는 그 말이 나올 때마다 지겨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퀴어 가족 정치는 그런 가족이라는 말을 재전유함으로써 가족을 저항의 언어로 만들 수 있다고 하니 그 발상이 아주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퀴어 가족 정치와 함께 ‘난잡한 친밀성의 정치’와 ‘오염된 공동체’라는 개념도 등장합니다. 이 또한 기존의 가족의 표상이었던 친밀성과 혈연 가족을 뒤집는 반어적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현실은 이미 우리의 생각을 앞질러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1인 가구가 30%를 넘은 지 오래고, 돌봄영역에서도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이미 돌봄의 관계망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런데 난잡한 친밀성의 정치는 기존의 가족 개념 하에서의 가족 돌봄도, 또 화폐 교환관계로 구성되는 시장에서의 돌봄 서비스도 아닌, 다른 형태의 돌봄과 친밀성을 구성해 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시니어 공동체 주거에 대한 상상이 우리 세미나의 화두인 만큼 저는 ‘난잡한 친밀성’이라는 개념이 우리의 문제의식에 새로운 상상을 더하게 해주는 개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난잡한 친밀성은 이른바 가족의 사적 친밀성을 훌쩍 뛰어넘는 잡종적이고 혼종적인 연결망을 통해 실현되는 것이면서, 다른 한편 실제 이러한 친밀성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장치도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 질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문제제기 하고 싶은 것은 저자가 계속해서 이성애 가족규범과 시민모델을 넘어서려면 ‘나’로서 살고, ‘나’로서 연결되는 것(136쪽)이 중요하고 개인을 생존단위로 상상해야 한다(154쪽)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는 점입니다. 들어가는 말에서도 “가족을 정치화하는 것은 이성애 규범적인 가족중심 모델을 넘어 나로서 살고, 나로서 연대하고, 나로서 함께 할 수 있는 존재로 출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11쪽)”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때의 나는 자기결정권을 가진 나이지, 신자유주의적인 능력주의를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고, 또 우리는 상호의존할 수밖에 없는 취약한 존재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기존의 가족을 해체하는 것이 마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개인을 전제하는 것 같아서 다소 불편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대체 나로서 살고, 나로서 연결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제가 좀 과하게 해석하는 것인지, 다른 선생님들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2022-12-31 22:31

    가족을 구성할 권리 넘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돌봄선언>과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는 전에 읽었던 책이라 더 반가웠어요. 얼마전 읽은 우에노 치즈코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에 밑줄 그은 부분이 있었는데요. 대충 '가족이나 긴급콜이 아닌 친구, 지인 등 선택연이라 부르는 인간관계를 왜 만들어 두지 않았을까?'(259쪽)라는 내용이었어요. 혼자 살다가 혼자 '집에서' 죽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혼자는 외로우니까 뜻이 맞는 이들끼리 가까운 거리에 살면서 재미난 삶을 꾸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삶에 대한 상상을 죽음까지 이어서 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 144쪽에 주거공동체 내 1인가구 J가 쓰신 부분이 이런 제 생각과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너무 가까이 살면 싫고 산책하고 공부할 때 만나 때때로 포트럭 파티도 하고.. 궁금한 것은 이러한 공동체를 위하여 어떠한 마음가짐? 중심철학? 약속? 이 필요할까요? 아무리 공동체를 이루고픈 생각이 비슷해도 서로의 가치관이 맞지 않으면 힘들 것 같거든요. 이성이든 동성이든 애愛 보다는 가치관과 약속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른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23-01-01 12:20

