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공11회차 후기 - 정나라 태자 홀의 선택

진달래
2022-10-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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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수레를 함께 타니 

얼굴이 무궁화꽃 같도다

장차 날아오르니

패옥이 붉도다

저 아름다운 맹강이여 

진실로 아름답고 또 얌전하도다

 

여자가 함께 길을 걸어가니

얼굴이 무궁화꽃 같도다

장차 날아오르니 

패옥 소리가 쟁쟁히 울리도다

저 아름다운 맹강이여 

그 어짊을 잊지 못하리로다.

 

『시경』 「정풍, 유녀동거(有女同車)」이다.

 

정(鄭)나라 장공(莊公)의 아들은 태자 홀(忽)은 제(齊)나라가 북융과의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구원병으로 나가 큰 공을 세운다. 제나라 사람들은 그가 마음에 들어, 사위를 삼고자 했다. 그러나 홀은 작은 정나라에서 대국인 제나라 여자를 맞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거절한다.(노 환공 6년) 이 때 태자 홀이 거절한 제나라 여자가 문강(文姜)인데 후에 노나라로 시집을 갔다.

여하튼 태자 홀이 제나라와의 혼사를 거절할 때 정나라 대부인 채중족(蔡仲足)이 태자 홀에게 간언한다. “아버지 장공에게는 총애하는 부인이 많고, 그대에게는 도와줄 큰 나라가 없으니 장차 군주의 자리에 못 오를 수도 있습니다. 동생인 세 공자들이 모두 군주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채중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곧 장공이 죽고, 태자 홀은 소공(昭公)이 되지만 그의 세 동생 중 돌(突)이 송나라의 도움으로 즉위하여 여공(厲公)이 되고 소공은 위(衛)나라 도망을 가게 된다. 4년 뒤 채중의 세력을 없애려고 했던 여공이 축출되고 소공이 다시 즉위하였다. 그리고 2년 뒤, 소공의 미움을 받던 신하가 사냥 나간 소공을 죽이고 그 동생인 미(亹)를 즉위시켰다. 그 해 제나라에 간 미를 제나라 양공(襄公)이 죽이자 채중이 동생인 의(儀)로 자리를 이었다. 의는 정자(鄭子)라고 불렸다. 14년 뒤 정자가 부하들에 의해서 살해당하자 여공이 다시 돌아와 즉위했다. 여공은 7년 뒤에 죽었다. 

형의 자리를 빼앗아 즉위한 여공은 4년 만에 쫓겨나 17년 간 역(櫟) 땅에서 지내다 다시 복위되어 7년을 군주의 자리에 있었다. 실제로는 11년 동안 군주의 자리에 이었지만 쫓겨났던 기간을 합하면 총 28년 간 재위했다. 시호를 받은 소공, 여공과 달리 자미(子亹)와 자의(子儀/사기에선 영嬰으로 되어 있다) 시호를 받지 못했다. 자의가 14년간이나 군주의 자리에 있었는데 시호가 없는 것은 왜 일까?

태자 홀의 면모를 보면 훌륭한 인물이었던 같은데 군주의 자리란 노 은공 때처럼 개인의 인품만으로 채울 수 있는 자리가 아닌 듯하다. 『시경』의 「유녀동거」 시는 이런 태자 홀을 풍자한 시라고 한다. 아마도 홀이 제나라의 혼담을 받아들였다면 정나라가 이런 혼란기를 겪지 않았을까? 그런데 노 환공이 문강과 제 양공의 스캔들로 인해 결국 제 양공에게 피살되는 것을 보면 정 소공이 문강과 결혼했다면 … …. 무사히 군주가 되었다고 하더라고 결국 누군가의 손에 죽임을 당하지 않았을까?

유독 귀족 세력 안에서 다툼이 심했던 정나라, 아마도 나라 크기가 작다보니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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