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11회 장희백의 간언 - 군주는 군주가 해야 할 일이 있고...

진달래
2022-05-1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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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인원이 적으니까 후기 순서가 자주 자주 돌아온다.^^

오늘은 느티나무샘과 내가 맡은 부분까지 밖에 강독을 못했다. 

원문을 잘 읽을 수 있는 없느냐의 문제도 있지만, 내용이 낯설고 어려우면 강독 속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은공이 고기잡이를 구경간 부분에 대한 전(傳)의 내용이 어려웠다. 

장희백(臧憘伯)이 은공에게 고기잡이를 구경가는 것은 제후가 할 일이 아니라고 간언하는데, 은공은 당(棠)이 노나라와 송나라의 국경지역에 있는 것을 핑계로 마치 순행(巡行)을 가는 것처럼 말하고  기어이 구경을 갔다. 

희백은 병을 핑계로 따라가지 않았다. 

전의 내용은 이렇게 간단하다. 

문제는 희백이 간언하는 말이 흔히 보던 말이 아니어서 설명도 길고 이해도 쉽지 않았다. 

장희백은 노효공의 아들이다.  효공은 은공의 할아버지이니 은공의 작은 아버지쯤 된다. 

장희백이 노나라 공족이므로 희씨여야 할 것 같지만 제후의 자손이 3대쯤 되면 제후를 조상으로 둘 수 없고 할아버지의 자(子)를 씨로 삼는다고 한다. 희백의 자가 자장(子臧)이었다.

 

희백의 간언 내용 중  "君, 將納民於軌, 物者也(군, 장납민어궤, 물자야)"라는 말이 있다. 

군주는 백성에게 궤와 물로 백성을 들이는 사람이다. / 임금은 백성을 ‘’와 ‘’로 들도록 인도하는 사람입니다. 

 

궤(軌)는 사전에 수레바퀴자국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이 궤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講事以度軌量謂之軌(강사이도궤량위지궤)" - 대사를 강습하여 궤량을 헤아리는 것을 궤라 한다.(@@)

물(物)에 대한 뜻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 많이 달랐다. 

"取材以章物采謂之物(취재이장물채위지물)" - 재료를 취하여 물채를 드러내는 것을 물이라 한다.(@@)

아마도 궤는 법도를 의미하는 듯하다. 여기서 대사는 제사를 지내는 일이나 군사를 움직이는 일과 같은 것이다.

이런 큰 일을 익히는 것으로 궤량을 헤아린다고 하는 것은 법도에 맞게 하여 부질없는 일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인 듯하다. 

물에 대한 설명이 특이했는데 양백준의 주에 의하면 물의 본래 뜻에 '색이 섞인 소'라는 뜻이 있어서 이것이 확장되어 '잡색(雜色)'이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물채라고 하면 색을 칠한다의 뜻이 될 수 있다. 

궤에 맞지 않고, 물에 맞지 않으면 난정(亂政)이라고 이른다고 한다. 

무슨 말인가 고민하고 있는데 토용샘이 옛날엔 색으로 신분을 구별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여기서 물은 그런 의미인가 보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법도에 맞지 않거나, 복색 등이  맞지 않으면 정치가 어지러워진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궤라는 단어를 쓴 게 나름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바퀴자국은 이전에 누군가 지나간 자국에 맞추어 수레를 끌면 손쉽게 갈 수 있으니 이것이, 법도에 맞으면 정치가 순리대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될 것 같다.  하지만 궤와 물에 대한 이런 정의(?)가 매우 낯설어서 힘들었다. 

전의 내용에 의하면 군주는 군사에 관련된 일이나 제사에 관련된 일과 같이 대사(大事)가 아니면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사냥도 제사에 관련된 희생을 잡는 것이 아니라면 하지 않는데 은공이 멀리 물고기 잡이를 구경갔으니.... 

두 달동안 거의 상례나 이름이 어떻게 붙는다는 내용이나 옛날 나라가 현재 어디 지역쯤에 있다는 말만 보다가 새롭긴 했는데, 쉽지 않았다.  다음시간엔 좀 익숙한 전쟁이야기가 나오니까 좀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댓글 1
  • 2022-05-17 22:55

    軌와 物의 개념이 어려우면서도 새롭게 배우는 재미가 있었네요. 

    예전에 옥편을 찾을 때 보면, 예문에 좌전에서 나온 용례가 많았었는데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구나 싶네요. ㅎㅎ

    재료를 취하여 물채를 드러낸다는 말은 器用을 장식하는  것들이 색채가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 같아요. 

    뒷부분에 보면 조수를 사냥해서 피혁, 치아, 골격, 꼬리털 등으로 수레 깔개나 화살통을 만들고, 깃발에 장식한다고 했잖아요.

     조수를 사냥해서 얻은 것이 재료이고 그런 것들로 장식해서 물채를 드러낸 것을 물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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