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환공의 즉위와 땅의 교환

토용
2022-08-1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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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땅과 허땅의 교환>

 

노나라 은공이 우보에게 시해되고 BC711년 환공이 즉위했다.

환공 원년에 있었던 중요한 일은 정나라 붕땅과 노나라 허땅의 교환 마무리였다.

허땅은 주 천자가 노나라에게 하사한 땅으로 노나라 군주가 주왕실에 조회를 올 때 묵었던 땅이었다. 붕땅은 천자가 태산에 제사를 지낼 때 그 제사를 돕는 탕목읍이었다. 그러니까 노나라 땅이었던 허땅은 정나라 가까운 곳에, 정나라 땅이었던 붕땅은 노나라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래서 이미 은공 8년에 정나라가 노나라에 땅을 서로 바꾸자고 했었다. 환공이 즉위한 후 정나라는 땅의 교환을 확실하게 매듭짓고 싶어 했고 일을 성사시켰다.

 

그런데 경에는 ‘정나라가 옥벽을 노나라에 주고 허땅을 빌렸다’고 되어 있다. 노나라가 붕땅은 작고 허땅은 커서 선뜻 바꿔주려고 하지 않자 옥벽을 더 얹어준 것이다. 또 교환이 아니라 빌렸다고 쓴 이유는 주공과 붕땅 때문이었다. 주공은 노나라의 시조인데 정나라에서 제사를 지내겠다는 핑계를 대었고, 천자가 하사한 땅을 맘대로 바꾸었기 때문에 ‘빌렸다’라는 표현을 한 것이다.

3월에 옥벽을 주어 교환하고, 4월에 환공과 정나라 장공이 만나 맹약하고 교환을 종결지었다.

 

노나라는 땅을 왜 바꾸었을까? 옥벽이 탐나서? 아니면 정나라의 힘이 강해서?

정나라 입장에서는 춘추시대에 이미 천자가 태산에서 제사를 지내지 않게 되어 탕목읍의 의미가 없어졌고, 또 붕땅이 정나라와 거리가 멀어서 자신들과 가까운 허땅을 차지하고 싶었을 것이다.

 

<송독의 송상공 시해>

 

환공 2년에 있었던 주요한 일은 송나라에서 일어난 변고였다.

이전 은공 3년에 송나라에서는 선공이 죽으면서 태자가 아닌 동생(목공)에게 왕위를 물려준 일이 있었다. 그 목공이 죽으면서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 조카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는데 그가 바로 상공이다. 그리고 목공의 아들은 정나라로 보내졌다.

 

이후 송나라의 태재였던 송독이 상공이 즉위한 후 10년 동안 11번이나 전쟁을 벌여 민심을 잃게 되자 그 이유를 사마인 공보에게 전가시켜 공보와 상공을 죽였다.

이후 정나라에 있던 목공의 아들 풍(장공)을 불러들여 군주로 세우고, 자신은 재상이 된다.

그래서 제환공이 임금을 시해한 역적을 제거하여 송나라의 난리를 평정시키고자 제후들과 회합하였으나 송독의 뇌물공세로 도리어 이후 200여 년간 송독의 가문이 정권을 잡게 된다.(화씨정권)

군주를 시해한 자를 벌하기는커녕 뇌물을 받고 지위를 보장해주었으니 주 왕실의 질서를 지키겠다는 명분은 이제 찾아볼 수가 없다. 노나라가 이 때 받은 뇌물은 고대정(郜大鼎)이었는데, 이것을 태묘에 들였다가 장애백으로부터 긴긴 간언을 듣게 된다.

이 스토리는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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