    금방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책 무게가 가벼워서였을까...), 그렇지 않아 당황하면서... 겨우 일독을 끝내서 생각이 깔끔하게 정리되지는 않지만 간단히 몇 줄 남깁니다.
    1. 저 스스로 '다양성'의 인정이라는 범주에 넣어 둔 주제를 책에서는 '다양성'개념을 뛰어넘어 '가족구성권'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나의 생각이 낡았구나, 혹은 새로운 논의를 따라가고 있지 못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2. 지난해(아니 벌써!)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를 읽으며 시민적 돌봄, 후견인제도 등에 관심을 갖게 된 저는 이 책에서도 그러한 내용을 발견해 반가웠습니다. 더욱 강하게 우리사회에 그러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건 꼭 이뤄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하게..
    3. 누군가를 배제하는 방식의 제도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지금은 아니지만, 이전에 몸 담았던 곳에서부터 계속 가져온) 해묵은 고민이 다시 올라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난잡한' 등의 단어를 제도를 바꾸기 위한 용어로 채택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문제제기가 제 마음속에서 자꾸 올라왔습니다. 개떡같은 제도 속에서도 우리는 이렇게 유쾌하게 살고 있다는 통쾌함의 표현으로는 어울리지만(저자는 일며 이러한 측면도 있음을 서술), 기존의 사회제도를 바꾸기 위해 설득해간다는 차원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 앞서 요요샘이 달아주신 의견에서 '나로서 살고, 나로서 연대하고, 나로서 함께 할 수 있는 존재로 출현할 수 있는 사회'를 저는 제도의 변화 방향, (이성애중심적인)가족 중심이 아닌 '개인' 중심의 설계로 가야한다는 점으로 이해했습니다(이런 측면이 아니면, 선언적 의미 외에 무슨 뜻인지 잘 해석이 안 돼서). 그런 점에서 저도 '이렇게'하면서 '저걸' 얻고자 하는 전략이 적절한가? 하는 의문(불편함)이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 2023-01-01 17:57

    1. 3년째 '2인 동거 사회적 가족'(88쪽) 실험 중입니다. 책에 언급된 것처럼 거창한 '가족구성권 운동'의 일환도 아니고 변수도 제법 많아서 실패할 가능성도 적지 않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괜찮은 가족이 되어 보려는 이 '가족실천'(55쪽)은 공부하는 삶과 맞닿아 있어 저희로서는 그냥 단지 '생활'이기도 합니다.
    2. '이성애규범적인 가족중심 시민모델을 넘어 나로서 살고, 나로서 연대하고, 나로서 함께할 수 있는 존재로 출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일’(11쪽)과 관련한 요요샘의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요. 저는 이성애중심 가족의 구성원으로 일반 범주화되는 것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나’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동질성의 회로에 갇히지 않으려는 개인-되기의 실천’(17쪽)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고유성 또는 특개성을 가진, 그래서 ‘다른’ 가족을 구성하는 권리를 가진 ‘나’ 정도로요.
    3. 상법상 생명보험 보험수익자 지정권(변경권) 제도에서도 저자가 말한 ‘한국 현행법에 존재하는 다양한 상호의존 관계의 공적 자격의 가능성(87쪽, 검역법, 공직선거법, 출입국관리법)’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요? 보험계약자는 자유롭게 특정 또는 불특정 타인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할 수 있거든요.(상법 제733조)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지정한 1인’ 제도는 이미 쓰이고 있었습니다. 생명보험의 사망보험금(목숨값) 수익자로 혈연(!) 가족이나 친족도 아닌 특정 또는 불특정 타인, 즉 ‘아무나’를 적법하게 지정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호돌보는 신뢰관계에 있는 자들을 보호하는 법은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사회가 보호하고자 하는 '그 가족' 중심주의의 공고함에 재차 놀랐습니다.

