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공 4회차 후기

봄날
2022-09-0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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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이 말했다. “내가 듣건대 나라의 존립은 뿌리가 크고 말단이 작아야 견고하다. 그러므로 천자는 제후를 세우고, 제후는 경대부를 세우며, 경은 측실을 두고, 대부는 이종(종실 자제 중 하나는 세우는 것)을 두며, 사는 자신의 자제들로 하여금 일하게 하며, 서인, 공인, 상인들은 각각 멀고 가까움을 나누어 등차를 둔다. 이렇게 하면 백성들은 윗사람을 섬기며 아랫사람은 분수에 넘치는 일을 바라지 않게 된다. 지금 진나라는 전후(왕실의 기내에 있는 제후)인데, 또 나라를 봉건하여 이미 본가가 쇠약해졌으니 오래 지속될 수 있겠는가?”

 

환공2년 좌전에 경치측실(卿置側室)이 나오는데 이 측실의 의미가 여러개로 쓰였다. 좌전의 용례에서 세 가지가 나온다. 1) 경의 아들의 이름인 동시에 관직명, 이때 꼭 친자제일 필요는 없다  2)군주의 형제항렬 (군주의 부형 항렬로 보는 사람도 있다)  3)물리적인 공간(작은 방 정도? 먼 형제의 상을 들으면 여기서 곡을 한다거나 산달이 되면 거주하는 방 등등...)의 의미가 그것이다. 이밖에도 측실은 예법질서와는 약간 비껴나가면서도 인간적인 면이 보인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대신 기른다든지, 애첩의 의미로 쓰인다든지....

 

 

혜공 30년, 반보가 소후를 시해하고 환숙을 세우려다 실패했다. 진나라는 효후를 세웠다. 혜공45년 곡옥장백이 익을 정벌하고 효후를 죽였다. 익의 사람들은 효후의 동생 악후를 옹립했다. 악후는 애후를 낳았다. 애후는 형정을 공격했다. 형정 남쪽땅의 사람들이 곡옥이 익을 공격할 수 있도록 길을 인도했다.

 

여기에 甸侯가 나온다. 전후는 천자의 영토안에 있는 제후라는 말인데, 요임금때 이미 오복제도가 있었고, 도읍을 

중심으로  사방 5백리마다 전복, 후복, 유복, 요복, 황복이라고 해서 거주하는 신분이나 세금이 달랐다.

 

 

 

환공 3년으로 넘어왔다.

경의 내용은 이러하다.

三年春正月 公會齊侯于嬴(3년봄 정월에 환공이 제후와 영땅에서 만났다)

夏에 齊侯衛侯胥命于蒲(여름에 제후와 위후가 포땅에서 胥命했다)

六月에 公會紀侯于郕(6월에 환공이 기후와 성땅에서 회합했다)

秋七月壬辰朔 日有食之 旣(가을7월 초하루 임진일에 개기일식이 있었다)

公子翬如齊逆女(공자 휘가 제나라로 가서 여자를 맞이하였다)

九月  齊侯送姜氏于讙 公會齊侯于讙 夫人姜氏 至自齊(9월에 제후가 강씨를 호송하여 환땅까지 오니 환공이 제후와 땅에서 회홥했다. 부인 강씨가 제나라에서 노나라로 왔다)

冬에 齊侯使其弟年來聘하다(겨울에 제후의 아우 年이 노나라에 방문했다)

有年(풍년이 들었다)

 

전의 앞머리에서 곡옥장백이 익을 치는 장면이 있었다. 당시 전차는 네 마리 말이 끄는 것이 일반적인데 여기에 ‘거우’라는 직책에 대한 설명이 길다. 전차에는 모두 세명이 타는데(이것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중 거우는 아마도 (마부를 제외하고는) 가운데 주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그 외에도 온갖 잡다한 역할도 챙겨야 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말을 몰려면 가운데 사람이 고삐를 잡는 것이 상식같은데, 설명이나 그림은 다양하게 나온다. 결론은...아직 잘 모른다이다. 나중에 그림이나 중드같은 것을 살펴봐도 어떤 때는 중앙에 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왼쪽에 있기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그때 그때 달라요~’ 아닌가 싶다. 좌전을 읽으며 당시 전쟁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 하나하나의 글자에 담긴 무궁무진한 의미를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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