  • 2023-01-01 19:16

    저도 새로운 개념들에 신선해하기도 하고 내가 너무 모르는 게 많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습니다.
    가족구성권 부터 '다양한 가족' 정도만 생각해왔던 내게 신선한 개념이었고, 애도권리, 돌봄권리, 출현할 권리 등등 권리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보스턴 결혼, 치유폭력, 잔여적 지원, 난잡한/문란한 돌봄, 혼인평등, 공영장례 등이 기억에 남아 있네요.
    지난번 기후위기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이야기에서 기후위기가 아니라 기후정의라고 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공감했는데
    재생산 정의, 돌봄 정의도 같은 맥락에서 다르게 사용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읽는 내내 왜 '가족'이라는 단어를 계속 쓰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가족'이라고 까지 하면서 '가족'이라는 단어를 계속 써야할까?
    명명하고 사용하는 것, 다른 언어화가 중요한 운동인데 왜 그럴까?
    그런데 마지막에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더군요.
    '가족제도로부터 배제된 이들이 기존의 가족제도와 어떻게 불화하는지를 가시화하고, 또한 기존의 가족규범을 벗어나서 생성되는 새로운 관계들이
    기존의 '그 가족'과 어떤 지점에서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지, 그것이 가족과 관련된 어떤 질문들을 사회에 던지는지를 보기위해서'(175)라고.
    그런 의미로 재전유하고 전복하려는 개념 사용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냥 이 존재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그냥 운동이잖아요. 상상력을 더해준다는 면에서.'(137)
    이 말이 너무나 절절해서 급진적인 운동이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한 제 회의적인 태도에 일침을 가해주었고요
    '자기결정권은 여러 주체들이 상호의존적 관계 속에서 서로의 의견과 판단을 소통하고 조율해가며 실현할 수 밖에 없는 권리'라는
    자기결정권에 대한 정의,
    '타자를 내가 이해 가능한 범주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 '다르게 살아도 괜찮은, 그것 자체로 존중받을 권리'도 마음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요요샘의 질문은
    '그 가족' 안의 구성원이 아닌 '고유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나'라고 지칭한게 아닐까 싶네요
    사회의 기본 단위를 시민 개개인으로 상정하는 의미로요.

    독박육아를 하느라 책을 집중해서 읽지 못하고 띄엄띄엄 읽다보니 생각도 조각조각이지만
    생각거리가 많은 책이었음에는 틀림없는 것 같아요.
    세미나 시간에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지기를 기대하며......

  • 2023-01-02 09:24

    위에 정임합목 대표 무사와 함께 다른 가족을 구성한 또다른 대표 루틴입니다.
    부모님의 이혼, 엄마의 간병등을 겪으면서 기존 가족제도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은 진즉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을 딱히 정의할 말을 못찾았고 상상력이 부족했고 제일 중요한 함께할 사람들을 못찾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결혼제도로 해결을 보려던차에 무사샘과 새로운 가족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책에서처럼 말하는 저항적 언어의 '가족'과 같은 포부 이런거 사실 전혀 몰랐습니다. 그져 좋을꺼 같아서 시작했거든요. 오히려 살아가면서 겪게될 제도적 문제나 애도권리, 돌봄권리 이런걸 새삼 생각해보게된듯합니다.
    그리고 제가 새로운 가족을 구성한다 했을때 한 친구가 했던 말이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저에게 왜 어려운 길을 가려하냐고. 엄마가 떠난 이후 힘들어하던 제가 안타까워하는 말이였겠지만, 제도권밖의 가족은 새롭고 흥미로운 가족이 아니고 사회적으로 힘든길을 가는 가족이라는 인식속에서 하는 말이구나. 참고로 그친구는 제 친구들중에 가장 이성애 규범적인 가족에서 잘 자란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빼고는 다들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아직 겪어보지 못한 제도적 문제가 있겠구나 싶었지만 전 여전히 이러한 새로운 가족이 즐겁고 흥이납니다. 청개구리 기질일까요? 정해져 있는 길을 가지않고 다른 길로 가서 재미나게 산다는걸 보여주고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제도를 역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좀 재미나기도합니다.

    여튼 이 책을 읽으며 '힙'한 가족을 이루고있구나...다시금 알게되어 기쁘고 이러한 가족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다같이 아이디어를 모으면 좋겠다싶었습니다.

  • 2023-01-02 15:19

    '우리 부서원들을 내 가족같이'는 회사생활하면서 아주 많이 듣던 구호이었습니다. 이 구호가 '가 좆가치'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사가 지랄같거나 자기가 자라온 혹은 현재의 가족환경이 지옥같거나 하는 경우이지요......ㅎㅎㅎ.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정상가족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유효한 구호이었습니다. 해서, 문탁샘이 올린 것처럼 문탁에서 '가족해체'라는 단어로 여러 활동(영화, 세미나 등)들이 있었던 시기에, 문탁 마당 쓸면서 보이는 그 단어는 '어째 쫌......'이었지요. 아 ! 물론, 복지정책 특히 육아와 관련된 정책에서는 이것이 가족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 즉 국가가 책임을 져야하는 당연한 의무이어야지, '복지'로 넣어서 무상이네 선별이네 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주장은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사회의 기본단위를 가족이 아니라 시민 개개인으로 상정하는 것'(p.89)은 매우 근본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것같아서 좋았습니다.

    질문) 새로운 가족형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출발점을 소수자의 권리에서 시작하는 점이 한편으로 이해되면서도 아쉽기도 합니다. 경제성장만큼이나 핵가족 이후 급격히 변화되고 있는 삶의 방식, 환경 등으로 기존의 '그 가족' 개념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밝히면서 '관계의 가족'으로, 관계의 제도적 뒷받침을 통한 문제 해결(저출산, 고령화 등)을 제시한다면.... 사회적 담론으로 확장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는 젠더, 비정상 가족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을 출발점으로 삼았으면 어떨까? 해서요.

  • 2023-01-02 18:35

    책 제목만 봤을 때, <들어가며>에서 -가족은 어떻게 저항의 언어가 될 수 있을까- 정도에서도 긴가민가 했는데, 점점 읽으면서 그 의미들에 대해 다른 관점들을 계속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 주장하는 가족구성권에서 '상호의존의 생태계'를 필수적인 요소로 다루고 있는데, 이 지점에서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인간은 사회를 이루고 살아간다는 측면에서 존재 자체가 사회를 구성하는 관계적 산물이라고 본다면, 상호의존의 생태계는 이미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생태계에서 현재 4인으로 구성된 혈연을 바탕으로 연애-결혼-출산-직장이라는'정상성'만이 살아남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이 논의가 출발하고 있다는 것도 알겠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관계가 가족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상호의존의 생태계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89쪽)에 집중하는 사회를 제안하는 것이겠습니다.
    그래서 "상호의존과 책임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이 사회에서 상호의존의 대상으로 출현할 수 없는 존재와 관계들이 누구인지 질문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156)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 질문에 이르기까지는 수없는 모순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질문보다는 좀 더 작은 질문, 혹은 관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책에서도 예를 들자면, "권리가 부재했음에도 삶의 지향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낸 존재들을 존중하는 사회"(134) 같은 문장이 더 울림이 있었다고 할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 2023-01-02 18:45

    어쩌다 비혼인 저는 주변의 정상가족들을 보며 겉으로는 괜찮은척 했지만, 속으로는 그들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비정상으로 규정하며 위축된 마음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돈, 시간, 재능과 같은 조건들에서 우위를 선점하면 위축된 마음이 회복될 것처럼 여기기도 했습니다. 그런 생각에 빠져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어느새 자의식 과잉으로 자유롭지 못한 인간이 돼버렸네요. 이문제의 원인을 생각해보게 되는 책 속의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p155) 다양한 관계속에서 삶을 만들어내는 실천을 유보하고 경제적 능력을 확보 하는데만 몰두할 때 또다른 고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한계 또한 언급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저항이나 운동을 통해서 탄생하고자하는 개인이 어떤 개인이고자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는 존엄한 권리로서의 자기결정권의 추구와 신자유적이고 경쟁주의적인 자기결정능력의 추구라는 두 가지 상반된 지향의 근본적인 차이를 환기하는 것이다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차별이 벌어지는 상황’은 위의 문장처럼 마땅한 권리인 자기결정권의 추구와 경쟁적인 자기결정능력의 추구의 근본적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수많은 개인들이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질문을 해야하는데 아직은 정리가 잘 안되서… 가장 와닿았던 문장과 소감으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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